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 보도,TV본부, 총국 보직사퇴 PD,기자 부장단 일동]

이사장님과 이사님들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공영방송 KBS가 백척간두의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KBS 보도와 프로그램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심하게 침해됐으며 그 중심에 길환영 사장이 있다는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뉴스와 프로그램 파행 사태가 벌써 3주 째에 접어들었습니다.   

   

KBS가 이대로 좌초한다면 그 피해는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에서 우리는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위기의 중심에는 길환영 사장이 있음을 애초부터 지적해 왔습니다.  길사장은 이미 이 사태를 초래한 논란으로도 KBS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사장으로서 실질적인 지도력조차 완전히 멸실됐습니다.  KBS에서 보직을 사퇴한 팀장급 이상의 간부가 이미 325명입니다이번 사태의 와중에 그가 임명한 새 보도국장이 일주일 만에 사퇴했고새 보도본부장은 2주일 만에 사표를 냈습니다.  새 국장단은 3주 만에 보직을 사퇴했습니다. KBS 1TV2TV의 편성을 책임지고다큐와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 부장팀장들도 대거 보직사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심지어 언론사로서 KBS 뉴스의 논지를 정하는 해설위원단마저 길사장의 사퇴를 촉구했을 정돕니다.     

     

그럼에도 길사장은 자리에 연연함으로써 전쟁중에도 멈춰서는 안되는 국가기간 방송 KBS뉴스가 3주째 파행을 빚는 사상 초유의 일을 불러 일으켰습니다.또한 6.4 지방선거 개표방송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돼 공영방송의 존립기반마저 훼손케 됐고나아가 이미 400억원이 지출된 월드컵 방송마저 파행 가능성이 높아막대한 경영상 손실도 불가피해졌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시 한번 길환영사장의 대승적 결단을 간곡하게 촉구합니다이는 길사장이 평생 몸담아온 KBS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며또한 스스로 명예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남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길사장은 전임 보도국장에게발언의 진위여부를 떠나 논란의 당사자라며 사표를 강요했는데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자신은 왜 사퇴하지 않는 겁니까?

     

이사회에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길사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자신이 평생 몸담아 온 국민의 방송 KBS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이 기막힌 현실, <역사의 죄악>을 더 이상 방관하지 마십시오.  

     

이사회는 국가기간 방송이자 재난 주관방송인 공영방송 KBS가 건전한 이념과 재정상식으로 운영되도록 인도해야 하는 엄중한 책무를 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KBS사태는 사상 초유의 일로서이사회 역시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모든 직종을 망라한 보직간부들의 62%가 사퇴하고뉴스앵커 전원이 보직을 내려놓은 일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엄중한 지를 웅변하는 징표입니다.  길환영 사장과 그를 둘러싼 일부 옹졸한 간부들이 주장하듯이 이번 사태가 노사대립이라든가 직종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너무도 분명한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KBS는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공정방송으로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사장과 이사님들은 언론계의 대선배로서 또 학계와 사회 각 분야의 덕망있는 지도자로서 KBS이사회의 역사적 사명과 책무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고 역사적인 결단을 내려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2014.6.3  KBS 보직사퇴 PD.기자 부장단 일동

  

TV본부   기획제작국 CP 장영주한창록신재국

  광복70년 방송기획단장 박복용

  교양문화국 CP 유경탁

  드라마국 CP 황의경

     

편성본부 콘텐츠  ()콘텐츠개발실장 임세형

     

  편성기획부장 박현민, 1TV 편성부장 이영준, 2TV 편성부장 김영식

(진주방송국장  박상조  

부산총국  편성제작국장 양승동

전주총국  편성제작국장 심상구

제주총국  편성제작국장 이상운

창원총국  편성제작국장 김광호  

     

보도본부      뉴스제작 1부장 이준희, (뉴스제작 2부장 유석조,  뉴스제작 3부장 곽우신,

        ()라디오편집부장 김혜례정치외교부장 이춘호북한부장 박찬욱경제부장 신춘범,        

  ()사회1부장 조재익, ()사회2부장 장한식문화부장 이기문과학재난부장 강석훈,          

네트워크부장 정인철, (국제부장 이재강경인센터장 정창훈, ()시사제작 1부장 홍사훈,

시사제작 2부장 김형덕스포츠 취재부장 박종복영상취재부장 박찬근,

영상특집부장 이희엽영상편집부장 김병길, (대외정책실장 최재현,  시사진단 진행자 황상무.

 

  <끝>


-----------------------------------------------------------------



[미래미디어센터 부장단 보직사퇴 성명서]


공영방송 KBS가 처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장과 이사회가 현명한 판단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으로 저희도 보직을 사임하고자 합니다.

     

 

미래미디어센터 박진우김한태박종원



----------------------------------------------------------------


[뉴스시스템혁신추진단 팀장 보직사퇴 성명서]



 

늦었지만 보직을 내려놓습니다.

     

이미 보직을 사퇴하신 많은 분들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멋진 글로 써 놓았기 때문에 여기에 다시 적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장께서 침묵하는 다수로 분류하신 사람들 중 한명이었다면, 그 명단에서 빼주시기 바랍니다.

     

단지 한 가지, 한 번쯤 같이 고민해보면 어떨까하는 주제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어제 아침 조회 방송을 보면서 불현듯 생각 난 “악의 평범성”이라는 무겁지만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아래 소개드리는 “악의 평범성”에 대한 글은 인터넷 블로그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5&contents_id=7060)

     

저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악의 평범성”을 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 “악의 평범성” 때문에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면서도 모르고 있는 건지 두렵기 때문입니다.

     

어제 월례조회 방송에서 많은 동료와 선배님들을 봤습니다. 제 생각에는 너무나 능력 있고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한 분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 분들의 장점을 말하라면 저는 서슴없이 말씀드릴 수 있는 여러 장점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침 조회방송은 제게는 두려운 모습이었습니다. 불현듯 “악의 평범성”이 생각났고, 현대에서 발생하는 많은 잘못이 개개인이 악해서라기보다 잘못된 지도자, 잘못된 구조, 잘못된 조직 안에서 각자 너무도 성실하게 살아가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났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기에 너무나 무겁고 무서운 주제이지만, 그저 꼭 한번 같이 생각해 봤으면 했습니다. 우리가 혹시 ‘일상성에 묻혀 “악”을 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우리가 일상성에 묻혀 공영방송사 직원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이지 잊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

1960년, 나치스의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던 악명 높은 아돌프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서 이스라엘 정보부에 붙잡혔다.

     

그가 이스라엘로 압송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유태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뉴요커]의 특별 취재원 자격으로 예루살렘으로 가서 재판 과정을 취재하기로 했다.

     

1961년 12월에 열린 아이히만 재판을 직접 재판정에서 지켜본 그녀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이는 1963년에 출판되어 큰 논쟁거리가 되었다.

     

먼저 아렌트는 피고석의 아이히만에게서 “실제로 저지른 악행에 비해 너무 평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녀가 보기에 그는 피에 굶주린 악귀도, 냉혹한 악당도 아니었다. 그냥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중년 남성이었다.”

     

그 사실은 오히려 아렌트를 한니발 렉터 박사를 본 스털링보다도 더 소름끼치도록 했다. 아이히만은 특별한 인간이 아니었다. 어떤 이념에 광분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는 다만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했을 뿐이었다. 아이히만은 “나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되풀이했다. 그리고 칸트까지 인용하며 명령은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비록 그 내용이 수백만의 죄 없는 사람들을 살육하는 것이라도!

     

자신이 저지른 일과 자신의 책임을 연결 짓지 못한 채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는 아이히만에게서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 악이란 뿔 달린 악마처럼 별스럽고 괴이한 존재가 아니며, 사랑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우리 가운데 있다.

     

그리고 파시즘의 광기로든 뭐든 우리에게 악을 행하도록 계기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멈추게 할 방법은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일상성에 묻혀, “누구나 다 이러는데” “나 하나만 반대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나는 명령받은 대로 하기만 하면 돼” 등의 핑계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그만둔다면, 평범하고 선량한 우리는 언제든 악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보다 선하게 만들고 싶다면 어떤 이념이나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끝)



-------------------------------------------------------------------------

[교양/기제 29기 이후 PD 성명서]


‘선배’라는 이름의 당신들께 – 교양/기제 29기 이하 후배 피디들이


 

 

허수아비 사장의 인사 칼춤에 온 회사가 경악하던 밤우리는 두 명의 피디 선배’ 이름이 올라가 있는 발령문 한 구석을 참담한 심정으로 보고 또 보았습니다침몰하는 공영방송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을 한 동료의 빈 자리에 올라와 있는 이름들.

     

우리는 피디사회에 아직까지는 존재하는 양심과 상식을 믿고 있었습니다우리의 마지막 믿음이 순진했음을 친히 일러주신 당신들께 한때나마 선후배로 엮였었던 인연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음을 후배들이 알아주기를 바랍니까보직 제의를 받고 잔 계산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셨을 당신들에게 간단한 답을 드립니다지금부터 우리는 당신들을 피디 선배로 부르지 않겠습니다.

     

영전해 넓어진 사무실에서 당신들께서 얼마나 더 일할 수 있는지 우리는 관심 없습니다다만,그 보직이 끝난 후에도 변함 없는 사실은적어도 이 글에 이름을 올린 우리들은 아무도 당신들을 선배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치면 눈을 돌릴 것이고같이 식사하지도술을 먹지도 않을 것입니다.업무수첩을 옆에 끼고 복도를 걷는 당신들의 뒷 모습은 수많은 눈초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모든 것은 이 부적절한 계산에 제 몸을 내맡긴 당신들께서 자초한 일입니다.

     

그리고보직 사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칸막이 뒤에서 업무 중인 몇몇 선배들에게도 마지막 고언을 드립니다많아진 후배들의 머릿 수 만큼당신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촘촘히 기억하고 있습니다적당히 양다리 걸칠 생각 하지 마십시오보직을 내려놓은 후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고 후배들과 거리로 나선 다른 동료들의 눈을 바라보십시오.

     

보직을 맡고있는 간부들이 책임이 더 크다’, ‘부적절한 지시를 용인하고 후배들의 직언에 눈감지 않았는지 되돌아 본다’ 던 보직 사퇴의 변은 선배들에게 무엇이었습니까.

     

모든 후배들이 일손을 놓고 떠난 교양기제국의 일부 프로그램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누군가의 손에 의해 제작되어 방송을 타고 있습니다파업 동참을 선언하고 손을 뗀 후배들의 프로그램을 더럽히지 마십시오후배들의 프로그램에 몰래 손을 대는 이유가 당신들의 말대로 후배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입니까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까.

     

어렵고 엄중한 싸움입니다거리로 나간 후배들의 등에 더 이상 칼을 꽂지 마십시오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버린 위의 두 선배’ 전철을 밟으시렵니까후배들이 프로그램을 놓으며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바로 당신들에게 프로그램을 배우며 생겨난 것임을 잊지 말아주십시오같이 손잡고 걸으십시다.

     

기획제작국교양문화국 후배 피디 일동

 

     29 염지선기훈석 ,정효영허양재오은일강윤기김자현이현정

     30 남진현류종훈이지운이은형이준화조지호조민지김민희전수영윤진영,

               김광수김승욱정범수김한솔

     31 강민승강지원김명숙김문식김자영김효진박소율신주호심하원오준석,

               우현경이승현이지윤이지희정현진황혜지이은미

     32 유재우

     33 조영중김영우진정회윤민아

     34 김범수이윤정현재성안상미

     35 임종윤

     37 김아리김민정김범섭김형석유경현유희진이지희전진최진영하동현

     38 길다영김가람김은곤문지혜박병길박상욱상은지이원식이승문임효주최승현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