"전직 대통령은 만나고 노조는 안만나" 28일 국정감사 철저 촉구

▲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27일 일요일 병원에 나타나 12층 두 전직 대통령 등이 입원해 있는 특실병동만 들렀다 돌아갔다. 사진=서울대병원분회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는 서울대병원이 국공립병원으로서 제자리 찾기를 요구하며 파업 6일 차 병원 로비 농성투쟁을 잇고 있다.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하며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온 장본인인 오병희 병원장에 대해 노조는 “병원장님과 교섭하고 싶다”면서 대화 채널을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현재 파업 투쟁 중인 서울대병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오늘(10월 28일) 진행된다. 오후 4시 서울대병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비상경영의 실체와 진실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는 이날 정오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국립대학병원의 돈벌이 경영은 한국 의료의 앞날을 좌우하는 문제”라면서 “국가 중앙 병원인 서울대병원 비상경영의 실체와 내용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 "병원장님 교섭하고 싶어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엿새 째 파업을 벌이며 병원에 대해 단체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서울대병원분회
노조는 이미 오병희 병원장 비상경영의 실체와 문제들을 국민에게 공개한 바 있다. 또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의사들에 대한 특진수당(의사성과급)과 선택진료비 문제, 그리고 1분진료를 중단하고 적정진료시간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현재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분회는 "국립대학교병원에 대한 관리 책임이 교육부인 이유는 국립대학교 병원은 돈벌이경영 대상이 아니라 한국 의학 발전을 위한 연구와 교육을 책임지기 위해 설립된 공공병원이기 때문"이라고 전하고 "지금 병원 간 경쟁에 내몰린 국립대학병원은 국가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은커녕 사립병원들과 다를 바 없는 극도로 상업화된 진료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의 파업은 지금 이렇게 끝없이 상업화돼 가는 국립대병원을 제대로 된 공공병원으로 되찾기 위한 싸움의 상징"이라면서 "국회는 이런 노동조합의 요구와 투쟁에 귀기울여, 이번 국감을 통해 국립대병원들이 그리고 서울대병원이 공공병원으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민의를 대변해 달라"고 주문했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서울대병원의 비상식적 호텔 매입 및 투자행위, 비윤리적 의사 차등 성과급제와 선택진료비 배분 실태, 편법적으로 비정규직을 채용하고 해고하는 행태, 비의료적으로 어린이병원 환아 급식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국회에 대해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노동조합과 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지 말고 성실히 교섭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들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가 제대로 된 조사와 질의를 해 주기를 촉구하고,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오병희 병원장이 국회에서라도 거짓이 아니라 진실을 말해야 한다면서 "응답하라 오병희"를 외쳤다.

▲ 오병희 병원장은 노조의 대화 요구를 전면 거부한 채 장기파업 사태를 만들고 있다. 사진=서울대병원분회
▲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28일 오후 국회에 출석해 파업사태와 비상경영 체제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사진=서울대분회
한편 오병희 원장이 파업 5일차인 27일 오후 1시 반 경 병원에 나타났다. 노동조합은 로비에서 병원장을 보고 대화에 나선 줄 알았지만 원장은 조합원들을 무시한 채 12층 VIP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가 병원에 온 것은 전직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12층 특실 병동을 순회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병희 병원장은 노조와의 교섭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분회 조합원들을 피해 사라졌다.

▲ 서울대병원은 선택진료비와 의사성과급제 등 진료경쟁을 통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노조는 서울대병원이 공공병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서울대병원분회
노동조합의 의료공공성 요구는 전혀 귀담아 듣지 않는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특실병동에 입원해 있는 VIP들과 두 전직 대통령에게는 얼굴인사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노동조합은 “의사로서의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은 기본권"이라고 전하고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오병희 원장은 평소 그 누구보다도 '소통'을 강조해 온 인물인데 지금 오병희 병원장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민주주의의 기본권을 인정치 않겠다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10월 28일 현재 파업 6일차를 맞아 교대근무자, 필수유지업무 대상자 등을 제외하고 약 450~500여 명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노조는 매일 공문을 보내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나, 병원 측이 단체교섭을 거부해 실무교섭은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는 오늘(28일) 오전 7시30분 원장실 앞에서 교섭을 촉구하며 피켓팅을 벌인데 이어 오전 10시 출정식을 갖고 12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오후 4시30분 마무리집회를 열어 하루 일정을 마무리한 뒤 오후 6시 이후 철야농성에 돌입한다.

▲ 사진=서울대병원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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