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적인 통합진보당 해산 의결 전면무효 시민사회 긴급기자회견

▲ 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위헌적인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의결 전면무효 시민사회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양성윤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국민주권 무시하는 위헌적인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즉각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근혜정부가 통합진보당 해산의결을 겁박하고 나서자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가 위헌적 조치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위헌적인 통합진보당 해산 의결 전면무효 시민사회 긴급기자회견’이 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민주파괴 박근혜규탄!”, “민주파괴 박근혜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통합진보당 해산청구를 즉각 중단하라며 박근혜정부 심판을 외쳤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박정희 대통령 긴급조치 1호로 잡혀간 내게 ‘종이 한 장 갖고 유신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했을 때 나는 ‘종이 한 장 불태워서 유신반대 민주주의 요구가 없어지느냐? 종이 한 장으로 역사의 진보를 거꾸로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의 자유 가운데 가장 기초적인 것이 정치적 자유인데 일개 선거를 통해 만들어진 권력이 정당 해체 운운하며 사람의 자유를 말살하는 만행을 일삼는다”고 말하고 “나는 보통선거를 절대 진리로 보지도 않지만 이 제도를 쟁취하기 위해 우리 민중은 피눈물을 흘렸으며, 역사가 모든 것을 증언한다”면서 “정치적 자유를 죽이려면 이 백기완부터 죽이라”고 일갈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박근혜정권이 통합진보당 강령이 민주 기본질서를 위반한다고 몰아붙이며 위헌적 폭거를 저질렀다”고 말하고 “이는 헌법정신을 기본적으로 부인해 정치적 다원주의이자 민주주의를 파괴한 위헌적 작태이고, 민중이란 말을 문제삼는다면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은 다 용공이냐?”고 규탄했다.

박 대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총체적 대선개입에는 적용하지 않고 아직 재판 중인 이석기의원 사건에만 적용하는 이중잣대도 문제”라면서 “헌법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정당해산을 청구하는 것은 천둥벌거숭이의 위헌적 망동임을 다 알 것”이라고 비난했다.

백도명 민교협 상임의장은 “정정당당하게 모든 문제를 다 드러내놓고 논의하지 않고 일부를 체제 외 세력으로 몰아 다루는 것은 닥친 문제를 덮고 자기들 주장을 합리하려는 왕따놀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잘목된 다른 문제들을 포함해 전체를 놓고 이 사회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주권 무시하는 위헌적인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즉각 중단하라!”
“국민주권 무시하는 해산청구 즉각 철회하라!”
“민주파괴 헌법유린 박근혜정부 심판하자!”
“헌법무시 유신부활 박근혜정권 심판하자!”

▲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위헌적인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의결 전면무효 시민사회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다음은 어디냐?”고 묻고 “이 사회 어느 작은 곳에서 사회 정의가 침해당하고 유린당하면 곧바로 전 사회 정의가 그렇게 침해 당하고 유린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쌍용차의 눈물, 강정의 눈물, 밀양의 눈물,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통합진보당, 그 다음은 어디이며, 유신회귀정권 박근혜정부의 칼날은 어디를 향하느냐?”고 다시 반문했다.

이어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인 저는 (그 칼날이) 민주노총에게, 나아가 현 박근혜정권에 이견이 있는 진보민주시민단체, 더 나아가 스스로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한 박근혜권력에게 이견이 있는 모든 시민에게 그 칼날이 겨눠져 있음을 안다”고 밝혔다.

양 수석부위원장은 “국내정치, 민심이반, 국민혼란 등 모든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가 아니”라면서 “이 사태는 통합진보당만의 문제가 아님을 확신한다”고 말하고 “박정희 독재에 희생되고 타살된 장준하 선생의 말을 기억한다”고 전했다.

“여기 온 기자들은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로 남기 위해서도 이 엄중한 시국을 편향되게 보도해선 안 된다”고 말한 양성윤 수석은 “민주노총은 오는 11월 9~10일 전국노동자대회를 통해 박근혜정권의 민주파괴 노동탄압에 맞서 반박근혜투쟁을 전면화하는 노동자의 힘을 보여주고 이 정국을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어떤 정당의 내란과 외환음모가 사법적으로 입증되면 해산을 청구하는 것이 옳겠지만, 이 사건은 다 알다시피 많은 이들이 보기에 치기어린 한 국회의원이 자신의 추종자들을 불러 이야기한 것이고 아직 1심 재판도 안 끝난 사건”이라고 전했다.

이 처장은 또 “헌법기관인 대통령과 국무회의가 매우 비합리적인 행위, 위헌적 처사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뭔가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동기가 있는 듯 하다”면서 “초선의원의 실수와는 다른 차원의 실수를 행정부가 같은 헌법기관을 상대로 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급하지도 않은 문제를 갖고 계엄령과도 같은 조치를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해 언론은 강력히 비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1972년 중앙정보부가 풍년사업이라고 해서 젊은 검사였던 김기춘이란 자가 유신헌법 초안을 작성하고 통과시켰다”고 전하고 “그 자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간 8월 5일 이후 박근혜는 정치를 포기하고 박정희의 나라로 만들려는 구상으로 김기춘의 기획대로 움직인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와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50년대식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운동을 통해 이끌어온 것을 무로 돌리려는 것”이라면서 “아직 1심 재판 중인 사건을 갖고 내란이 사실인양 획책하며 정당 해산을 요구하는 것은 용납 못할 폭거이며 이는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 민주노총 양성윤 수석부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위헌적인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의결 전면무효 시민사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이 어려운 때 함께 나서주신 시민사회 대표자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하고 “진보당이 독재회귀를 막는 우리 몫을 충실히 해서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과거로 돌아가지 않게 자주평등 평화통일의 역사를 만드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꿈을 이루는데 애쓰겠다”고 밝혔다.

기독교계 원로인 문대궐 목사는 “기독교 윤리학에 하나님이 누군가를 죽일 때 끊임없이 달리는 말에 태워 되돌아올 수 없는 벼랑까지 달리게 하는 ‘불회귀의 법’이란게 있는데 요즘 박근혜 정권을 보면서 그 불회귀의 법 선상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하고 “국정원장을 정리하고 박 대통령이 진지하게 사과하면 간단히 끝날 일이었는데 정말 아픈 현재”라고 토로했다.

문 목사는 “1972년 유신이 시작되고 몇 년이 지난 후 함석헌 선생이 한 강연 자리에서 ‘박정희 이 사람이 아무래도 끝장을 보지...’ 했을 때는 몰랐지만 79년 10월 26일 박정희가 죽으니 그 말씀이 생각났다”면서 “박근혜가 나보다 먼저 가야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대표는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위헌적 정당해산 심판청구 의결을 전면 취소하고 헌법재판소 재판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위헌적 통합진보당 해산 의결 전면 무효 시민사회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새누리당 정권 이후 자행된 극단적인 민주주의의 파괴가 지난 6년 동안 차곡차곡 퇴적돼 왔다는 점, 언론의 자유와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돼 공중파의 저녁 9시 뉴스조차 ‘땡박뉴스’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점, 최근 전교조 노동조합 지위 불법적 박탈과 공무원노조에 대한 불법적인 탄압 공세 전면화 등 민주파괴 공세가 극한까지 악화되고 있다는 점, 공안검사 출신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만약 특정정당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변하는 등 정치적으로 지극히 편향돼 있다는 점 등 우리 사회 민주파괴의 극심한 수준을 종합적으로 냉철하게 고려할 때 정부의 ‘정당 해산 심판 청구’가 정국 물타기를 넘어 헌법재판소의 해산판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현실적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런 문제의식과 상황진단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여부나 친소관계와는 아무 관계도 없으며, 오직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주공화국을 수호하려는 민주 시민의 정체성과 책임의식의 발로임을 우리는 분명히 발힌다”면서 “우리는 오늘을 기점으로 위헌적인 정당 해산 심판 청구가 철회되고, 헌법재판소의 재판이 중단될 때까지 민주역량을 모아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6일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 제하 성명을 발표해 “국가기관의 부정한 대통령 선거개입을 처벌하기는커녕 도리어 민주주의 전체에 대한 도전을 일삼는 박근혜 정부의 도발에 맞선 전체 노동자, 민중의 저항을 보게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곳곳에서 진보의 싹을 제거하려는 박근혜 정권의 칼춤이 시작됐고, 민주주의 탄압의 시계는 정확히 70년대 유신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다음 차례는 누구냐?”고 묻고 “정부는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한 공격을 시작으로 노동조합에 대한 말살정책을 노골화하더니 이제 그 화살을 진보정당에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헌법의 기본정신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박근혜 정부의 공격에 대한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미 시작된 박근혜 정부와 자본의 공세에 맞서 이 땅 민주주의를 소망하는 수많은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거침없이 한걸음씩 전진할 것”이라고 말한 민주노총은 “11월 10일 전국노동자대회가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 박근혜정부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안을 통과 시킨 가운데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위헌적인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의결 전면무효 시민사회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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