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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에서 외친 "내사랑 민주노조!”

3.15 유성희망버스

2014년 3월 15일 낮 1시 30분 충북 옥척 나들목 대형 광고판 위에 한 남성이 두 팔을 힘껏 올리고 손을 흔들었다. 하늘 위로 ‘단결’ 깃발이 펄럭였고, 주위로 투쟁의 깃발이 바람에 날렸다.


154일째 고공 농성 중인 이정훈(50)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영동 지회장에게 희망들이 찾아왔다.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동지들은 손배가압류와 노동탄압이 없는 세상을 외쳤고, 이 지회장이 좋아하는 노동가 ‘내사랑 민주노조!’를 함께 불렀다.


이정훈 지회장은 지난해 10월13일 광고탑 위에 올랐다. 그는 이날도 인디언의 기우제가 왜 성공하는지를 말했다. 비가 내릴 때 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부, 경찰, 유성 자본들도 여기에 이 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제가 하는 말을 더하지도 빼지도 말고 정확하게 청와대에 보고해 주십시오”

이정훈 지회장은 특별검사제로 유성자본의 불법행위를 밝히고 처벌해 줄 것과 유시영 유성기업 대표 구속과 공장장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역시 이날 옥천을 찾은 희망버스는 △주간 2교대 실시, 심야노동 철폐 △유성기업, 발레오만도, KEC, SJM, 보워터코리아, 만도, 상신브레이크, 콘티넨탈, 보쉬 전자 등에서 벌어진 민주노조 파괴 행위에 대한 특검 실시 △유성 기업의 노사 성실 교섭, 이정훈 영동지회장 농성 해제 등을 요구했다.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7명의 유성기업 조합원들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는 퇴근하는 버스에서 집에서 잠을 자다 돌연사 되는 등 죽음이 이어졌다. 유성지회는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삶과 생활을 파괴한다고 판단하고 교섭을 통해 2011년부터 교대제 개선을 진행하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사측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고, 2011년 충남지노위 조정을 거쳐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5월18일 부분 파업을 진행하자 회사는 이날 저녁 직장폐쇄를 공고했고, 창조컨설팅의 시나리오에 따른 노조 탄압을 자행했다.

심지어 현대차 총괄이사의 자동차에서 노조 파괴 문건이 발견됐고, 보수언론과 경제단체들은 7천만원 귀족 노동자의 배부른 투쟁을 한다며 투쟁을 매도했고, 공권력은 조합원들을 대규모 연행하기도 했다.

이후 유성지회 조합원들의 처절한 투쟁이 이어졌다. 용역의 폭력에 시달리면서 비닐하우스 3개월간 진행했고, 단식 농성과 유성 기업 본사 앞 130일간 천막농성, 151일간의 굴다리 농성, 7차례에 걸친 3보1배 투쟁이 전개됐다.


결국 2013년 10월13일 홍종인 아산지회장과 이정훈 영동지회장이 옥천 나들목 광고 탑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게 됐다. 지난 2월18일 홍종인 지회장은 노사정 대화를 위해 내려왔고, 이 지회장은 현재까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회장의 부인인 한영희씨는 고공농성탑을 바라보며, 희망버스를 타고온 노동자들의 눈을 보며 미리 준비해 온 편지를 읽었다.

한 씨는 “부당해고를 당한 27명이 복직을 했는데 3개월만에 다시 해고가 되는 것을 보면서 법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 씨는 이어 “대통령이 나서서 노동자들을 비난할 때 이 사회가 너무나 원망스러웠다”며 “불법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법도, 정의도, 양심도 통하지 않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광고탑 주위로는 유성기업의 투쟁 과정과 사측의 노조 탄압을 알리는 사진과 글들이 부착되어 있었고, “힘내라 민주노조”라는 꽃으로 장식한 대형 글씨가 보였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대통령이 정말 임기를 채우려한다면 이 주위에 있는 경찰 차벽부터 철거해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시 뽑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기완 소장은 이어 “우리를 좌절과 절망으로 몰아가며 죽여가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앞잡이들과 싸움을 벌이자”고 강조했다.

약 90분간의 짧은 집회는 “힘내라 이정훈!”이란 구호와 함께 ‘내 사랑 민주노조’를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햇살 아래 달빛 아래 노동자 내 청춘아/ 꿈속에도 신이 난다 내사랑 민주노조”


이날 희망버스에는 언론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옥천신문지부는 투쟁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오기도 했다. 희망버스 8호차는 ‘힘내라 민주언론’.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유성, 쌍용 등이 이렇게 억압을 받고 있는 것은 민주언론이 힘이 빠져있기 때문이 아니냐”며 “큰 변화는 작은 연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권오훈 KBS본부장은 “추적 60분 팀이 노조에 대한 손배 가압류 문제를 취재하고 있다”고 말한 뒤 “KBS가 제대로 못해 미안함이 크다”고 전했다.

또 이경호 언론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밀양, 국민파업, 희망버스 등 투쟁을 했지만 바뀌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언젠가는 봄이 올 것이며, 오늘 이렇게 또 다시 유성 희망버스를 탄 것은 희망의 씨앗을 뿌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또 취재를 온 이하늬 미디어오늘 기자는 “최고의 연대는 좋은 기사가 아니겠는가”라고 당차게 말했고, 양지웅 민중의소리 사진기자는 “투쟁”이라 외쳤다.



한편, 경찰의 차벽과 통제로 금속노조 결의대회가 유성기업 안에서 이뤄지지는 못했다. 경찰들은 공장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최루액을 쏘았다.


언론노조  medi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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