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교문위원장 찾아 “특단의 조처 필요” 6일 임시총회서 '누리과정 예산편성 거부' 가능성

▲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2일 오후 국회 교문위원회 설훈 상임위원장을 방문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설훈 교문위원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복만 울산시교육감. 박재성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 ⓒ이창열

시·도교육감들이 2일 오후 국회 본청의 설훈(새정치민주연합, 경기 부천 원미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상임위원장실을 찾았다. 

이날 교문위원장 방문에 참석한 사람은 장휘국(광주)·조희연(서울)·이재정(경기)·우동기(대구)·김복만(울산) 교육감 등 5명이다. 

이들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협의회 임원단이다. 교문위 새정연 간사를 맡고 있는 김태년(경기 성남 수정)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교육감들은 이 자리에서 지방교육재정의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장 교육감은 “지난 달 황우여 교육부장관을 만나 지방교육재정의 어려운 사정을 말했지만, ‘노력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지방교육이 부도나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대구시교육청, 누리과정 예산 ‘디폴트’선언

우동기 교육감이 전한 대구시교육청의 사정은 더 안타깝다. 대구시교육청의 경우 현재 1800억원 가량의 교부금을 교육부에서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월부터 누리과정 예산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사실상 누리과정 예산 모라토리움(지불유예)를 선언해 디볼트(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다. 특히 지난 8월에는 긴급자금을 차입해 교직원들의 급여 940억원을 가까스로 지급했다. 

우동기 교육감은 “현재 교육청 금고에 남아있는 돈은 100억원 남짓밖에 없다. 공무원 월급도 못 주는 사태가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다음 달은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보건복지부에서 관할하고 지자체에서 지도·감독하는 어린이집 보육료조차 교육청 예산으로 지원토록 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이 파탄 직전이다”며 “경기도의회는 영·유아 예산 지원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예산편성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경기도뿐 아니라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시·도의회와 대전과 전남, 제주 등의 지방의회도 영·유아 지원예산 편성을 거부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설훈 교문위원장은 “(교육부와 기획재정부에서) 돈을 안 주면 어쩔 수 없다. 돈이 없으니 예산편성 자체가 불가능한 것 아닌가”라며 “황우여 장관이 교육예산을 늘리기 위해 단단히 결심하고 노력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설 위원장은 이어서 “박 대통령과 기획재정부장관이 지방교육재정이 파탄위기에 몰린 현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교육부도를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 사태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오는 6일 인천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교육재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이날 전국의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편성 거부를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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