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기습 기자회견 시도에 시민들 “당신들은 자식도 없냐”

▲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가족 단식농성장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동조단식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도철스님, 문정현 신부,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시민사회 단체 및 종교계 관계자, 정치인들은 4.16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유가족들과 함께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14.7.18/뉴스1

[뉴스1]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단식농성이 5일째에 접어든 18일, 노동계와 종교계 등 각계 인사들이 유가족의 단식 농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세월호참사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단식농성이 진행 중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가족의 마음으로, 국민의 힘으로, 4.16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가족들 곁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조계종 노동위원회 도철 스님, 민교협 의장 백도명 교수 등 각계 인사 13명이 유가족들과 함께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 

이들은 "다가오는 24일, 세월호 참사 100일째를 앞두고 특별법이라도 제정해 먼저 죽어간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고자 했던 유가족들의 마음을 대통령과 여야정당은 외면했다"며 "아무리 마음을 다해도 가족들의 비통한 가슴에 닿을 수는 없으나, 4.16특별법을 제정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벌해 안전사회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기소권과 수사권이 보장되지 않는 특별위원회로는 진상조사를 할 수 없다"며 "재발방지 대책이 없는 특별법도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과 정부는 350만 국민의 이름으로 청원된 4.16 특별법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만약 이 참사가 이대로 잊혀지기만을 기다린다면, 더 큰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세월호 유가족의 목소리에 국민들이 답해야 할 때"라며 1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에의 참석을 호소했다.

한편 이들의 기자회견에 앞서 대한민국 엄마부대 봉사단과 탈북여성회 등 보수단체들은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한 의사자 선정과 생존자에 대한 대학 특례 입학을 비판하는 기습 기자회견을 시도했다.

엄마부대 등은 '세월호 희생자 안타까우나 국가의사자·대학 특례 등 해도해도 너무하네요'라는 현수막과 '도가 지나치면 국민들이 외면합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네요' 등의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시도했다. 그러나 단식 농성장에 있던 유가족 관계자와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이 "당신들이 엄마냐, 부모들이 힘들어하며 단식을 하고 있다", "당신들은 자식도 없냐"고 강하게 반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경찰 역시 "이곳(광화문광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빈소'로 여기고 있다"며 기자회견의 장소 이전을 요구했고 결국 엄마부대 등의 기자회견은 광화문 광장 길 건너편에서 진행됐다. 

   
▲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가족 단식농성장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이 의사자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며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집회를 하려 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2014.7.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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