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예쁜 아이들아! 미안하다.

 

 

강성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온- 꽃보다 예쁜 아이들아! 미안하다.

"샛노란 민들레꽃 하얀 홀씨 물에 젖어 날지 못하는구나"

 

샛노란 민들레꽃 화사한 빛깔

금방이라도 까르르르 귓가에 맴돌 것 같은

열 일곱, 열 여덟 꽃보다 예쁜 우리아이들 웃음소리

 

"재미있게 놀다 와.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다녀 올게요"

빨간 돼지저금통 꼬깃꼬깃 용돈 챙겨 선물 살 생각

 

쌈지돈 한 푼 쥐어주고 몇 푼 주지못해 미안해하며 "아껴써라"

꼬옥 안아주고 등짝 툭툭치며 "말성 피우지 말고 잘다녀오니라"

인사하고, 인사 건냈건만...

 

태어나 처음 타는 커다란 배, 우리아파트보다 더 큰 배

동무들과 신났는데

그것도 잠시잠깐

 

"기다려라" "가만히 있으라"

"기다려라" "가만히 있으라"

"기다려라" "가만히 있으라"

배운데로 가만히 기다렸는데...

 

순하디 순한, 곱디 고운 그 맘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구명조끼 챙겨주고

서로를 서로에게 묶으며 기다렸구나

꼭 안아 인사조차 못하고 떠났구나

사랑도 나누지 못하고 떠났구나

선장은 꽁지빠지게 도망가는데

우리아이들 웃으며 제자리에서 기다렸구나

물 차오르는 배 안에서 동그란 창문너머로

선장이 제일먼저 구조되는 모습을 원망도 없이 바라 보았구나

그저 가만히 어른같지않은 어른말을 들었구나

말썽도 피우지 않았구나

다섯살 동생에게 구명조끼 입힌 여섯살 아이보다 못한 어른 말을 들었구나

 

손톱이 빠지고 손가락이 부러지는 두려움을 아픔도 없이

엄마를, 아빠를 부르며 "오빠야! 누나야!" 부르고, 부르고, 부르며

차마 떠나지도 못했구나

 

수 천, 수 백만개 노오란 리본 대한민국을 팔랑거려도

춥고 까만 바다 속 하이얀 민들레 홀씨 물에 젖어 날아오르지 못하는구나

“아가! 이제 그만 엄마한테 가자!”

“아가! 이제 그만 엄마한테 가자!”

 

대한민국은 심장은 텅 비고, 가슴은 뻥 뚫려 버렸건만

눈물에, 긴 한숨 뿐이건만

박근혜는, 가진 놈들은 권력만, 돈만 생각하는 구나

 

가만히 있으라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으마

돈이 사람을 죽이는 세상을 갈아 엎어주마

 

가만히 있으라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으마

규제완화, 민영화, 신자유주의 박살내어 끝장을 내주마

 

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있지 않으마

침몰한 대한민국, 부정과 무능, 독재선장 박근혜를 쫓아내주마

 

삶의 전부인 아이를 가슴에 눈물로 한으로 품고

아비의, 어미의 가슴을 뜯으며 고맙다 머리깊이 숙이는 세상을 끝장내주마

가난해도 행복했는데 사랑이 가고나니 가난만 남았구나

 

돈이 죽인 우리아이들을 위해

더 이상 더이상은 우리아이들을 죽이지 않기위해

 

미안해만 하지 않으마

가만히 가만히만 있지 않으마

이제 침묵만 하지 않으마

이제는 촛불만 들지 않으마

이제 노오란 리본을 붉은 횃불로 타오르마

이제는, 이제는 행동하마.

사람이 사람답게 함께사는 세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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