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개입 사건으로 국정원이 압수수색까지 당하면서 물갈이 차원에서 국정원 고위직 인사들이 사퇴했습니다.

그들 중에는 국정원 대선개입의 배후로 지목된 인사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들이 최근 줄줄줄이 대기업 임원으로 취업했습니다. 혼자 취업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취업 승인을 해줬습니다.

대기업뿐 아니라 신문사에도, 노사분규 업체에도, 심지어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변론하는 대형로펌에도 국정원 고위직 출신 인사가 포진했습니다.

국민TV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확인한 내용입니다. 김지혜 피디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국가정보원이 인터넷 댓글뿐 아니라, SNS 조작으로도 대선에 개입했던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나고,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진행됐던 이 때.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 1급의 90% 이상을 물갈이 했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던’ 차문희 국정원 2차장도 옷을 벗었습니다. 그가 지난 3월 현대제철 고문으로 취업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국정원의 예산 책임자였던 목영만 기조실장도 함께 국정원을 떠나야 했습니다. 목영만 기조실장 역시 지난 4월 삼성경제연구소에 재취업했습니다. 역시 고문입니다.

   
 

이밖에도 당시 함께 물갈이를 당한 국정원 1급 고위직 3명도 CJ대한통운, 라이나생명보험 등에 직장을 잡았습니다.

이들이 퇴직 후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모두 아무 문제 없이 통과됐습니다.

정부 고위 관료, 그것도 정보기관의 범죄 행위 때문에 물갈이 차원에서 사퇴한 관료들이 사기업으로 직행하는 일. 박근혜 대통령이 척결을 부르짖고 있는 '관피아'의 전형입니다.

국민TV가 최근 5년간 국정원 퇴직자들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09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를 받은 국가정보원 고위 공직자는 총 48명. 대부분이 대기업으로 향했습니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눈에 띄는 취업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난 2012년, 취업 심사 대상에 법무법인이 포함된 이후, 국정원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가 있습니다.

국정원 2급 공직자 출신인 김윤창 씨는 금융감독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재직했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국가정보원에 재직했고, 작년 5월 말, 취업 승인을 받아 현재 법무법인 화우에서 수석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법무법인 화우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습니다.

또, 김윤창 씨의 취업 승인이 난 지 보름 뒤인 지난해 6월 14일, 김 전 청장에 대한 공소장이 법원에 접수됐습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경우도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900일 가까이 투쟁을 이어가야 했던 기업 기륭전자. 기륭전자는 지난 2008년, 국정원의 개입설까지 불거진 바 있는 곳입니다.

국정원 3급 출신의 한 공직자는 지난 2010년, 이 회사의 비상임 이사직을 맡았습니다.

그가 기륭전자에 취업했던 시기, 이 회사 노동자들의 투쟁은 벌써 1600일 가까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심지어 신문사로 자리를 옮긴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정원 3급 출신의 한 인사는 매일경제신문 산하에 설치된 중국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지난 2012년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 2011년에는 박성도 전 국정원 제 2차장이 주가 조작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기업 셀트리온 부회장 직을 맡았습니다.

국민TV뉴스 김지혜입니다.

    

※ 이 기사는 제휴사인 국민TV가 제공한 뉴스입니다. ☞국민TV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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