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 인간다운 삶의 열망,

GM대우차 비정규직지회 설립으로 쏘아올렸다 !

9월2일 결성총회 갖고, 사내하청 외주화와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겠다고 선포 !


9월2일 GM대우차 부평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GM대우차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대우) 결성을 위한 총회를 갖고 노동조합의 깃발을 세웠다.

6년 전에 1,750명 대량 정리해고를 겪었던 GM대우차 현장은 ‘병영식 통제’ 그 자체였다. GM 자본은 대우차 인수협상에서 부평공장 인수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였고, ‘부평공장 폐쇄론’까지 퍼뜨리며 끝까지 노동자들의 양보를 요구했으며 회사의 일방통행이 지속되었다.

지난해 정리해고자 복직이 발표되며 초미의 관심사가 되기도 했으나, 복직이 발표된 바로 다음날 GM대우차 창원공장에서는 비정규직 집단해고에 맞서 전원복직을 요구하는 고공 굴뚝농성이 벌어지며, 정규직 정리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집단해고라는 명암이 교차되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또한 정리해고 복직 이면에는 부평공장 주야 맞교대로의 전환 및 생산속도 늘리기로 인한 인력충원 요구가 있었고, 복직된 정리해고자 수보다 더 많은 사내하청 비정규직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이상 노예가 아니다. 아니 스스로 노예임을 자각한 노동자들이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저항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미 올해 초부터 DYT라는 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GM대우자본의 외주화에 맞서 파업을 전개한 바 있고, 스피드파워월드라는 업체에서는 관리자에게 폭행당한 사내하청 노동자가 도리어 해고되어 이에 맞선 투쟁이 벌어지는 등 저항의 불꽃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다.
물론 수년간 자본의 일방통행과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역관계로 인해 그 속도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다. GM대우 자본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저항이 올라올 때마다 사내하청의 극소수를 정규직으로 선발하겠다는 발표로 현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어디 그뿐인가? 창원공장에서는 800여명 사내하청 전원이 불법파견으로 판정되었음에도 시정조치와 정규직화는커녕 업체 폐업과 집단해고를 자행했고, 급기야 ‘라인재배치’라는 기만적인 노사합의를 끌어내며 완전도급화를 추진하는 등 ‘영원한 비정규직화’를 꾀하고 있다. 군산공장에서는 아예 GM대우차가 앞장서서 이를 추진하는 내부 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별첨자료 1 참조)

부평공장에서도 ‘생산성 향상’이라는 미명 아래 올해 15%, 내년 15%의 향상 목표치를 제시했는데, 이는 말이 좋아 생산성 향상이지 사실상 똑같은 일을 더 적은 인원으로 하여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윤율을 높이라는 얘기에 다름아니었다. 각 부서별로 정리해야 할 인원의 숫자가 할당되기 시작했고, 어김없이 사내하청 비정규노동자들의 정리해고의 1순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원을 줄이고 인건비를 감축하는 ‘사내하청 살육작전’이 바로 생산성 향상운동의 본질이었다!


그러나 아주 천천히 현장에서는 차별과 억압에 대한 분노로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조직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내 어제 그 눈물어린 결실이 바깥 세상에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

‘GM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설립과 동시에 “정리해고와 외주화를 온몸으로 막아낼 것을 결의”했다. 그렇다! 지금 자동차업종 구조조정의 핵심에 바로 ‘사내하청 정리해고’가 있으며, 비정규악법의 시행으로 인해 ‘외주화’가 그 속도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정규직에 대한 자유로운 전환배치”가 더해지면 자동차산업 자본가들의 구조조정의 목표를 100% 달성하게 될 것이다.

다시말해 지금은 사내하청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처럼 보이지만, 이 공격이 종국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정규직에 대한 자유로운 전환배치와 고용 유연화에 있다.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떨쳐일어서는 것에 대해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연대하고 지원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내하청에 대한 공격은 곧 정규직을 공격하기 위한 선전포고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나와 내 동료들의 일자리가 원, 하청 사장에 의해 마음껏 조롱당하며 위협받을때 부당한 징계와 해고를 당하고도 말 한마디 못하고, 아픈 몸을 끌고 나와 육두문자와 모욕을 진탕 받으며 고통 받을때, 주먹을 쥐고 외쳤다. 노동자의 땀방울이 자본의 탐욕에 스며드는 치욕을 벗어던지자고 ……” (설립총회 결의문 중에서)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가 9일간의 처절한 점거파업을 전개했고, 현대자동차 울산·아산·전주 비정규직지회는 쟁의조정신청에 돌입했으며, 사내하청 해고자들이 현재 1,500리 도보행진을 전개하고 있다. 이랜드·뉴코아 유통산업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희망이 되어 사내하청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드디어 새로운 사내하청노조 결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는 인간다운 삶을 열망하며 탄생한 GM대우차비정규직지회의 설립을 환영하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전국적 연대와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의 주춧돌이 되기를 기원한다.



2007년 9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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