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을 단바망간 탄광에 세운이유, 像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박석민

민주노총 박석민 통일위원장

일본 현지에 ‘평화의 소녀상’은 없다. 전쟁범죄를 감추고 은폐하려는 일본정부가 한국땅에 있는 ‘소녀상’까지 철거를 요구하는 마당에 일본에 ‘소녀상’이 세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8월24일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을 일본 단바망간기념관에 세웠다. 단바망간기념관(박물관)은 일본에 끌려와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진폐증으로 돌아가신 故이정호 선생이 전 재산을 털어 망간탄광(망간은 총신 등 철을 단단하게 만드는 물질로 필수 전쟁물자)이 밀집된 단바의 망간탄광 입구에 박물관을 건립, 6년간 운영하다 현재는 2세 아들인 이용식 관장이 26년째 운영하는 곳이다. 일제는 침략전쟁 당시 필요한 광물을 11%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로 끌고 와 대부분 탄광에 투입했다. 100~200Kg의 망간을 5시간 이상 끌고나오는 강제노동은 좁은 갱도로 나이어린 노동자에게 강요되었다. 일본 전역에 5천개에 이르는 박물관이 있지만, 일제 침략과 가해 역사를 기념하는 박물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 유일의 강제연행 기록을 남긴 박물관은 조선인 故이정호씨가 만든 단바망간기념관 뿐이다. 한 푼의 지원금 없이 운영하던 기념관이 2009년 폐관되는 위기를 겪으면서도 동포 2세인 이용식 관장이 기념관은 운영하고 있고,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을 세울 장소를 흔쾌히 동의하셨기에 일본 현지에 일제 침략을 고발하는 첫 조형물이 설 수 있었다. ‘像’에 새겨진 문구는 다음과 같다. “눈 감아야 보이는 조국의 하늘과 어머니의 미소, 그 환한 빛을 끝내 움켜쥐지 못한 굳은 살 배인 검은 두 손에 잊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큰 의미가 있는 제막식에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일본 정부의 입국 불허로 참석하지 못했다.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김운성 작가 부부가 제작한 ‘강제징용노동자상’에 대한 설명이다. 조선에서 일본으로 끌려온 소년이다. 강제노역, 탄광 동굴 밖에 나와 눈부실 햇살을 가리는 손은 한편 꼭 돌아가야 할 그리운 고향을 그린다. 자유를 그리워하던 모습은 오른편 어깨 위 평화의 새를 통해 표현했고,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억울한 죽음과 고통의 흔적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담고자 탄광과 비석을 연상, 바닥에 돌과 비석을 배치하여 비록 강제노동으로 뼈만 남은 야윈 몸이지만 삶의 의지, 자유의 의지를 놓지 않던 노동자상을 표현했다고 한다. 

“나라를 찾았지만 그 나라는 이분들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그 나라는 한술 더 떠 그 가해자의 왜곡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왜곡을 바로잡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다시는 이러한 고통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 像’을 만들었습니다.”

단바망간 광산 앞에 세워진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

일본 현지에 일제 침략과 식민지배를 고발하는 최조의 조형물로 세워진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은 양대노총에서 준비하고 설치하였다. ‘像’은 과거를 잊지 않고, 반복하지 않고, 평화를 위해 세워졌다. 일본 현지의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을 통해 가해의 역사를 되돌아보기를 기대한다. 한국 곳곳에 ‘소녀상’처럼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을 세워 일제 침략을 잊지 않고 과거 청산투쟁에 나서야 한다. 조합원에게 침략의 역사, ‘위안부’ 강제징용과 그 치욕의 역사를 알도록 안내하고, 실천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강제징용 과거청산’을 위한 제도와 기구를 다시 만들어야 하고, 국제적으로 ILO 등에서 강제노동을 의제화 함으로써 인류에게 다시는 침략전쟁과 전쟁범죄, 강제노동에 의한 권리가 침해되지 않을 기준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제부터 노동자들이 감당할 과제가 더 크고 무겁다. 

 

일제침략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일본현지에 최초로 세워진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을 전달하는 기증서

비틀리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상’건립을 통해 시작하자! 끝으로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으로 글을 마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키시마號 사건>
1945년 8월 24일, 조선인 7천명을 태운 우키시마號가 교토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사고를 일으켜 탑승자 4천명여명이 사망한 사건을 말한다.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 제작 경과’>
_2014년 69회 우키시마號 위령제 양대노총 최초 참가 (민주노총 8명, 한국노총 1명)
_2015년 70회 우키시마號 위령제 참가 (일제침략 강제징용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해결을 위한 노동자가 앞장서기 위해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을 일본 현지에 세우기 위한 준비시작)
_2016년 71회 우키시마號 위령제 참가 (민주노총 46명, 한국노총 24명)
          8월24일 교토 단바지역 망간광산앞에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像’ 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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