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 열명 중 여덟, 아홉은 공사가 아니라 협력업체에 소속된 간접고용 노동자들입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부문 간접고용 비중을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인천공항의 간접고용 실태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인원을 줄여서 갈등을 유발해 오던 공항공사가 이번에는 인력 감축 규모도 늘리고 직원들 경력까지 이른바 제로 세팅을 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공석인 사장 자리 다툼도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성지훈 피디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아침 인천 국제 공항 여객 터미널 앞.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소속 1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공항공사가 아니라 협력업체 소속으로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로, 협력업체 변경에 따른 노동조건의 후퇴에 항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1인 시위를 벌인 일로 공사가 이들 중 10명을 고발하자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공사는 인천 아시안 게임 개막 전날인 18일부터 공항 전 지역에 집회신고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노조의 집회와 시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섭니다.

   
 

[조성덕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지부장]
“한 번도 일인시위에 대해서는 고소‧고발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그랬을까요. 그리고 이곳 집회장소도 공항검사가 새벽 6시 나가서 아침에 집회 장소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보안경비, 보안검색 업무쪽 협력업체를 바꾸고 업체수를 늘리는 이른바 ‘쪼개기’를 단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8명이 고용승계가 안되는 사실상의 해고를 당했습니다.

   
 

나머지 노동자들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공항 개항 직후부터 10년 넘게 일한 노동자들도 1년차 신입직원이 됐습니다.

보안경비와 보안검색은 노조활동에 적극적인 노동자가 많은 업무 분야여서 노조 탄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성덕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지부장]
“공항검사는 공항 운영 효율성을 자꾸 얘기하는데 그러면 정상적인 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정규직화를 시키든지. 저희가 여기서 14년 근무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간접고용, 비정규직입니다. 그렇게 계속 공항공사가 잘못 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싸워나가고 있으니까 여기에서는 노동조합을 없애겠다는 라는 생각으로 이렇게 탄압을 하고 있는 거죠.”

   
 

노조는 지난 해에도 15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릴레이 일인시위를 벌이고 파업까지 했지만 검찰에 고발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최근 공항공사가 이례적으로 노조 무력화를 시도하는 밑바탕에는 공사 사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현재 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언급되는 인물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현재 공사 사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최홍열 부사장입니다.

안 전 시장은 전임 정창수 사장이 사퇴하면서 ‘내정설’까지 돌았을 만큼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습니다.

새누리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유정복 현 시장을 공천하는 대신, 안상수 전 시장은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줄 것이라는 후문이 떠돌기도 했습니다.

   
 

최홍열 부사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 여론이 일자 내부승진을 통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어 왔지만 최근 유류비 유용 의혹으로 검찰 내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안 전 시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자 최 부사장이 정권에 코드를 맞추기 위해 간접고용 확대와 노조 무력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옵니다.

정부가 간접고용을 부추기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
“기획재정부나 국토해양부의 정책이 인건비를 줄이는 경영효율화의 모습을, 겉모습을 취하는 것이 권장돼 왔었기 때문에 이런 비정규직 남용 구조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그것이 효율적인 경영의 모범인양 칭송받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공부문에서의 간접고용을 통한 차별 대우와 만성 고용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이 되지 못했고, 인천공항의 경우 사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다툼의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TV 뉴스 성지훈입니다.

※ 이 기사는 제휴사인 국민TV가 제공한 뉴스입니다. ☞국민TV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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