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북으로만 선거 운동한 거 아니냐?

브라질 노총(CUT)의 조합원은 현재 7,890,353명이다. 그러나 단협의 효력을 적용받는 노동자를 포함한 수는 24,062,754명이라 한다. 대통령선거 1차 투표가 끝난 후 브라질 노총의 중앙집행위원회가 열렸다. 연수단은 여기에 초청받았다. 대략 회의에 35명 정도가 참석하고, 뒷자리엔 참관자들이 앉아 있었다. 대충 세어보니 남자가 22명 여자가 12명 정도였다. 특히 참관인석에 여성이 많은 게 인상적이었다. CUT 위원장 바그네르 프레이따스(Vagner Freitas)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CUT만이 아니라 다른 노총(현재 브라질에는 6개의 노동조합 총연맹이 있다)에게도 총결집을 호소하자. 모든 도시에서 반격해 나가자. 현재 각 노총이 누구를 지지했는지 설명해 주고, 지우마 대통령의 재선을 호소하자. 이 자리는 정권을 놓칠 경우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하는 역사적 자리다.”라는 내용이라 했다.

▲ 브라질 노총의 조직도.
금속노조(CNM) 위원장 파울루 까이리스도 “혹시 페이스 북으로만 선거 운동한 거 아니냐?”라면서 “3위를 한 사회당 후보 시우바를 지지한 사람 중 얼마나 이쪽으로 올 것인가 여부가 중요하다. 상파울로에서 이겨야 우리가 이긴다.”라며 분발을 촉구하고 있었다. 국제노총 위원장으로 CUT 출신인 주앙 펠리시우지오도 “사회당과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우리가 뭘 주장하는지를 정확히 알려야 한다.”라고 거들었다. 비록 무슨 말을 하는 지 통역을 통해 늦게 듣긴 했지만 1차 대통령선거 투표를 끝낸 그들의 팽팽한 긴장을 느낄 수 있었다. 브라질 노총은 역사를 뒤로 돌리지 않기 위한 사활을 건 투쟁을 전개하고 있었다. “선거운동을 제도에 의존해서 해 온 것이 문제”라며 대 시민 설득 전략을 강화하고, 사회운동 등 전통적 기반의 동원에 나서야 한다는 내부 지적을 하고 있었다.

세계의 금속노동자와의 연대가 중요

▲ 브라질 금속노조와 함께.
수단은 룰라 전임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이자 정치적 고향인 상파울루 주의 ABC 지역을 방문했다. 그 곳에서 총 280만명의 금속노동자 중  837,853명의 조합원(30%)을 가진 금속노조(CNM)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브라질 노총의 현재와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알다시피 룰라 전 대통령도 선반공 출신으로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이다. 1980년 이곳에서 최대 10만명이 참석한 41일간의 파업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현직 파울루 까이리스 위원장은 프레스공 출신이다. “위원장으로서 역점사업은 단체협약이 지역마다 다른 지역을 방문해 그 지역 금속노동자와 소통하고 연대해 전국적으로 동일한 단체협약을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미래의 노동운동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특히 여성이나 흑인 등 소외된 계층에서 미래의 노동운동 지도자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과제는 유럽지역 외에 아프리카 등의 세계 금속노동자들과 연대하는 것이다.”라는 그의 말에서 브라질 노총이 가진 고민의 일단을 볼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그랬지만 브라질 역시 “연대”를 유난히 강조하고 있음이 신선했다.

▲ 세월호 특별법 요구 현수막을 든 금속노조 위원장.
특히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위해 단체협약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예를 들면 내 임금은 여기에서 2400달러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바이야라는 다른 지역에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동지는 1,000달러를 받고 있다. 이런 격차를 줄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똑같이 일하는데 임금이 달라서는 안 된다. 그것은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이런 차이들을 맞추지 않으면 노동조합의 단결에 큰 장해가 된다. 자본가들은 마치 지역마다 생활임금이 달라서 격차를 둔다고 하지만 삶의 유지비용은 동일할 수밖에 없다. 자본가들의 말은 거짓말이다. 나아가서 브라질 내부에서만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아니라 전세계 금속노동자들은 다 같아야 한다고 본다.”면서 단체협약국을 둔 이유를 설명했다.

▲ 전세계 공동행동, 좋은 일자리 집회.
▲ 집회장에서 연수단.
연수단은 브라질 노총과 함께 10월 7일 세계적으로 동시에 개최하는 “좋은 일자리 촉구 집회”에 함께 했는데 그 때도 주요 요구 중의 하나가 “동일노동, 동일임금”이었다.

우리는 정당에 대해 독립적이다

“룰라가 브라질 노동자당(PT)을 창설할 당시 위원장이었고, 정당과 대단히 긴밀한 관계이긴 하나 기본적으로는 노조와 정당과의 관계는 독립적인 위치에 있다. 물론 지향에 대해서는 일치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당은 물론 정부와도 독립적이다. 노조는 노조의 일을, 정당은 정당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우리의 역할은 노동계급의 투쟁을 통해, 노동계급의 이해에 매진하는 것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금속노조 출신들이 상파울로시의 시장과 연방의원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정당활동이지 노조활동은 아니다. 정당과 노조의 정책적 교류와 소통은 활발하지만 여전히 독립성은 유지한다. 연방 하원의원 중 노동자 출신의원은 전체 513명 중 45명이다. 이전에는 86명이었다고 한다. “노조출신의 정치가는 임기가 종료되면 노조활동가로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그들은 다시 밑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결코 위로 바로 복귀하지는 않는다.”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비록 지향에 있어 같기에 브라질 노동자당을 지지하긴 하지만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고유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래도 룰라 대통령과 지우마 대통령 등 노동조합에 우호적인 정부가 들어선 후에 조직률이 증가하지 않았을까? 돌아 온 답변은 늘긴 했지만 CUT에서 모택동주의를 따르는 공산당과 PSTU라는 2개 조직이 분리되어 별도의 노총을 만들면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브라질에는 6개나 되는 노동조합총연맹이 존재한다.

마치 서울처럼 인구의 1/4 정도인 4천 5백만명이 몰려 사는 상파울로 주지사는 한 번도 노동자당이 집권하지 못했다. 지난 20년동안 사회민주당(PSDB)이 집권한 상태다. 연수단이 방문한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도 사회민주당 후보가 36%로 32%를 얻은 노동자당의 지우마 후보를 이기고 있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를 12년 동안 집권했지만 연방정부의 정책이 상파울로 주에서는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반면에 상파울루 시는 12년 동안 PT당이 집권하고 있는 중이다.

노동자당의 성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교육

룰라 집권이전 90년대 내내 까르도주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비공식부문이 공식부문을 추월해 55%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이었다. 룰라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룰라 정부는 약 30%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그 결과 현재 약 35~45%가 비정규직이다.”라고 했다. 브라질은 상대적으로 문맹율이 높은 편이다. 평균 교육년수가 6년~7년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으로 나갈 경우 미숙련공이 되며 따라서 저임금에 시달리게 된다. 룰라 정부는 숙련공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 모델을 바꾸었다.

노동자당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게 모든 정책의 최우선이다.” 라며 룰라가 취임한 첫해인 2003년 빈민 350만명에게 정부예산을 분배했다. “거지에게 베푸는 동냥이다”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월 소득 120헤알 미만의 가구에 소득의 절반이상인 70헤알을 지급했다. 2006년에는 1,110만가구, 2010년에는 1,280만 가구에 생활보조금을 지급했고 결국 브라질 인구 4분의1이 생활보조금을 받게된다. 그러나 생활보조금엔 엄격한 전제조건을 제시하여 반드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했고 결석률이 15% 이상이면 지원을 보류했다. (저소득층 생계지원 프로그램. 볼사파밀리아Bolsa familia) 이를 통해 교육의 질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룰라가 가장 많은 학교를 세웠다.”라고 할 정도로 기술 교육과 실업 교육을 전반적으로 재편해 대학을 세우는 등 투자를 많이 했다. 브라질노총은 노동자당 집권이후 이러한 가난한 사람을 중심으로 한 사회통합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4,200만명에 해당하는 최저임금 해결을 위해 투쟁하고 있었다.

이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결선투표를 통해 브라질 노동자당 지우마가 또 당선되었다. 브라질 노총은 우호적인 정부와 때론 대립하고, 때론 협력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 나갈 것이다. 이들의 실험을 주목할 필요가 우리에게 있을 것이다. (계속)

▲ 국제노총 주앙 안또니우 펠리시우 위원장.
* 일시 : 2014년 10월 8일
* 전 교수노조 위원장 출신, 브라질 노총(CUT) 국제협력위원장과 위원장 역임

주앙 : 브라질에서 여러분들을 맞이하는 것은 큰 기쁨이다. 국제노총에서 대표가 되는데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해주신 민주노총 동지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역사상 최초로 가장 중요하고 큰 국제노동운동조직에 남반구를 대표하는 최초의 위원장이고 라틴아메리카, 브라질 최초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CUT의 대표로서 기대한 것에 부응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국제노총을 이끄는 것이 저의 임무이다.
국제 환경 속에서 부는 증가했지만 갈수록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고, 거대한 다수는 소외되고 있고 빈곤층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가 그런 상황이다. 미국도 아주 빈부격차가 심각한데 30년 전만해도 최저임금과 최고연봉을 받는 사람의 임금격차가 30배 였지만 지금은 300배에 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알바니아에서는 조직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등 지금 상황은 역사상 가장 최악의 순간이다. 소수 특권 5%층과 거대한 다수인 95%가 맞서고 있고 계급투쟁이 아주 격렬하고 치열한 상황이다. 그것 때문에 다수의 정부는 노동개혁, 국가개혁,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국제적인 자본가들이 노동배제 전략과 노동과 대립을 심화 시키고 있고, 그 결과 빈부격차가 심각해졌다. 지금은 국제연합도 소용이 없고 세계협력기구도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 그들은 또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국제기구인 국제노동기구의 권력마저도 없애려 하고 있다.

초강대국인 미국은 전쟁을 통해 군수산업을 발전시키고 있고 전 세계 민중과 민중들이 전쟁하게끔 만들고 있고 유럽 또한 이러한 것에 기여하고 있다. 그래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경제 4국을 가리키는 용어)같은 시민국가들이 등장하더라도 2차 대전이후 세계를 지배했던 5대 강국들이 여전하기 때문에 여러 국제기구들이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 미국은 자신의 내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에서 전쟁을 벌이는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 라틴아메리카는 미국의 군사적 침략의 대상이었고 그런 침략의 결과 독재정권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영국과 미국 프랑스 같은 강대국들이 국경선을 만들어 놓았고, 이러한 제국들은 그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독재정권을 만들어왔기에 국제노총은 팔레스타인 해방 국가를 지지하고 있고 이스라엘을 반대한다.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이스라엘 민중이 아니라 정부이다.
부의 축적, 전쟁, 평화의 문제들은 전 세계 민중들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앞에서 열거한 이유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면 엘리트들은 돈을 벌고 다치고 죽어가는 것은 민중들이다. 그래서 국제노동운동의 단결이 이 상황에서 매우 중요하다. 국제노총이 좀더 정치적 힘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국제노총은 전 세계 노동자들의 7%를 대변하고 있다. 국제노총은 전 세계 노동계급의 가장 큰 조직이다. 그래서 국제노총의 힘을 확대,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제노총만이 아니라 세계노총, 중국의 공식노조를 합치면 전 세계 노동자들의 조직률이 15% 정도다. 그러나 조직률 15%는 대표성이 약하다. 자본가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조직률을 더 확대해야 하고 사회민중진영들과 연대하고 함께 투쟁해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각 국가에서 민주적이고 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진보적인 정부들이 들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라틴아메리카는 쿠바를 제외하고 10개국에서 좌파정부들이 들어섰다.  최근 스웨덴에선 사민당이 승리, 금속노동자 출신이 총리가 될 예정이다. 좌파정부가 들어서는 것은 노동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자본가 계급에 맞선 좀 더 많은 진보적인 정당이 만들어져야 한다. 진보적인 정당들이 좀 더 대중적이고 좌파적이어야 하며, 이런 정당들과 노조가 함께 동맹을 맺고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사회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나서야한다.

그래서 국제노총은 단지 회의테이블이 아니라 한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스웨덴 노총들과 함께 좀 더 전투적인 노총을 만들려고 한다. 현재 스페인, 이태리의 노동자들이 보수적인 정부에 맞서 싸우고 있다. 한국의 노동자들이 전투적으로 싸우고 있는 것처럼 전 세계 노동자들이 함께 싸울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 있다. 회의만 하는 것은 의미 없다. 유럽의 노동운동과 미국의 노동운동도 각각 현 정부에 맞서 다양한 행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은 1940~60년대는 30%의 노조 조직률을 유지했으나 지금은 8~9%의 조직률로 떨어져있지만 반격하기위해 노력중이다. 좀 더 많은 정치적 힘과 사람들을 모아 노동운동이 나설 때 세상이 좋아지고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브라질 노총과 민주노총이 만나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민주노총이 국제노총을 만나 어떻게 싸울지 논의하고, 북반구와 남반구가 어떻게 같이 싸울지 논의하는 이 자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초국적 자본들은 각국의 보수적인 정부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에 맞서 싸우기 위한 국제적인 연대를 조직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초국적 자본, 기업가들은 자신들만을 위한 사설 교통, 보 시스템을 갖고 있어 대다수 노동자들을 위한 공공서비스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없다. 국제노총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건강권, 환경파괴 감시등의 지속적 역할과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브라질노총과 민주노총은 서로 협력하여야 한다. 같은 좌파조직이고 국제노총의 멤버이기도 하다. 그리고 국제노총 강화에 동의하고 있다. 국제노총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들어주어 감사드린다.

질문 : 새로운 위원장이 되어 투쟁하는 국제노총을 만들려고 하는데 가장 큰 장애가 무엇인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조직화계획은? 각국 노조 간의 연대를 최대화하기 위한 고민은 무엇인가?

주앙 : 국제노총에 속해있는 전투적인 총연맹들이 발언을 좀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한다. 국제노총의 방향설정을 위해 서로 간 대화를 많이 하고, 상호간의 합의점과 국제노총 방향을 바꾸기 위한 대안을 만들기 위한 협력과 대화를 많이 해 회의장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해 달라. 두 번째로 다양한 나라의 노총인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의 노총에서 발언을 해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 제한적이다. 국제노총의 민주적인 운영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 국제노총이 유럽중심이어서 의견을 반영하기 쉽지 않지만, 좀더 국제노총을 개혁하기 위해 함께 대책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국제노총의 민주화가 매우 중요한 본인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한사람의 조직이 아니라 전 세계 투쟁하는 모든 노총의 조직이 되려면 국제노총의 민주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책상위에 앉아만 있는 아무것도 모르는 위원장이 아니라 전 세계를 다니면서 각국의 현황이 어떤 것인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박수) 자본가들은 전 세계를 다니고 있는데 난 책상위에 앉아서 보고서만 받고 있기 싫다. 그래서 전 세계를 다니면서 기탄없는 대화를 하고 싶다. 63세지만 비행기에 대한 공포가 없어 어디든 갈 수 있다.(웃음) 2년 전에 G20 회의 때 한국에 갔었고, 민주노총 사무실도 방문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국 경찰들과 싸울 기회는 없었다.(웃음)

질문 : 총연맹이야 국제노총에 관심이 많을지 모르지만, 한국의 많은 노동자들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제노총이 구체적으로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안이 있나? 국제노총을 인식시킬 수 있는 사업이 있는지?

주앙 : 국제노총은 8년 전 비엔나에서 만들어졌고 현재도 건설 중인 조직이다. 노동권뿐만 아니라 아동노동, 남·녀간의 동일임금, 노예철폐, 노조 조직률 향상, 전쟁 반대와 평화 실현 등을 위해 노력중이고 어제(10월 7일) 여러분과 같이 한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국제적인 캠페인을 제안하고 진행하고 있다. 브라질 노동자들도 국제노총에 대해 잘 모른다. 이제 막 만들어졌고 보다 많은 노동자들에게 다양한 행동들을 통해 알려 나가겠다.

노동운동뿐만 아니라 좌파정당, 사회운동 이 삼두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난 브라질 노동자당의 노동위원장 출신이다. PT와 CUT는 독자적인 조직이고 각각의 결정에 따라 동맹을 맺고 활동을 하는 조직이다. 난, 70년대 맑스 레닌주의를 위해 투쟁했다. 지금은 교조적인 생각을 버리고 노동자당에서 좌파로 존재하지만 당, 노조, 사회운동의 연대가 없으면 우리의 투쟁이 제대로 안 된다. 유럽의 각국 정당들은 우경화되어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가장 열심히 싸우는 조직은 라틴아메리카의 조직들이다. 따라서 이런 전통적인 조직들의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

질문 : 국제노총이 각 국의 노총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세계 각국의 노동자들 중 동남아, 아프리카 노동자들의 조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또는 지원프로그램이 있는지?

주앙 : 국제노총의 중요한 조직방침 중 하나는 미조직 노동자들의 조직이다. 특히 청년들의 조직화가 중요하다. 현재 전 세계 청년들은 개인주의 경향이 심하고 미조직 상태다. 그래서 노동조합에 참석하도록 많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 노동시장의 40%가 비정규직이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투쟁 중이다. 내가 몸담았던 교사노조는 25만명의 교사들이 있었는데 현재는 18만명이 조직되어 있다. ABC공단에는 70만이 조직되어 있다. 전체 브라질은 18%만 조직되어 있으며 그 중 CUT는 33%가 조직되어 있다.

질문 : 투기자본들의 이동이 자유롭고, 국가적 대항은 어렵기 때문에 국제노총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금융자본 이동에 대한 방침이나 대안은 무엇인가?

주앙 : 금융통제와 관련 그들은 우리들의 최대의 적이고 도둑놈들이다. 이들을 통제하라고  갖은 압박과 압력을 계속 행사 중이다. 그럼에도 자유롭게 떠다니고 있다. 유일하게 브라질은 통제한다. 중앙은행이 민간은행을 통제하고 있다. 이런 통제가 안 되어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왔었다. 브라질의 통제 방식은 민간은행의 주요한 자본들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정부가 개입한다. 또한 토빈세 등 자본에 세금을 매기기 위한 캠페인과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세피난처를 없애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각국 정부들은 금융자본의 친구들이다 따라서 토빈세 등 세금 부과에 반대한다. 브라질의 민간은행들 또한 룰라정부, 호세프 지우마 정부를 싫어한다.

질문 : 현재 63세이면 적은 나이가 아니다. 현재까지 활동의 근원은 무엇인가? 언제까지 활동할 계획인가?

주앙 : 나는 15살때부터 아버지와 정육점을 하며 같이 일했다. 대학에서 예술사와 조형예술 디자인 전공했다. 73년부터 교사 예술사와 조형예술을 가르쳤다. 상파울로 주에서 시로 이주했으며 78년 막스-레닌주의 조직에 들어갔다. 그 조직은 무장조직은 아니다. 나는 칼만 다룰 줄 안다(일동 웃음) 그러다가 1978년 교사들을 조직하고, 79년과 80년에 파업을 했고, 브라질노동자당 건설 이후 당에 가입했다. 이후 상파울로 교원노조 위원장과 브라질 노총 사무총장과 위원장 등을 했었다. 이후 브라질 노총의 국제협력 위원장을 거쳐 2014년 현재 국제노총의 대표다. 그리고 2004년~12년 노동자당의 전국노동자위원회 위원장이었다. 나는 브라질노동자당 당원이고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정부에 들어갈 생각 없다. 노동운동을 계속 할 생각이다. 나는 노동을, 노동운동을 사랑한다. 파업을 사랑한다. 건강이 허락되는 한 계속 할 것이다.

질문 : 국제노동기구(ILO)와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개입력은 어느 정도인가?

주앙 : 국제노동기구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조직이다. 따라서 국제노총은 국제노동기구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 최근에 선거 진행했다. 현 사무총장은 노동자출신이다. 경선자는 기업가 출신이었다. 현 사무총장의 당선을 위해 브라질에서도 엄청난 지원을 했다. 국제노동기구도 유럽중심이다. 라틴아메리카나 아시아 등이 있긴 하지만 영향력이 약하다. 국제노동기구 내부를 바꾸는 것이 시급한 문제다. 국제노총이 국제노동기구를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관료화된 조직을 전투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매년 연차회의에 민주노총도 참여하여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국제노동기구의 변화를 국제노총의 변화와 함께 만들어 나가자.


* 이렇게 면담은 끝났다. 이후 연수단의 부탁을 받은 국제노총 위원장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현수막을 들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겨 주었다.

“청소년이 다수를 이루는 300여명의 죽음. 이 비극은 서민에 대한 공격이고, 민중에 대한 공격이고, 문명사회에 대한 공격입니다. 죽은 아이들과 가족들은 마땅히 전 세계 노동자들의 연대를 받을만합니다. 국제노총과 전 세계 모든 노총은 여러분의 투쟁에 연대합니다. 여러분들이 투쟁이 자유, 정의,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되기를 바랍니다. 반드시 책임자들이 처벌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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