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버스 전국순회 보고대회·특별법 제정 촉구 서울시민결의대회

▲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150여명이 12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장에 여·야·유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3자 논의 테이블 구성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진행하고 밤이 깊어져 은박 돗자리와 이불을 덮고 노숙하며 밤을 지새웠다. ⓒ 변백선 기자
▲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국회 본청 앞에서 진실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제대로 된 특별법을 요구하며 침묵, 연좌 농성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가족들이 4.16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농성과 범국민촛불을 잇고 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7월 12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가족버스 전국순회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세월호 가족들이 주최한 이날 첫 집회에서 가족들과 시민들은 함께 눈물 흘리며 슬픔을 넘어 함께 분노하자고, 4.16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하자고 다짐했다.

보고대회에 앞서 세월호 가족 150여 명은 이날 오후 5시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여·야·유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3자 논의 테이블 구성을 요구하며 침묵농성을 시작했다. 전국 지역을 순회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서명운동을 벌인 가족들은 청계광장에서 시민들과 촛불을 밝혀드는 한편 국회로 달려가 농성에 합류했다.

고 유예은 학생의 어머니 박은희 씨가 이날 보고대회 사회를 맡았다. 박은희 씨는 “희생자 가족들이 아직 정상이 아니”라면서 “전국을 돌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 주신 국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하고 “제 딸이 이곳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늘 오고 싶어 할 때 못왔는데 오늘 제 딸을 위한 촛불집회 사회를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직 진도 팽목항에는 11명 실종자의 가족들이 있고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하고 “4월 16일 팽목항으로 달려간 이후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고 가장 힘들었던 건 철저하게 고립됐다는 느낌이었는데 11박 12일 간 전국을 돌며 우리가 더 이상 고립되지 않았음을, 함께 하는 국민들이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 세월호 사고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1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가족버스 전국순회 보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세월호 가족들을 비롯한 대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라"며 구호를 외쳤다. ⓒ 변백선 기자
▲ 아이들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 변백선 기자
박은희 씨는 “저희 손을 잡아준 국민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오늘 이 자리에서 뜻깊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지금도 아침마다 아이들이 곁에 없어 고통스럽지만 여러분이 함께 해 주시니 힘내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들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이제는 만질 수도 없고 영상으로만 사진으로만 이름으로만 만날 수 있는 아이들. 아이들이 모여 찍은 단체사진들이 한 컷 한 컷 이어지자 가족들과 시민들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세월호 선체 내부의 영상이 나오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심정이 자막과 음성으로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분노를 담은 눈물을 흘렸다.

2학년 5반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희숙 씨는 “우리 가족들의 생활이 궁금하실 것”이라면서 “우리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믿고, 대한민국을 믿고, 우리 어른들을 믿고 목숨을 잃었다”고 말하고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분향소에서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전국을 순회하며 슬픔을 나누고 시민들과 부둥켜 안았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와 함께 걷던 거리에서, 함께 영화를 보던 곳에서, 쇼핑을 같이 하던 곳에서 눈물을 닦으며 가슴을 쥐어 뜯으며 국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울고 웃었다”면서 “지금 국회에서는 3자 협의체를 요구하며 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고 말하고 “함께 하는 국민이 있으니 우리가 원하는 특별법을 관철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결의했다.

▲ 민변 박주민 변호사가 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세월호 가족을 시작으로 대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이어받으며 4.16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하자고 다짐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가족버스 전국 순회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가족들은 전국 지역을 돌며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을 찾아가 노동자들을 만나고, 시민사회단체와 교육감, 지자체장 등 기관장들과 면담을 했고, 기자회견도 했다.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천만서명도 호소했다.

2학년 4반 최성호 군의 아버지는 “4월 16일 아이들이 빠졌을 때 저는 팽목항에 가면 아이들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다음날이 되고 그 다음날이 돼도 구하지 못하고 떠오르는 시체만 건지다 4일째가 되자 내 자식이 죽었겠구나 했다”고 말했다.

“제 아들이 보고 싶어서 그 아이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우리 아이가 입던 옷을 입고 신발과 양말을 신고 나왔다”고 말한 아버지는 “보고 싶고 만지고 싶다”면서 “내 새끼가 죽었는데 저는 왜 죽었는지도 모르고 누구의 잘못으로 죽었는지도 모른다”고 고 울부짖었다.

아버지는 “무엇이 두려워 안 가르쳐 주느냐?”면서 “아들이 보고 싶은데 내 새끼는 죽고 너무 힘들다”고 말하고 “4월 16일 아이들을 잃은 500명의 부모들은 아빠니까 엄마니까 알아야겠다”면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성호 군은 외아들이었다. 자식은 모두 귀하지만 외아들, 외딸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더 주체하기 힘든 고통에 시달린다고 사회자는 전했다.

▲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민대회에 참여한 유가족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가족들이 입은 티셔츠 뒷면에는 아이가 속한 반의 숫자가 적혀있고, 숫자 속에는 희생된 아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 변백선 기자
▲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비롯한 '엄마의 노란손수건' 카페 회원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지난 5월 가족대책위가 만들어진 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들이 가족들 손을 잡아줬다. 민변 박주민 변호사가 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에 대해 설명했다.

가족들은 가족과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위원회 내에 안전사회소위원회를 두고, 특별위원회의 충분한 활동기간이 보장되고, 참사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대안을 마련하되 해당기관이 듣지 않으면 징계하도록 하고, 특별위원회에 특검 수준의 독립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이런 참사를 겪었으니 충분한 보상을 받으라고 했지만 가족들은 위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필요치 않다고 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가족들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는 물론 전반적인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가족들이 7월 12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이 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지만 두 정당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실종자를 조속히 수습하라!”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라!”
“책임자를 끝까지 처벌하라!”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

▲ '세월호 가족버스 전국순회 보고대회'를 마친 후 바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4.16 특별법 제정 촉구 서울시민 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이 "우리 모두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변백선 기자
이렇게 1부가 종료되고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2부 ‘4.16 특별법 제정 촉구 서울시민 결의대회’가 같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렸다.

다양한 악기들이 총동원돼 합주가 펼쳐졌다. ‘세월호 게릴라 음악인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연주하고 부르며 가족들과 함께 ‘유가족 참여 특별법 제정’ 피켓을 들고 촛불을 들고 팔뚝질도 하며 세월호 가족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가족참여 국민참여 특별법을 제정하라!”
“여야유가족 3자협의회 수용하라!”
“가족울린 망말우롱 조원진은 사퇴하라!”
“막말의원 가족우롱 조원진은 사퇴하라!”

인권운동가 박진 씨가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농성 중인 가족대책위 전명선 부위원장을 전화로 연결했다. 전 부위원장은 청계광장에 집결한 5,000여 명의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이번 참사를 계기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하며, 그때까지 국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4월 16일부터 민주노총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표명하고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은 우리 아이들이 저렇게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울 것이며 그 첫번째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면서 “우리 모두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7월 15일 오전 10시 여의도에 모여 서명지를 갖고 국회로 갈 건데 함께 해달라"며 호소하는 2학년 4반 한정무 아버지 한상철 씨. ⓒ 변백선 기자
2학년 4반 한정무 아버지 한상철 씨는 “우리나라에서 유례없이 350만 넘는 서명을 받았으며 천만을 달성할 때까지, 법을 제정하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아침에 나올 때마다 아들 사진을 보면서 아빠가 법을 만들 수 있을까 하고 묻는다”면서 “7월 15일 오전 10시 여의도에 모여 서명지를 갖고 국회로 갈 건데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사회자는 오는 7월 15일 세월호 가족들이 그동안 받은 400만명 서명지를 갖고 국회로 갈 때 국민 대표단으로, 신문광고 제작단으로, 현수막 청원단으로 함께 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여야 협의기구 의원들에게 항의전화를 하고, 가족에게 막말을 하고 국민을 무시한 조원진이 다시는 정치를 못하도록 규탄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7월 12일 오후 5시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여·야·유가족 3자협의체 구성을 비롯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가족들은 오늘(7월 13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가족들 입장을 밝혔다. 각계원로와 시민들은 7월 13일 오후 4시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가족들을 지지방문하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촛불기도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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