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에서 일하다가 해고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 해고 337일 만에 원직 복직

지난해 9월 1일 홈플러스에서 일하다가 해고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 337일 만인 지난 8월 8일 원직에 복직했다.

해고된지 딱 1년이 되는 8월 31일(수) 저녁 7시, 복직한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지역의 동지들을 초대해 <투쟁승리 보고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비정규위원회와 서비스연맹 부경본부가 공동 주관한 이 대회는 시종일관 웃음과 기쁨이 넘쳤다.

▲ 웃음이 넘쳤던 <투쟁승리 보고대회>

▲ 앞풀이 행사로 안수용, 김도숙 동지가 준비한 음식들을 나누고 있다.

▲ 사회 김광창 서비스연맹 부경본부 사무국장, 감사인사 안현정 홈플러스 부산본부장

 

사회를 맡은 김광창 사무국장은 "337일이 지나서야 값진 승리를 얻었는데 속 시원하게 기뻐하고 떠들지는 못했던 것 같다. 8월 8일 다시 출근을 하면서 동지들이 꽃다발도 주고 기념사진도 찍었지만 성이 안 찬다. 오늘, 성이 찰 수 있도록 마음껏 웃고 떠들고 얘기도 해보자."라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안현정 본부장은 "두 동지가 처음 해고됐을 때 '반드시 복직할 거니 투쟁하자'고 얘기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졌다. 괜히 투쟁을 시작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결국 이렇게 복직의 날을 맞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의 승리는 연대의 힘이다. 음식 준비하신 안수용, 김도숙 두 동지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많은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한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비정규직노동자 김도숙, 안수용

 

"이 고마움을 표현할 말을 찾다가 짧은 어휘력이 한탄스러워졌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복직되던 날 많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자신의 일처럼 투쟁해 주신 홈플러스 동지들, 언제나 함께 연대해 주시고 투쟁기금까지 마련해 주신 민주노총과 시민사회, 그리고 장기수 선생님들, 힘내라며 응원해 주신 부산 시민들. 이런 연대가 없었다면 복직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 337일은 복직을 위한 시간이었지만 나를 단련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노동자가 뭔지, 투쟁이 뭔지 알아갔다. 그러면서 노동자는 세상의 주인이고 단결해서 투쟁할 때만 승리한다는 것을 배웠다. 늘 당당한 노동자로 살겠다." 안수용

 

"세상의 주인이 노동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요즘이다. 신성하고 고귀한 노동의 가치가 이 사회 곳곳에서 빛나고 있음에도 자본가들은 우리를 개, 돼지 취급하고 있다. 우리의 투쟁은 너무나 정당하고 당연한 투쟁이었기에 질 수가 없었다. 개인의 욕심을 채우는 투쟁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이었다. 투쟁의 기간 동안 함께 해 주신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복직투쟁은 끝났지만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현장에서도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 선배 동지들께 많이 배우겠다. 이 자리에 와 주신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김도숙

 

▲ 감사공연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이문세> 

 

발언 후 어설픈 노래와 몸짓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김도숙, 안수용 동지는 복직투쟁 보다 공연을 훨씬 어려워하는 듯했다. 두 동지는 공연 후 "죄송합니다."라며 진심을 다해 사과했다.

 

▲ 홈플러스 아시아드 지부 간부들

아시아드 지부 간부들의 인사 후 최철한 아시아드 지부장은 "지부 설립 후 8개월 만에 해고자가 생겼다. 힘들었지만 조합원들과 함께 싸웠으며 투쟁 기간 동안 CS분회도 설립했다. 투쟁하는 과정에서 간부들이 많이 단련되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축사 천연옥 민주노총 부산본부 비정규위원장, 축하공연 김원 부산진구 민협 집행위원장

 

"승리의 과정을 보고하는 장소에서 동지들을 만나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싸움에는 전투도 있고 전쟁도 있다. 홈플러스 동지들의 복직은 하나의 전투에서 승리한 것이고 더 큰 전쟁이 남아있다. 사드, 생화학무기실험실, 세월호, 일본군 '위안부' 그리고 노동개악을 통해 민주노총을 무너뜨리려는 박근혜 정권도 있다. 이 커다란 전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전투에서 단련된 동지들이 많을수록 전쟁에서 이기기 쉬울 것이다.

 

안수용, 김도숙 동지는 '복직'이라는 당면 투쟁이 있음에도 최저임금 투쟁을 비롯해 지역의 여러 투쟁에 연대해 왔다. 큰 전쟁에서 승리하는데 모범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의 비정규위원장으로서 더 열심히 하겠다." 천연옥 민주노총 부산본부 비정규위원장

 

이어서 해고자들의 옆자리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준 민주수호 부산연대 진구지부를 대표해 김원 부산진구 민협 집행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원 집행위원장은 "안수용, 김도숙 두 동지가 진구 주민이라 남의 일로 생각할 수 없었다."며 기쁨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예전에 이 곳에서 복직 응원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오늘 복직 축하공연을 하게 되어 기쁘다."고 발언한 뒤 박정운의 <오늘같은 밤이면>을 멋진 피리연주로 들려 주었다.

▲ 김기완 홈플러스 노동조합 위원장

 

"올해 초 이 자리에서 떡국을 나눠 먹으며 승리를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오늘처럼 우리뿐 아니라 지역의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해 주셨다. 부산의 동지들이 한 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덕분에 이겼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해고되었는데 사측은 '계약해지'라 했고 노동자들은 '부당해고'라며 337일을 싸웠다. 337일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 기억을 잊을 것 같아서 그간의 투쟁을 기록한 백서를 제작 중이다. 어떤 수모를 당했고 어떻게 싸웠는지 자세히 기록할 것이다. 연대해 주신 고마운 분들도 세세히 기록해 많은 분들과 함께 돌려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연대로 승리를 이끌어 내 주신 부산 동지들께 감사드린다." 김기완 홈플러스 노동조합 위원장

 

이어서 홈플러스 노동조합 간부들의 노래와 몸짓 공연이 있었다.
 

▲ 감사공연 홈플러스 노동조합 간부들의 몸짓 <벗들이 있기에>

 

▲ 김기완 위원장은 노래를 불렀고 간부들은 춤을 추며 최선을 다 해 즐거움을 주려 애썼다.

 

▲ 누구보다 고생 많았던 김성익 홈플러스 부산본부 사무국장의 건배사 "연대를 위하여"

 

▲ <비정규직철폐 연대가>를 부르며 보고대회가 마무리 되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