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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성과만능주의…폐해는 국민에게노동시민사회, 성과퇴출제 저지 토론회 개최
  • 남현정 공무원U신문 기자
  • 승인 2016.09.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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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란 흔히 열심히 일해 남보다 더 큰 결과나 업적을 낸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는 ‘합리적’인 원칙처럼 여겨진다. ‘성과’란 단어는 부정적 맥락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가 공공부문에 확대·강화하고 있는 ‘성과연봉제’의 문제점 역시 이러한 일반적 인식에 가려져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추진을 비판하는 야당이나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노사 합의 없는 일방적 추진을 반대할 뿐 ‘성과주의’ 자체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성과주의에 관한 이런 일반적 인식에 제동을 거는 토론회가 8일 오후 국회에서 개최됐다. 지난 7월 19일 출범한 ‘공공성 강화와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저지 시민사회공동행동’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한정애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공동 주최한 이 토론회에서는 성과주의가 특히 공공부문에 도입됐을 때 실제 ‘성과’와는 별 상관이 없으며 오히려 공공성을 해쳐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는 증언이 이어져 성과주의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공공성 강화와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저지 시민사회 공동행동과 야당 국회의원들이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공부문 성과주의 도입에 따른 국민피해 증언 및 해결방안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성과주의가 공공부문에 도입됐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공공부문 노동조합 관계자들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보건의료노조 정재수 정책국장은 보훈병원, 서울시동부병원, 홍성의료원 사례를 통해 성과연봉제가 병원 수익 확대를 목표로 과다 검사, 과소 진료 등을 유발해 환자 피해가 속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 성과연봉제는 전혀 맞지 않는 제도”라며 “성과주의가 동료간의 협업을 깨뜨리고 조직에 수직적 문화를 퍼뜨려 전체 의료시스템을 망가뜨린다. 메르스 사태도 이런 이유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 이희우 정책연구원장은 경찰과 소방, 농촌진흥청 사례를 들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성과주의 맹신으로 인해 발생한 양천서 고문사건, 박연수 전 소방방재청장의 ‘화재와의 전쟁’ 정책이 부른 통계조작과 허위보고, 농촌진흥청의 연구 성과물 쪼개기 등은 성과주의가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오히려 조직을 망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성과급은 공무원으로 하여금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일하도록 학습시키고 일 자체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끔 조건화시킨다”며 성과주의가 내적동기를 파괴해 금전적 보상에 길들여지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연구원장은 공직사회에 성과주의가 이미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한 사례가 있음에도 정부가 이 정책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는 실상 ‘성과’ 향상 자체보다는 공직 사회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꼬집었다.

토론 참가자들은 공공부문에 성과주의가 도입되면 조직 내 협업을 깨뜨리고 서비스 악화로 이어져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도지하철노조협의 허인 집행위원장은 “2008년부터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수입사업 극대화 정책이 도입되자 사고가 나도 신고하지 않거나 부서간 떠넘기기·담합이 일어났다. 신고 건수 감소로 겉으로는 성과가 향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고 은폐와 부서간 책임회피가 실상이었다”고 고발했다.

그는 또한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이 여승무원의 복장, 매니큐어색, 화장상태로 등급을 매기고 성과금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성과’를 매길 객관적 지표를 찾지 못하자 빚어진 ‘촌극’이다.

허 집행위원장은 성과연봉제는 “인건비 총액을 정해놓고 다른 동료의 것을 뺏어 내것으로 만들라고 하는 ‘약탈연봉제’이며 조직 내 어떤 이의제기도 허용하지 않게 하는 ‘노예연봉제’일 뿐 아니라 결국 서비스 악화로 이어져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국민건강보험노조 김철호 정책실장은 건강보험공단에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인해 “업무보다는 승진대상자 밀어주기 근무평정이나 관리자에게 줄서기, 보여주기식 업무에 더 치중하게 되고 수량화가 가능한 징수업무에서 실적을 내기 위해 저소득층과 영세사업장 등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무차별 압류와 공매로 서민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이와 반대로 건강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보험 급여업무는 성과창출과 거리가 멀어 소홀해질 수 있음도 지적했다.

사례 발표 후 성과퇴출제저지공동행동의 최영준 공동운영위원장은 공공부문 성과퇴출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입장과 대안을 밝혔다. 그는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성과퇴출제, 성과임금체계에 대한 강력한 반대 천명 △야당에 성과퇴출제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할 것 △대통령의 공약인 공공부문 상시 업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행 △권력형 낙하산 근절과 공공성 중심의 공공기관 운영 제안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성과주의’라는 단어의 어감으로 인해 그 폐해가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성과만능주의’, ‘권력편의주의’ 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 사용과 포털 사이트 스토리 펀딩 등을 이용해 국민들에게 폐해 사례를 알리는 등 홍보 방법을 제안했다.

참가자들은 성과연봉제·퇴출제가 노동조합의 임금교섭권을 무력화해 노조를 약화시키고 공공부문의 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과연 공공기관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의무인 정부가 ‘철밥통’이란 저급한 용어로 공공부문 노동자를 공격하는 것이 옳은지, 노조는 연봉제와 호봉제 논란 속에 어떤 임금제도를 주장할 것인지 등의 문제 인식과 이제 성과주의를 뛰어넘기 위한 담론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주장들도 제기했다.

[이 기사는 '공무원U신문'에도 게제됐습니다.]

남현정 공무원U신문 기자  elanvital1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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