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마트의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월마트 매장 안에서는 처음으로 연좌 농성을 벌였습니다.

무노조 경영과, 노동자에 대한 감시·탄압으로 악명 높은 월마트 사측은 “시위대의 요구는 전체 종업원들의 뜻과 다르다”고 깎아 내렸습니다.

   
 

매주 금요일 한반도와 국제 문제를 조망해 보는 월드리뷰, 황준호 뉴스취재팀장 나와 있습니다.

노종면 앵커(이하 노): 한국에선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카트’가 어제 개봉했습니다. 첫날 10만명 넘게 봤다던데요. 미국에서는 월마트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군요?

황준호 뉴스취재팀장(이하 황):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 4600여개의 점포가 있고, 140만 명 넘게 일하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입니다.

그렇지만 노동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고, 우리 돈으로 9천원 안팎의 시급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월마트 노동자의 상당수가, 유명하고 큰 기업에 다니면서도 연방정부의 식료품 보조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노조가 생길 법도 한데, 월마트는 한국의 삼성처럼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무노조 경영으로 악명 높습니다.

월마트 노동자들이 어제 서부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시위를 해서, 전국적으로 100여명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노: 뭘 요구하는 시위입니까?

황: 시간당 임금을 적어도 150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임금 인상 요구가 가장 크구요, 노동력을 최대한 뽑아내는 걸 목적으로 설계된 노동 조건의 개선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연좌농성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회사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면 해고당할 수 있다는 회사의 협박 때문에 침묵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상징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부분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면 자르겠다’고 협박하는 문제를, 많은 시위대들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노: 단체행동에 대한 압박이 상당한 모양이죠?

황: 월마트 사측이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탄압한다는 걸 증명하는 문건이나 증언이 그동안 몇 번 나왔습니다.

올 1월에 공개된 내부 문건이 대표적인데요, 월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체 ‘우리 월마트’(OUR Walmart)에 대한 비난으로 채워진 문건이었습니다.

   
 

"아우어 월마트는 노동자들을 도우려고 만든 단체가 아니라, 월마트 노동자들이 워낙 많으니까 조합비도 많이 걷힐 것 같아서, 그걸 노리고 조직을 만드는 집단이다" 문건의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노: 회사가 이 정도로 노조에 적대적이라면,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겠군요?

황: 그렇습니다. 잘릴 각오를 하지 않으면 이런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월마트 노동자들은 미국 최대 쇼핑시즌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올해까지 4년 동안 매년 11월에 집단행동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작년만 해도, 해고 19명을 포함해 60명 넘는 사람들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고, 미국 주류 언론의 조명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월마트 노동자들의 저항이 미국의 노동운동, 그리고 최저임금을 높이자는 전사회적인 운동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 마냥 무시하지는 못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 기사는 제휴사인 국민TV가 제공한 뉴스입니다. ☞국민TV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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