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임금인상·노조사무실·전임자 등 노조요구 상당부분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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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이랜드로 비화될 직면에 처했던 제주 삼영교통지회가 투쟁 끝에 '교섭타결'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제주 삼영교통 버스노동자들 투쟁의 성과로 노사교섭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삼영교통지회 조합원들의 생존권사수를 위한 정당한 요구에 대해 회사가 상당부분 받아들임으로써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 것.

삼영교통 노사 양측은 지난 3일 열린 3차 실무교섭에서 ▲임금인상 ▲노조전임자 인정 ▲노조사무실 제공 등에 잠정합의했다.

노조는 8월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세 차례 열린 실무교섭에서 임금인상 관련해 기존 시급 3,480원을 4,200원으로 인상할 것과 인상분을 5월부터 소급적용할 것, 노조전임자 인정 및 노조사무실 제공 등을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30일 첫 실무교섭에서 노조가 요구한 사항 중 임금인상과 노조사무실 제공을 받아들이고, 식대명목으로 요구한 월 1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전임자와 임금인상 소급적용 요구에 대해서는 거부했으며, 노조가 다시 임금 소급적용이 안된다면 월 50만씩 산정해 3개월분 위로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자 사측은 이마저 거절했다.

1일에 이어 3일 제주노동청에서 재개된 3차 실무교섭에서 삼영교통 노사는 노조전임자 인정이라는 한층 진전된 내용에 합의했다. 또 사측은 임금인상 소급적용 내지 3개월분 위로금을 지급하라는 노조 요구에 대해 일단 위로금 일정액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이같은 노사합의사항을 가지고 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였으며 조합원 70%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삼영교통 노사 양측 교섭대표는 노조 조합원들의 찬성의견을 바탕으로 5일 낮 12시30분 본합의에 들어간다. 본합의에서 노사는 삼영교통 버스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합의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사측은 위로금으로 지급할 금액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삼영교통 노사합의 내용대로 임금인상이 이뤄진다면 시급 인상과 식대 지급 등을 통해 복격일제로 월 18일 정도 평시적으로 근무했을 경우 급여 기준 약 20만원 정도의 임금인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영교통 노사교섭에서 노조측 교섭위원으로는 문용원 민주노총 운수노조 버스본부 조직쟁의실장이, 사측에서는 강지윤 전무가 각각 참석해 실무교섭을 벌였다.

민주노총 운수노조 버스본부 삼영교통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2월10일 노동조합 결성 후 임금인상을 비롯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24일 파업에 돌입했으며,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을 비롯한 총력투쟁을 선포하면서 사측에 대해 29일까지 전향적인 안을 가지고 교섭에 임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삼영교통 사측이 29일 오후 늦게 연락을 해 왔고, 30일 첫 실무교섭이 이뤄졌다. 이어 1일과 3일 두 차례 더 실무교섭을 가진 끝에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이 마련됐다.

고대언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장은 “이번 실무교섭 결과는 지난 3개월간 삼영교통지회 조합원들의 끈질긴 투쟁 속에서 얻은 값진 성과”라고 평가하고 “이번 투쟁이 성과적으로 마무리돼서 다시 현장에 복귀한다면 제주지역 버스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에 큰 획을 긋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실무교섭에 노조측 대표로 참가해 교섭을 벌인 문용원 민주노총 운수노조 버스본부 조직쟁의실장은 “삼영교통 버스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지 못하고 23년 동안이나 상조회만 존재해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도 친인척사회에서 기존의 틀을 깨기가 버거웠다”고 말하고 “이번 노사합의를 통해 현재 40%인 노조 가입률을 획기적으로 올려 노동자들의 권익을 찾아가는 노동조합으로 우뚝 서고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준공영제를 준비하는 계기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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