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박근혜 정권 퇴진을 선언하는 글을 올린 43명 교사의 한 제자가 실명으로 “선생님을 응원합니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남겨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민숙 교사가 대표로 청와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올린 ‘아이들, 그리고 국민을 버린 박근혜 정권의 퇴진 운동에 나서는 교사 선언’ 글의 댓글에 지난 16일 오후 11시45분경 눈에 띄는 댓글 하나가 올랐다. 
  
“의견 자유롭게 표현하는 자린데... 처벌, 말이 안 된다”
  

▲ 43명의 교사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선언한 글을 올린 청와대 누리집 자유게시판 갈무리 화면 ⓒ 교육희망

 
글쓴이는 “43명 중 모고교의 ○반 제자”라고 신분을 밝혔다. 청와대는 자유게시판 댓글도 실명 인증을 해야 쓸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글쓴이는 선언에 포함된 자신의 스승에 대해 “정말 다른 분들보다 우리를 더 걱정하셨고 누구보다 생각하셨던 선생님이시기에 어쩌면 선생님스럽다는 생각도 든다”고 적었다.
  
이어 글쓴이는 “이런 일이 있는데도 수업 내내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하신 오늘 모습에 더 마음이 아프다”고 전하며 “수업 끝나고 자유게시판 즉,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자리인데도 처벌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자신의 스승을 포함한 43명의 교사에 대한 교육부의 징계 방침과 관련해 “선생님의 행동은 벌 받을 만한 일이 아니다. 벌은 이러한 사태를 만든 사람이 받아야 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헌법 아래 이러한 대처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높은 사람일수록 책임이 크고 막중하며 많은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그러한 의견표현에 대해 처벌한다면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정권인 것”이고 비판했다. 
  
글쓴이는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지배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대표’”라며 “국민의 의견을 대표해야 할 대통령이 국민의 의견과 다르다면 바로 잡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했다. 

“선생님, 잘못이 없고 부끄러움 느끼지 마세요”

글쓴이는 또 “선생님은 처벌을 받아선 안 되며 받을 이유가 없다. 선생님이 이러시는 이유도 대통령님께 악감정이 있거나 다른 이유가 아니라 정말 우리를 생각하시기 때문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이 저러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이기에 참을 수 없고 화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이분들의 마음과 취지를 이해한다면 대통령님은 올바른 처분과 답변을 해 달라. 그냥 피해가려는 식은 국민의 대표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지적했다. 
  
글쓴이는 교사들에게 “선생님은 잘못이 없고 잘하시고 계신 겁니다. 한 치에 부끄러움과 회한을 느끼지 마세요”라며 “선생님을 응원합니다”라고 전했다. 
  
이 댓글을 포함해 19일 오후 5시45분 현재 410건의 댓글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교사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진정한 스승” 등 교사들의 선언을 지지하는 내용이다. 
 
지난 13일 오후 게시된 이 글은 9095건의 조회와 2088개의 공감 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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