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2기 노동자 정치세력화 길 찾기 연속토론회> 첫번째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 이후 ‘노동정치’는 길을 잃었다.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철회 이후 2기 노동자정치세력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그 길찾기 역시 쉽지않다.

민주노총 정치위원회는 지난 9월 23일 <민주노총 제2기 노동자 정치세력화 길 찾기 연속토론회>를 개최하고 노중기 한신대 교수와 이근원 민주노총 정치위원자의 발제에 이어 양동규 금속노조 전 부위원장, 윤주환 경남본부 정치위원장, 심재옥 전 진보신당 부대표의 토론을 진행했다.

노종기 교수, '종속적 신자유주의 노동체제’ 극복해야

▲ 노중기 교수노조 부위원장. 한신대 교수

노중기 교수는 <민주노조, 새로운 정치운동의 가능성과 한계>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노동정치-진보정치의 패배는 주체의 문제도 있지만 구조적이고 객관적인 변화에 주목한다. 노 교수는 사회민주화를 핵심과제로 하는 ‘87년 체제’라고 규정되는 사회운동의 상승기는 96~97년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마감되었고 97년 말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20년 동안 ‘종속적 신자유주의 노동체제’라는 새로운 구조적 환경이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구조적 환경에서 지배층은 ‘두 국민 전략’이라는 헤게모니 프로젝트를 구사하는데 그것은 ‘(신자유주의) 경쟁체제는 기본적으로 정당한 것이고 그 속에는 승자와 패가가 있기 마련이라고 피지배 민중들에게 각인시키는 지배전략이다. 비정규직이나 중소영세사업자들은 능력이 없는 것이므로 패배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를 주입힌다. 이러한 지배전략은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면서 변함없이 추구된 ’선진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더 경쟁해야 하고 실패자는 도태된다는 것, 선진국에서도 고용유연화를 추진하고 ’불법 노동운동‘은 탄압하고 있다. 이것이 다 선진국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해 왔다. 노무현 정권 역시 동북아 프로젝트, 2만불 시대, 한미FTA를 추진했다.

반면 대항 세력은 이러한 사회구조적 변화에 조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민주화 프로젝트에 집착한 것이 실패의 주요인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노동당 창당과 2004년 원내진입 성공은 민주노총 합법화와 더불어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는 개별노조가 감당할 수 없다는 대중적 각성에 힘입은 것인데 이후 조합주의 운동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배전략에 포섭된 점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 산별노조 운동 = 계급적 연대의 실패 △ 노조와 정당관계의 왜곡 = 배타적 지지로 표현되는 과도한 결탁 △ 운동전략과 북한문제 = 민족주의적인 퇴행을 지적한다.

노중기 교수는 결론적으로 대중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에 장악되어 있다는 것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 북한문제와 민주대연합론을 극복할 새로운 진보정치 노선의 정립 △ 사회연대 전략을 핵심으로 산별노조운동의 혁신 △ 정당과 노조운동의 분리정립을 제시한다.

▷ 토론회 발제 팟캐스트로 듣기

이근원, '전략없는 실용주의로 1기 노동자 정치세력화 실패'

▲ 이근원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이근원 정치위원장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민주노총 정치활동 20년의 반성적 평가>를 주제로 두번째 발제를 했다. 이근원 위원장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노동운동을 중심으로 평가하면 운동의 퇴조기라고 할 수 있는 1997년에야 조직적으로 정당건설운동에 나섰다는 점, 기업별노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노동정치운동의 문제를 지적한다. 민주노동당 창당과정에서부터 존재했던 운동노선의 갈등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치열하지 못한 결과 전략노선에 기초하기보다는 선거에 집중해 온 실용주의로 흘렀다는 것이다.

2004년 민주노동당이 10명의 의원을 배출한 성장기에도 민주노총 조합원의 5%만 당에 가입하고 그 중 50% 정도만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는 한계와 할당제가 결국 정파적 대결양상을 키워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2007년 민주노동당의 분당과 2012년 민주노동당 해산과 통합진보당 분당 등의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중심을 잡거나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정파적 편향에 휩쓸렸다는 점도 아픈 대목으로 제기한다.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 1기 정치세력화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으나 과정에서는 실용적-전술적으로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발제에 이어 양동규 금속노조 전 부위원장, 윤주환 경남본부 정치위원장, 심재옥 전 진보신당 부대표가 토론을 이어갔다.

민주노총 정치위원회는 이 날 첫번째 토론회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의 현재와 이후 방향> 11월에는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12월에는 <진보정당의 이념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연속토론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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