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변백선기자
△ 박근혜정부가 소위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노동자 죽이기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정부가 일방 추진하는 이 정책의 추이와 이후 정세를 민주노총은 어떻게 보는가?

= 정부 일정이 좀 늦춰졌다. 민주노총이 상반기 내 투쟁으로 저지하겠다는 결의를 갖고 싸워왔고 이 사안이 단순하게 팔 다리 하나 자르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죽고 사는 문제로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어쨌든 상반기에 이를 막기 위해 싸웠고, 정부도 일방강행하는데 차질이 생긴 건 분명하다. 이제 하반기다. 정부는 노사정위 야합을 통해서 소위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완결하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노사정위 야합을 근거로 국회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내 노동특위가 꾸려졌다. 저들은 9월 10일까지 노사정위가 합의를 하라고 시한을 정했다. 국회 법안이 넘어오면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물리적 시간들을 계산했을 때 9월에 노사정위가 빠르게 야합을 할 가능성이 많다. 대단히 긴박한 정세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총도 8월26일 중앙집행위원회·투본대표자회의를 통해 그에 대한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우리가 어떻게 싸울 것인지 결의를 모으는 과정이다. 결국 전쟁이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요인은 각각 있겠으나 일단은 의지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무기가 있어도 안 된다. 지도부의 의지와 결단이 중요한 상황이다.


△ 박근혜정부 ‘노동개혁’의 본질과 의도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 노동자를 아주 싼 임금으로 부려먹겠다는 속셈이다. 이인제는 파업권에 대한 문제까지 노골적으로 제기하면서 망발을 일삼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놓고 저항할 조직은 민주노총밖에 없다는 것을 저들도 안다.

노동조합의 힘을 빼앗고, 민주노조를 완전히 송두리째 무력화시키겠다는 본질적인 문제로 받아들인다. 이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자신의 뜻대로 잘 진행해서 전체 노동자들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언제든지 자르겠다는 것이다. 아버지도 빨리 잘라버리고, 아들은 비정규직도 만들어버리자는 것이 정부의 의도다. 정부가 재벌과 찰떡궁합이 됐다.

민주노총이 강력한 투쟁으로 이걸 막아낸다면, 다음 총선에서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으로 청년일자리를 만들어야 되는데 민주노총이 반대하고 투쟁해서 못했다고 할 것이다. 모든 책임을 자신들의 경제정책이 실패해서가 아니라 노동자들 때문에 못했다고 핑계를 댈 것이다.

▲ 사진=변백선기자
지금 국회에서 개악하려는 의제들 전부가 매우 심각한 것들이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들이 대기하고 있고, 노동시간을 오히려 늘려버리고, 통상임금을 축소하는 문제까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불이익변경 문제가 노사정위에서 어떻게 포장이 돼서 넘어갈지는 모르겠다.

저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장기과제라고는 이야기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를 통해서 강행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노동시장 구조개악은 이 땅 전체 노동자의 문제로 직결된다. 조직된 노동자들은 그나마 싸울 수 있지만 미조직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모든 것을 다 빼앗길 백척간두 위기에 있다.


△ ‘노동개혁’이 박근혜정부 의도와 계획대로 실행되고 정착될 경우 노동현장은 어떻게 될까? 현장 노동자들은 얼마만큼의 권리를 빼앗기게 될 것이며, 노동조합 활동은 어떤 피해를 입게 될까?

= 늘 지나고 나면, 패를 까고 확인하면, 아! 그런다. 그때 좀 잘 싸울걸... 이럴 줄 알았으면 더 투쟁할걸... 우리는 늘 그걸 되풀이하고 있다. 정리해고가 도입될 때, 비정규직법이 만들어질 때, 복수노조와 타임오프가 통과될 때, 우리는 단협으로 지킬 수 있을 거다, 아니면 뭐 이거 별거 아닐 거다, 우리는 투쟁을 했지만 모든 것을 걸고 싸우지는 못했다.

결국은 노동조합이 무력화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정리해고가 이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 그런데 이놈들이 지금 정리해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도 또 일반해고를 들고 나온 것은 다른게 아니다.

노동조합 무력화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없는 곳은 아예 노동자를 노예신분으로 만들어 노골적으로 되물림시키려는 것이다. 싸워야 할 때 싸우지 못하면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 아들딸들도 비참한 현장에서 노예처럼 살 수밖에 없는 노동환경이 될 것이다.


△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위원장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 혹은 투쟁명령

= 우리가 차별에 저항하며 노동자가 평등세상을, 노동해방을 외쳤던 것이 어느 순간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구호가 됐다. 안타깝다. 이 시기에 겪으면서 121년 전 동학혁명 상황을 클로즈업하게 된다. 그때는 농민 민중들이 못살겠다면서 떨쳐 일어났고, 지금도 절대 다수의 노동자들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때는 낫과 괭이를 들고 혁명을 하자, 잘못된 세상을 엎어버리자고 했다. 그 당시에도 차별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것이었다. 살기 힘들었던 것이고 지금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우리는 내일 집중행동을 통해 재벌세상 나쁜정부를 뒤집자며 싸울 것이다.

현장의 조합원 동지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제가 앞장서서 현장 동지들과 함께 뒤집는 투쟁을 조직하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이왕에 우리가 나서면 저들에게 우리가 뒤집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기도 하지만, 우리 스스로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다.

현재의 우리 조건들이 더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투쟁은 피할 수 없다. 앉아서 당할 것인가?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자. 우리가 함께 결단만 하면 가능하다. 분명히 가능하다.

왜?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 그러니 두려움을 떨쳐내자. 세상을 들었다놨다 해보자. 들썩들썩하게 싸우자. 내년에 총선도 있고 내후년에 대선도 있다. 박근혜 지지율도 땅에 떨어졌다.

이 정부 별거 아니다. 자신감을 갖자. 김무성이가 600만표를 잃어도 좋다고 했다. 이놈의 새끼, 600만표가 얼마나 무서운지 제대로 한 번 보여주자. 노동자들에게 굴욕을 강요하는 저들의 겁박을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


△ 민주노총 투쟁을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

= 이렇게 힘든 세상에서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투쟁의 선봉을 자처하고 있다. 저희 투쟁을 많은 시민사회단체, 청년학생단체, 농민, 빈민까지 다 응원해 주셔서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이 사회 모순들을 한꺼번에 다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막중한 책임을 민주노총은 피하지 않을 것이다. 당당히 짊어지고 늘 노동자 서민의 편에서 싸우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 응원해 주시라.

▲ 사진=변백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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