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수서KTX 주식회사 면허발급VS철도노조, 중단없는 파업 선언

▲ 민주노총이 28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이 28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한국노총 조합원,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시민들 등 10만 여 명이 참가했다. ⓒ 변백선 기자
박근혜정부가 수서발 KTX 주식회사 면허발급을 강행하면서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해 총파업투쟁을 잇고 있는 철도노동자들과 이를 지지하는 국민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민주노총 1차 총파업 날인 12월 28일 노동자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밤 수서발 KTX 법인 면허를 군사작전 하듯 기습적으로 발급했다. 설립비용 인가 후 법인설립 등기와 면허발급에 이르기까지 통상적 소요시간을 무시한 채 이례적으로 반나절 만에 졸속적으로 해치워버린 것. 그것도 공무원 일과시간 이후인 야밤에 처리한 날치기 면허 발급이다.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3시 서울시청광장에서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시민, 한국노총 조합원에 이르기까지 이날 집회에는 10만 여 명이 참가했으며, 2부 행사로 ‘멈춰라 민영화! 힘내라 민주노총! 밝혀라 관권부정선거 집중촛불’이 펼쳐졌다.

이날 집회 참가자가 워낙 많아 서울 시청광장뿐만 아니라 환구단과 프라자호텔, 대한문 앞, 을지로 4가 일대까지 노동자와 시민들이 꽉 메웠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태평로에서부터 광화문 네거리에 이르기까지 왕복 차도를 모두 점거한 채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철도를지켜주세요'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이 대회사를 통해 "힘내라 민주주의! 힘내라 총파업!"이라 외친 뒤" 박근혜정부에 맞서 민주노총 비상 투쟁태세를 갖춰 정부가 아닌 정부!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에 맞서 투쟁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변백선 기자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박근혜정부에 맞서 민주노총 전 조직력을 비상히 가동해 일상업무를 중단하고 투쟁태세를 갖춰 1월을 넘어 2월 투쟁까지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힘내라 민주주의! 힘내라 총파업! 여러분! 철도 동지들이 자랑스럽고 진심으로 사랑한다. 동지들의 투쟁은 이미 승리했다. 지난 22일, 저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짓밟는 정권을 봤다. 무너지는 민주주의에 절망했지만 그 절망의 끝에서 우리는 희망을 만들고 있다. 저들이 아무리 거짓말 종편방송을 앞세우, 조중동에 써 갈겨 왜곡하더라도 진실은 묻히지 않습니다. 네티즌들이 파업기금을 모아주고, 청년들이 철도의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철도파업은 이미 승리했습니다. 부정당해야 할 것은 박근혜 정권입니다. 국가기관의 관권 부정선거로 뽑힌 대통령이라면, 왜 그 자격을 묻지 못한단 말입니까! 어제 철도노동자들은 중대 발표를 했습니다. 수서발KTX 면허발급을 중단하면 파업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박근혜는 당일 밤 10시에 날치기로 면허를 발급하고 협상을 걷어찼습니다. 박근혜는 가난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과 싸우고 있습니다. 박근혜는 경제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탐욕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권과 자본은 우리를 노동귀족이라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60년 넘게 대한민국의 권력과 부를 독점해온 자들이고, 권력에 빌붙어 대대손손 철밥통을 꿰차온 자들입니다. 대자보도 안 된다, 정부정책에 반대해서도 안 된다, 파업도 안 되고, 타협도 안 된다는 정부는 정부가 아닙니다. 도대체 민주주의와 노동의 권리는 어디 있단 말입니까! 동지 여러분! 우리는 87년 노동자대투쟁과 96-97년 총파업, 그 역사를 다시 깨우고 있습니다. 끝내지 못한 촛불항쟁과 안녕치 못한 시대, 위협받는 민주주의를 위해 다시 모였습니다.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독재는 깨뜨리고, 민주주의는 바로 잡아야 합니다.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를 보십시오. 20년 넘게 활동해온 노동조합이 하루아침에 부정당하고, 헌법이 보장한 파업의 권리는 업무방해죄 아래 질식당하고 있습니다. 오늘 돌아갈 집이 있고 직장이 있다고, 내일 안녕하리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고용불안은 고분고분 일할 자유 외에 어떤 권리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고용불안에 떨 기회조차 갖지 못한 알바세대의 아우성이 넘칩니다. 더 무슨 경쟁을 해야 합니까! 정부는 철도, 의료 등 모든 공공재를 민영화하여 이기적 경쟁 속에 국민을 밀어 넣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함께 살고 있습니까. 정부가 아닌 정부!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에 맞서 투쟁합시다. 민주노총 각 연맹과 지역은 전 조직력을 비상히 가동해주십시오. 일상 업무를 중단하고 투쟁태세를 갖춰주십시오. 많은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처럼 국민들은 반드시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1월 9일 민영화를 막고 민주노총 사수를 위한 2차 총파업을 조직합시다. 매주 토요일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밝힙시다. 그리고 2월 25일 박근혜 취임 1주년에 또 다시 투쟁의 함성으로 서울을 뒤덮읍시다. 민주노총을 탄압하는 것은 국민을 탄압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홀로 싸우지 않습니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습니다. 두려워하지 맙시다. 결국 퇴진하는 것은 박근혜가 될 것입니다.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 우리가 앞장섭시다. 파업의 권리를 찾아옵시다. 민주주의를 찾아옵시다. 힘내라 민주주의!, 힘내라 총파업! 감사합니다.”

▲ 한국노총 문진국 위원장과 민변 권영국 변호사가 무대에 올라 연대사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철도 가족 발언에서 철도노조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의 아들인 박광민 씨가 무대에 올라 "가족들이 응원하고 있다"며 "상처받지 말고 잘 싸우시라"고 말했다. ⓒ 변백선 기자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지난 일요일 폭력경찰이 민주노총에서 난동을 부릴 때 우리 모두는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하고 “현 정권이 스스로 노동운동 탄압 정권, 반노동자 정권임을 인정했으니 노동운동 진영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둘이 아닌 하나가 돼서 노동자의 함성을 보여주자”고 성토했다.

철도 가족의 발언. 철도노조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의 아들인 박광민 씨가 무대에 올라 “더 큰 힘과 권력을 가진 이들이 모든 책임을 노동자와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파업노동자들은 주변의 회유와 탄압에 상처받지 말고 잘 싸우시라”면서 “가족들이 여러분을 사랑하며 응원하고 있으니 여러분도 부디 힘내시라”고 응원했다.

권영국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도 연대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법률가와 법학자들은 헌법적 권리인 파업권을 경찰력을 동원해 무참히 짓밟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말하고 “철도파업은 국민의 발이자 재산을 지키는 국민의 파업인만큼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은 무효”라고 역설했다.

“총파업 투쟁으로 폭력정권 몰아내자!”
“총파업 투쟁으로 민영화를 막아내자!”
“총파업 투쟁으로 국민철도 지켜내자!”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철도파업 승리하자!”

▲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이 생중계로 서울광장에 설치된 대형 영상에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회 참가자들이 김 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가맹조직 산별연맹 대표자들이 무대에 올라 투쟁결의문 낭독을 통해 민주노총 총파업을 다짐했다. ⓒ 변백선 기자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모습이 생중계로 서울광장에 설치된 대형 영상에 비쳤지만 연결상태가 좋지 않아 도중에 끊겼다. 이어 전화연결을 통해 김 위원장이 철도노동자와 시민들을 만났다.

“국민의 철도를 지키고 철도민영화를 막기 위해 이 혹한의 추위에 파업투쟁을 잇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김명환이다. 국민께 감사드리며 21,000 철도노조 조합원의 이름으로 인사드린다. 투쟁! 국토교통부는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서 어젯밤 늦게 수서발 KTX 면허를 발급했는가. 야밤에 한국 철도를 분할하는 면허를 발급했다. 조계종을 비롯한 종교계가 중재를 서서 교섭을 진행 중이었다. 국회도 나서서 노력하는 중이었다. 국토부가 면허를 발급한 것은 이 모든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대화와 타협으로 파업사태를 해결하라는 국민의 염원을 철저히 무시한 행위다. 박근혜정부는 불통정부임을 스스로 보여주며, 국민과 철도노동자들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철도공사는 파업투쟁을 무너뜨리고자 파업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협박하지만, 저는 여기 있고 파업대오 조합원과 가족들은 시청광장에 모였다.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국민의 함성이 메아리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유령회사에 면허권을 발급했다. 역, 선로, 발매시스템도 그 무엇 하나 완성되지 않았고, 인원은 겨우 20여 명 뿐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인정할 수 없다. 철도노동자들의 요구는 박근혜 대통령이 철도민영화 반대 공약을 지키라는 것이다. 철도는 안전운행, 정시운행이 생명이다. 철도노동자들은 114년 간 그 약속을 지키며 왔고, 이제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한다. 철도노조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또 교섭을 하자고 요구한다. 이 최소한의 요구가 거부당한다면 우리는 중단없는 총파업투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으며 정부는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범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오판하지 말라. 철도노동자들은 더 큰 단결과 투쟁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나아갈 것이다. 국민의 명령이다 철도파업 승리하자! 국민의 명령이다 철도민영화 중단하라!”

▲ 대회 참가자들이 지난 22일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에 불법침탈한 영상을 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한 시민이 '철도 노동자 파업 지지 응원한다. 철도민영화 반대한다'라고 적은 대자보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가맹조직 산별연맹 대표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을 공동으로 낭독, 민주노총 총파업을 다짐했다.

산별 대표자들은 민주노총 전 조직이 박근혜 퇴진!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를 위한 비상한 대응을 위해 ‘총파업 투쟁본부 체계’로 전환해 총력투쟁 태세를 갖출 것, 12월 31일과 1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잔업-특근 거부투쟁을 진행하며 1월 11일 2차 촛불집회를 통해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사회적으로 폭로하고 국민의 분노를 모으는 운동을 전개하자고 결의했다.

또 12월 28일 1차 국민총파업을 시작으로 1월 9일과 1월 16일, 2차 3차 총파업을 조직하며, 모든 사업장과 조합원은 지침에 따라 총파업 투쟁에 적극 결합할 것, 박근혜 취임 1년이 되는 2월 25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해 국민총파업으로 범국민투쟁을 전개할 것을 힘차게 다짐했다.

민주노총 총파업결의대회에 이어 KTX 민영화저지범대위와 국정원 시국회의 주최로 ‘멈춰라 민영화! 힘내라 민주노총! 밝혀라 관권부정선거! 집중촛불’이 마련됐다. 촛불집회를 마친 노동자와 시민들은 태평로에서부터 광화문 네거리까지 대오를 이으며 박근혜 퇴진 구호를 일관되게 외쳤다.

광화문 네거리 마무리집회 말미에서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박근혜정부에 반대하고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모든 국민은 오는 12월 31일 오후 7시 민주노총 앞에 모여 함께 촛불을 밝혀들자고 제안했다.

▲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 이어 촛불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사거리까지 대회 참가 대오가 이어졌다. ⓒ 변백선 기자
▲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 이어 촛불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사거리까지 대회 참가 대오가 이어진 가운데 대오가 청와대를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12월 28일 거리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총 4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도봉서와 양천서에 이송돼 조사를 받았다.

이날 민주노총 총파업결의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가맹조직과 연대단체들은 서울 곳곳에서 사전집회를 열어 철도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철도노조 파업투쟁을 엄호하고, 민주노총 총파업에 복무하겠다고 다짐했다.

건설산업연맹과 전교조, 플랜트노조가 본대회 장소 주변 거점에서 사전집회를 열었고,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작성자들과 민변도 집회 후 서울광장까지 행진을 벌인 후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한편 이날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과 장진석 코레일 대변인은 오전 10시 각각 기지회견과 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에서 “종교계와 국회의 중재가 있었지만 정부는 군사작전 하듯 지난 밤 수서발 KTX 법인 면허를 기습 발급했다”며 “억지 면허 발급은 위법한 행위로 즉각 무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석 대변인은 중구 코레일 사옥에서 “1차적으로 노조 집행간부 490명에 대해 파면, 해임 등 중징계를 전제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열어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는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면서 철도노조를 협박했다.

철도공사와 경찰은 파업대오를 가장 굳건히 지키고 있는 기관사 노동자들을 겨냥해 기관사 지부장 1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추가로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대전 기관사 지부장은 3차 상경투쟁 날인 12월 28일 오전 11시 체포영장을 청구해 오후 2시 영장이 발부됐고, 오후 4시 경 서울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리기 앞서 건설산업연맹과 플랜트노조가 사전집회를 갖고 시청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전교조가 탑골공원 앞에서 사전집회를 갖고 있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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