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7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1

MBC <뉴스데스크>가 세월호 유가족의 분노와 증오 그리고 조급증이 잠수부의 죽음을 부르고 각종 해프닝을 빚었다는 최악의 보도를 내놨다. MBC는 지난 7일 박상후 전국부장의 <[함께 생각해봅시다] 슬픔과 분노 넘어서야>에서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면서 “실제로 지난달 24일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경찰청장 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며 압박했다”고 덧붙였다. 

박 부장은 또 쓰촨 대지진 때 중국인들은 애국심이 넘쳐났고 동일본 사태 때 일본인들은 평정심을 유지했다면서 “(세월호)일부 실종자 가족들이 현장에 간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하자고 외쳤다”는 것과 비교해 실종자 가족들을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5월 7일자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2



또 실종자 가족들이 더딘 구조를 비판하고 ‘다이빙벨’ 투입을 요청한 것을 두고도 일본 인터넷 사이트의 ‘댓글’을 인용해 비판했다. 보도는 “19세기에 개발된 장비를 20세기에 사용한다는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한국인이 무섭다”, “깊은 수심에 다이빙 벨이라니 야쿠자도 놀랄 상술이다”라는 댓글 내용을 언급했다. 실제 다이빙벨은 20세기에 들어와서도 계속 사용됐으나 박 부장은 사실 확인도 없이 부정확한 댓글 내용을 앞세워 실종자 가족들을 폄훼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게다가 해당 댓글을 쓴 사용자는 한국을 비하하는 댓글을 꾸준히 달았던 사람으로 드러났다. 한 마디로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과 몰상식’이라는 주제의 리포트를 쓰기 위해 부정확한 사실들을 이것저것 끼워넣기 해 마무리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박 부장은 세월호 참사 사건 보도를 진두지휘 했다고 한다. MBC의 보도가 어떠했는가?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구조’작업과 사고 원인이 정부의 총체적 무능과 담합, 비리로 밝혀지고 있는 마당에 사고 원인을 제대로 따지고 정부를 비판하는 리포트는 MBC에서 찾을 수 없었다. MBC의 후배 기자들 121명이 박 부장이 내놓은 리포트와 세월호 참사를 다룬 MBC 보도가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박 부장은 도무지 반성을 모르는 듯하다. MBC 노조에 따르면, 박 부장은 KBS에 항의하는 유족들을 향해 ‘그런 X들은 관심을 주면 안돼’라는 막말을 했다고 한다. 또한 ‘MBC보도가 부끄럽다’고 성명을 발표한 후배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이 세월호 참사보도를 총괄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세월호 유가족을 또 한번 말로 죽인 박상후 전국부장, 말도 안 되는 리포트를 올려도 ‘정권에 유리’한 것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도를 내보낸 김장겸 보도국장, 이 와중에도 “MBC 보도가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치켜세우는 안광한 사장이 공영방송 MBC를 침몰시켰다. 

MBC는 답해야한다. 정녕 평정심 없고 조급한 국민과 유가족들이 잠수부를 강제로 바다에 밀어넣어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인가.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자식이 차가운 바다 한가운데서 죽어가고 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런저런 방안을 모색하며 정부의 적극적 구조를 요청한 것을 조급증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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