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오늘 초기 구조 장면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침몰 중인 세월호에서 승객들을 구조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으로, 9시 28분부터 약 10여분 동안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아직 세월호에 수백명이 구조를 기다리던 황금같은 시점입니다. 언론에서는 선장과 선장들이 먼저 탈출하던 장면이 담겼다고 해경에 유리하게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상을 분석해보니 가슴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확인됐습니다.

장부경 피디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경이 공개한 화면 중에서 중요한 장면 몇 컷을 보시겠습니다. 거기에는 되돌릴 수 없는, 가슴 아픈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해경은 오늘 영상 공개 후 기자설명회까지 열어서 사고 당일 도착한 시각이 오전 9시 30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때 해경이 세월호에 접근시킨 고무보트 즉 고속단정은 단 한척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공개된 영상 10여 분 내내, 이 한척이었습니다.

해경 고속단정은 객실과 로비쪽으로 통하는 좌현 선미 쪽으로 갔고 해경 대원 1명이 배에 올라타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그는 객실쪽으로 가지 않고 구명정이 있는 쪽으로 갔습니다. 구명정 펼치는 것도 중요한 임무였겠지만 객실 쪽으로 대원을 투입하지 않은 점은 결정적인 실책이었습니다.

수면에 닿아 있는 곳이 3층 로비로 통하는 테라스이고, 바로 위가 4층으로 통하는 곳입니다.

해경은 경사 때문에 못올라 갔다고 했지만 바로 이 4층 출입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객실 복도가 나오기 때문에 충분히 내부에 탈출하라고 알릴 수 있었습니다.

5층 테라스 바닥도 경사가 가파르게 보이지만 목재이기 때문에 피켈 등의 장비를 사용했다면 4미터 정도에 불과한 50도 경사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경은 승객이 많은 선미 쪽엔 고속단정 하나만 왕복시키고 함정을 뱃머리 조타실 쪽에 접근시켜 선장을 포함한 선원들을 먼저 구조했습니다.

선원들이 먼저 탈출한 점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해경이 이들은 먼저 탈출시킨 점 또한 문제입니다.

해경은 선원들이 승객인줄 알았다지만 이렇게 작업복을 입고 있는 경우도 있어 한눈에 선원임을 알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해경은 단체실쪽 유리창을 망치와 도끼로 깨고 승객을 구조했다고 했습니다. 이 창문은 3층 단체실쪽인데 이렇게 깬 창문으로 4명의 승객을 구조하는 장면이 영상에 담겼습니다.

하지만 창문을 깬 시점도, 창문을 깬 위치도 문제였습니다.

▲ ⓒ 국민TV 화면캡처

해경이 깬 창문은 이곳입니다. 이 당시 해수면보다 훨씬 위에 있는 창문이라는 점에서 침몰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이 창문을 깼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해경은 바로 이곳 4층 단체실에 학생들 수십명이 몰려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 창문들을 깼어야 합니다.

실종자 가족들이 공개한 세월호 내부 사진 2장을 이 상황에 대입해서 보겠습니다, 4층 단체실에서 단원고 학생이 휴대폰으로 찍어 전송한 사진입니다.

학생들 수십명이, 일부는 선수 쪽 창문에 기댄 채, 상당수는 수면에 가까워지고 있는 좌현 쪽에 몰려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해경은 바로 옆에서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신 이 학생들 사진은 9시 40분에 탑승 학생이 찍어 전송한 사진입니다.

해경이 일부러 그랬을 리는 없었겠지만 선원들을 구조할 때 바로 옆, 손만 뻗으면 닿았을
4층 단체실 창문을 깼다면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이런데도 해경은 자신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며 영상을 공개하고 구조 과정에서 다치기까지 했다는 홍보성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국민TV뉴스 장부경입니다.

노종면 앵커 : 방금 장부경 피디가 설명해드린 해경의 초기 구조활동이 담긴 영상입니다. 장부경 피디가 짚어드린 분석의 핵심 내용 떠올리면서 해경의 초기 대응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해경의 고속단정이 접근하고 있는 바로 저 부분이 3층 쪽이고요 바로 위에 난간이, 철제 난간이 보였죠. 그쪽이 4층 객실로 통하는 문입니다. 그 4층 객실로 통하는 문으로 들어가면 사람 허리 높이의 난간이 나오기 때문에 그 난간을 짚고 충분히 복도 쪽으로 갈 수 있었지만 지금 보시다시피 해경대원은 구명정을 펼치기 위해서 우층쪽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는 곧이어서 우층 조타실과 연결돼 있는 곳에 밧줄을 연결해서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습니다.

▲ ⓒ 국민TV 화면캡처

해경은 선원들과 승객을 구별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조금 전에 보신대로 작업복을 입었던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조타실 위치를 몰랐을 리도 없고요.

그리고 조금 전에 구조를 했던 그곳, 지금 물에 잠기고 있는 저 창문이 보이고 있는 쪽, 그쪽의 창문을 깼어야 하는데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 이 기사는 제휴사인 국민TV가 제공한 뉴스입니다. ☞국민TV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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