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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독일의 노동조합들이 직면한 과제들독일노총 중집위원 프랑크 자하 강연회

신자유주의 세계화 이후 세계 노동 운동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독일의 노동조합 운동이 처한 어려움과 도전 과제를 비교하고 공유해 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한국사무소는 독일 노총의 프랑크 자하 중앙집행위원을 초청해 18일 오후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독일 노동조합들이 직면한 상황과 도전과제’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자하 집행위원은 독일의 노사관계와 통일 이후 노동조합의 침체기, 그리고 최근의 회복 상황 등에 대해 설명했다.

독일은 1990년 통일로 인해 동서간의 경쟁이 사라지면서 사회적으로 보수화로 기울어진다. 그 후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2000년대 초 기민당·자민당의 집권으로 독일 사회는 더욱 우경화되면서 노동 조건 악화, 그에 따른 노조원 수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 자하의 분석이다.

자하는 특히 독일의 노동 조건 악화 사례로 파견근로자 문제에 관해 집중적으로 발표했다. 독일 역시 비정규직이 늘고 있고 특히 파견근로 문제가 심각해 독일 금속노조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집중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독일은 100만 명 이상의 근로자가 파견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파견직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해도 임금의 40% 수준을 받고 3~6개월가량 근무해 노조 가입도 어렵다.

자하는 “기업이 정규직 일자리를 파견직으로 대체하기 때문에 파견 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의 일자리를 빼앗고 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독일노총은 파견근로를 위한 최저임금과 고용기한 상한선 도입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며 또한 적극적인 캠페인을 통해 파견근로 문제를 정규직 근로자들에게도 알리는 활동을 펼쳐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 프랑크 자하 중집위원은 독일의 파견근로자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발표했다. 정규직보다 더 강도 높은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임금은 정규직의 40%에 불과할 정도로 파견근로에 대한 차별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위기가 닥쳐왔을 때 정치권이 아니라 독일의 노동조합들이 단축 근무 수용 등으로 고용 안정에 먼저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이미지가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4~5전부터 조합원 수가 점차 늘고 젊은 세대의 가입도 주목할 만하는 것이다.

강연이 끝난 후 현재 한국의 노동 상황과 독일의 경우를 비교하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노동착취를 오히려 합법화하는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 법률’, 파업권에 관한 문제, 우경화 전후의 노동정책 변화 양상 등을 비롯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부의 정당해산 시도와 손배가압류 등의 ‘비정상적인’ 일들이 과연 독일에서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독일 역시 미니잡 등 저임금 비정규직이 확산되는 등 노동조건이 약화되고 노동조합의 역할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나 현재 한국이 처한 것과 같은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자하 집행위원의 답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이원보 이사장은 “세계 각국 노동 운동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나 한국은 스스로 위기라고 진단할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전망도 불투명하다. 자본과 권력의 강대한 힘을 이겨내지 못한 탓도 있지만 주체적 노력이 미진한 탓도 있다. 혹독한 자기 반성을 통해 새로운 운동의 좌표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하 중집위원의 강연이 끝난 후 한국과 독일의 노동 상황을 비교하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한편 강연회에는 에버트 재단의 크리스토프 폴만 한국사무소 소장이 참석해 “이 자리는 독일노총과 민주노총이 함께 노동운동이 처한 위기를 극복해가겠다는 연대와 협력의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인사했다. 폴만 소장은 6주 후면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나게 된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Friedrich Ebert Stiftung, FES)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인 프리드리히 에버트의 뜻에 따라 1925년 설립된 재단으로 독일 사민당의 싱크 탱크로 일컬어진다. 에버트 재단은 100여 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공무원U신문  upublic@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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