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들이 전교조의 합법성이 유지되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원 앞으로 보내는 탄원서 ⓒ 교육희망

전교조는 우리의 '존재이유'
전교조는 학교를 정화시키는 '필수요소'
전교조는 우리 사회의 '소금'
 
교사들은 합법노조로 15년을 활동해 온 전교조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었다. 오는 19일 전교조 설립취소 통보의 취소 여부를 판가름 할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 교사들의 간절한 소망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교조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현재 전국에서 3593명의 교사들이 탄원서를 보내 왔다. 이 가운데 556명은 손으로 직접 탄원서를 썼다. 교사들은 탄원서에서 전교조에 대한 마음, 설립취소 통보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경력 17년차"라고 밝힌 대구의 한 고교교사는 전교조가 "학생의 인권을 위해 0교시·강제보충·자습을 폐지했고 촌지 근절에 큰 역할을 했다. 교장의 독단과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에 브레이크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전교조의 역할이 학교와 사회에 큰 기여를 했는데도 9명의 해직교사가 노조에 적을 두었다고 노조가 아니라고 쉽게 말할 수 있나"고 물었다.
 
강원의 한 초등교사는 "전교조가 없었다면 저는 협력보다는 경쟁을, 비인간적이고 물질문명을 쫓는 가치관을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했을 것이다. 그런 미친 사회의 말로가 세월호 참사"라며 "법원의 판결이 우리 교육을 살리는 작은 촛불이 되길 기원한다"는 희망을 보였다.
 
대전의 한 초등교사는 "전교조는 학교가 자기 임무를 제대로 하는지 살피고 걸러주는 체와 같다"며 "학교가 고인물이 아니라 아이들 속으로 흘러가는 물이 되게 해 달라. 떳떳한 교사로 살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구의 한 고교교사는 "전교조를 택한 것이 교직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전교조는 제 자부심이고 교육의 밑바탕"이라며 "교사들이 올바르게 교육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참교육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교사들은 해직교사들을 내칠 수 없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경북의 한 초등교사는 "세월호 선장처럼 어려움에 처한 승객을 버릴 수는 없다. '모난 돌이 정 맞으니 힘든 일은 하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는 없다"며 "아이들과 참다운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직된 선생님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경력이 적은 새내기 교사들도 전교조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 3년차 교사"라고 밝힌 강원의 한 고교교사는 "직접 겪어본 전교조는 '이념단체'나 '아이들을 도구화하는 조직'이 아니었다"며 "참교육이라는 교사의 가치와 사명감을 위해 일신의 위험이나 희생을 개의치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건강한 조직"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번 판결이 학교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북의 한 초등교사는 "교대에 입학해서 참교육자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을 때 전교조 교사들을 접하고 좋은 교육을 위해 서로 나누고 배울 수 있었다"며 "15년 동안 합법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해 온 전교조를 부정하는 것은 참으로 답답하고 기가 막히는 일"이라며 재판부에 현명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 교사는 올해 교단에 선 뒤 전교조에 가입했다. 
 
최대현 기자 gisawon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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