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본부장, 국장은 사퇴하고 사장은 책임져라 -

5월 8일, 어버이날, KBS사측은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벌어진 사건을 이같이 공식 표현하고 있다.   

‘조문 갔던 보도본부 간부들이 폭행·억류 당했습니다.’

 KBS 간부들은 억울하게 폭행과 감금당했고 세월호 유가족이 성난 폭도로 묘사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이 시점에 KBS내부에서는 세월호 보도에 대한 기자를 비롯한 피디, 경영,카메라, 기술 등 직원들의 집단 반성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길환영 사장과 소수 보도 책임자들의 인식이 부끄럽다. KBS앞에서 눈물로 외치는 유가족들의 소리는 그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KBS는 올바른 보도를 하라! 당장 사과하라! 진실을 보도하라!

부모들에게 아픔을 주지마라! 사과하라! 사과하라!

우리는 다시 기다립니다. 기다리다 애들 다 죽였습니다.

그러나 기다리겠습니다. 사과하라!

 

그러나 공영방송이라는 탈을 쓴 KBS는 수백 명의 경찰과 경찰차로 KBS를 에워싸고 차디찬 콘크리트 위에 유가족들을 5시간이나 방치했다. 그리고 길환영 사장은 이미 퇴근했고 KBS의 사과 답변은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KBS의 공식 입장(5월 9일, KBS홍보실)을 보면, KBS는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총력을 기울여 왔는데 갑자기 왜곡된 보도국장의 발언 하나를 가지고 유가족이 KBS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폭행과 억류 그리고 모욕하였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 같은 유가족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현도 잊지 않고 있다.  

5월 8일 최악의 어버이날을 맞은 세월호 유가족은 공정방송, 진실보도, 사과방송을 목이 쉬어라 통곡하고 쓰러져가며 수 백번 외쳤지만 그들에게는 김시곤 보도국장 발언 오해로 몰려온 시위대로만 보였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경찰이 순식간에 배치되고 이 분들에게 잊을 수 없는 공권력 철벽을 쌓고 국민의 방송이라 자칭하는 KBS는 그 뒤에 숨었다.   

회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논란이 된 김시곤 보도국장의 세월호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의 비교 발언과 관련해 결코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사망자 수를 비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발언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기자들에게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을 재확인시키는 차원에서 한 발언’이었다는 김 국장의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KBS본부는 당시 발언 자리에 있었던 복수의 기자들로부터 김 국장이 세월호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의 비교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그 취지가 어떻든 간에 엄연히 성격이 다른 두 사안을 단순 숫자만으로 비교한 것은 공영방송 보도 책임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라는 입장을 앞서 분명히 밝혔다.   

이런데도 사측이 김 국장 발언의 진위 공방으로 이번 사태를 몰고가려 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KBS 보도의 문제에 대한 유가족과 국민들의 분노를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KBS, 물타기 시도 당장 그만두고 사과해야  

사측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정권을 비호하기에 급급했던 우리 보도에 대한 가족들의 분노와 울분이며, 김 국장의 발언은 단지 유가족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도화선에 불과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두길 바란다.   

진도와 안산의 취재 현상에서 희생자 가족들로부터 기레기 취급받았던 막내 기자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들을 보고서도 진솔한 반성과 사과를 하기는커녕 김 국장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었다라는 일방적 주장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사측의 뻔뻔함에 우리는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임창건 보도본부장, 김시곤 보도국장은 당장 사퇴하라!

길환영 사장은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져라!

 

5월 9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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