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시국선언 교자 징계 절차 착수

 

교육부가 청와대 누리집의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을 선언한 43명의 교사들에 대해 엄정대응 입장을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14일 교육부는 청와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아이들, 그리고 국민을 버린 박근혜 정권의 퇴진운동에 나서는 교사선언’이라는 글을 올린 43명의 교사들에 대해 신원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43명 교사 조사 들어가...

교육부 교원복지연수과 관계자는 “이들이 정말 교사가 맞는지, 어느 지역 어느 학교 소속인지 파악한 뒤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며 “시도교육청에 파악요청 공문발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청와대에 글이 올라온 13일 오후에 이미 법률적 판단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 변호사와 정부 법무공단에 자문을 의뢰한 결과 국가공무원법 등을 어긴 '명백한 위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2009년 전교조의 시국선언보다 내용이 더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009년 전교조가 발표한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린 교사 3만5000여 명 가운데 90여 명을 징계위에 회부해 파면 또는 해임했지만, 법원의 판결로 전원 복직한 바 있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은 그 뒤 정직 등 재징계를 내렸다.

해당 교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선언에 참여한 한 교사는 “주검으로 돌아온 학생들 앞에서 교사로서 지켜주지 못한 통한과 울분을 감출 수 없었다. 무능과 태만으로 일관한 정권에 책임을 묻는 것이 교사로서 최소한의 행동”이라면서 “정당한 표현과 행동을 막아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무능 무책임 박근혜 정권 퇴진해야...”

43명의 교사들은 지난 13일 오후 1시35분 청와대 누리집-자유게시판에 선언문을 올려 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을 선언했다.

교사들은 선언문에서 “제자의 ‘목숨’ 건 용기 앞에 교사인 우리는 도대체 어찌해야 하겠습니까”라고 물으며 “교사의 ‘존재이유’였던 모든 아이들이 다시 살아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서 환한 모습으로 영원히 살 수 있도록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며 가만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참사의 책임이 박근혜 정권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전원 구조했다던 학생들이 단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고 늑장구조의 책임은 해경과 행정부서, 민간 구조업체 커넥션으로 몰아 ‘꼬리’ 자르려 하고 사람 생명보다 이윤, 돈을 우선시하는 자본의 탐욕은 선장과 선원, 청해진해운 소유주와 그 일가의 부도덕성 파헤치기에 묻혀가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 후 선장의 행태를 두고 ‘살인행위’라 했다. 그렇다면 자본이 배후조종하고 박근혜 정권의 묵인 방조 속에 발생한 살인행위는 누가 책임져야 하겠냐”고 따져 물었다.

최근 정부가 교사와 공무원의 세월호 참사 추모집회에 참여를 금지한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교사들은 “박근혜 정권을 향한 희생자 가족과 온 국민의 분노를 오직 추모 분위기에 가두고 스스로 져야 할 채임은 회피해 보겠다는 것”이라며 “희생 당한 이들이 추모 속에서 다시 살아오는 것이 두려워 억지를 써서라도 막아보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희생당한 이들이 다시 살아오는 날은 자본의 탐욕이 멈추고 정권이 더는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 날이 돼야 한다. 학자금이 없어서, 먹고 살 앞날이 불안해서 아이를 끌어안고 전전긍긍하다 죽지 않아도 되고 일하다 다치거나 죽지 않는 날이 돼야 할 것이다. 또한 아이들이 더 이상 입시경쟁에 묵숨 걸지 않아도 되고 마음껏 끼를 발산하며 스스로 인간으로 서는 날이 돼야 한다”면서 “그 날이 오늘 길에 박근혜 정권은 걸림돌이 될 뿐이다. 박근혜 정권은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000여에 달한 조회와 공감

교사들은 앞으로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자본의 탐욕을 저지하고 무능과 무책임, 몰염치, 기만과 교만에 가득 찬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 살아있는 날이 더 이상 부끄럽거나 욕되지 않도록 함께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글은 14일 오전 11시10분 현재 4849건의 조회 수와 1785번의 공감 수를 기록하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많이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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