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진행 암담... 상동면 고정마을 유모 씨 6일 새벽 사망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상동면 고정마을에서 살던 유모 씨(74)가 2일 농약 제초제를 먹고 자살 시도를 해서 병원으로 옮겼지만 6일 새벽 3시 50분경 끝내 숨졌다.

유씨는 2일 밤 상동면 고정마을에 있는 집에서 농약 제초제를 마시고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가족은 119에 신고해 부산대병원으로 옮겼다. 부산대병원과 밀양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던 유씨는 6일 오전 3시 50분경 세상을 떠났다.

유씨는 세상을 떠나기 전인 4일 오후 1시께 송전탑반대대책위와 가족들 앞에서 “11월쯤에 한전 과장 1명과 또 다른 1명이 찾아와서 우리집이 송전선로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게 됐다. 150미터인지 200미터인지 가까이에 철탑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았다. 철탑이 들어서면 아무 것도 못한다. 살아서 그것을 볼 바에야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고 때문에 농약을 마셨다”고 했다.

상동면 고정마을에서 돼지를 키우던 유씨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의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말을 듣고 송전탑 반대 농성에 참여해왔다. 유씨는 송전탑이 들어서기로 결정된 이후 1,000마리 키우던 돼지도 400여 마리로 줄였다.

  유모 씨가 송전탑 반대 농성을 벌이던 상동면 도곡리 농성장

송전탑반대대책위는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 있을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인사를 올리며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고인이 농성하던 상동면 도곡리 농성장 주민들은 "농성을 해도 헬기로 자재를 옮기고 경찰이 한전 직원들 출입시켜준다. 암담하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는 밀양시 내이동 영남종합병원 안에 있는 농협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지난해 1월에도 송전탑견설에 반대하던 산외면 보라마을 이치우(당시 74세) 씨도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분신자살했다.

기사제휴/ 울산저널 용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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