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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공공성’, 이제 제대로 논의 할 때[토론회] 유료방송 사회적 책무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 최유리 언론노보 기자
  • 승인 2016.09.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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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아니 사실 변화가 시작된 지는 오래다. 안테나를 조정해 어렵게 지상파 텔레비전을 수신하던 때는 이미 옛날이다. 1995년 케이블 방송, 2002년 위성방송, 2008년 IPTV의 도입 등으로 시작된 유료방송사업은 오늘날 플랫폼 사업자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가입자 시장을 두고 벌이는 이들의 경쟁에서 방송의 공공성과 시장의 다원성, 시청자 주권주의와 같은 기존의 가치들은 안중에도 없다.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시장은 이제 사실상 거대 재벌의 독점시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본은 방송을 돈벌이로만 간주할 뿐, 방송의 사회적·문화적· 정치적 의미는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통신사업자이자, IPTV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유료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논란은 유료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올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T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불허했지만, “케이블 가입자들을 기반으로 이동통신시장의 지배력을 유지 강화할 유지가 있다는 점”이라는 시장경쟁 제한성 심사 하나 만으로 심사가 중지되어 다른 논의들도 함께 중단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회의원 김경진, 김성수, 박홍근, 윤종오, 추혜선 의원과 언론개혁시민연대는 20일 오전 9시 국회도서관 지하1층 소회의실에서 <유료방송의 공적 역할, 가야할 길을 묻다>는 토론회를 열고 입법공백상태에 있는 유료방송에 대한 법제도적 접근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공정위의 불허로 노동자들의 고용, 노동실태 공개와 이용자들의 확대될 권리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확인할 기회가 사라져버렸지만 어느 때보다 격변기에 처한 국내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논의할 시간이 주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정부는 당장 지상파 방송사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 유료방송사업자, 통신 가입자 및 지역 이용자들, 그리고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사회적 기구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완화식 정부개입에 '공공성'은 없다

케이블, 위성, IPTV 모두가 처음에는 규모가 한정된 시장 내의 경쟁사업자라는 인식보다는 콘텐츠와 채널의 다양성이 재고될 것이라는 환상이 존재했다. 그러나 IPTV의 빠른 성장에 비해 가입자 시장 확대 속도가 더디자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미디어산업부문의 경쟁상황에 개입했다. 김동원 국장은 "유료방송시장, 특히 가입자 시장의 확대를 주도한 주체는 사실상 정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런 점에서 유료방송시장의 공적 규제에서는 '공공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유료방송사업자의 경쟁과 콘텐츠 사업자의 거래 시장을 고려하지 않았던 건 기본이었다.

김동원 국장은 "2,700만 가구라는 가입자 시장의 포화상태는 이른바 '공정경쟁'을 위한 환경조성을 더 이상 사업자들간의 규제 완화 문제로 좁힐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유료방송 소유겸영규제 완화'와 '사업권역 제한완화'는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더라도 시청자 후생 과제로 구분한 '지역성 회복 및 강화' 그리고 '시청자 선택권 강화'라는 과제와 연관되어 있다"고 밝혔다. 현재 33%로 제한된 시장 점유율로는 각 지역의 연령대 구성, 소비 패턴, 문화적 욕구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시청자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능력도 유의해야 할 '공공성'의 영역이다. 가입자수의 변동, 사업 전략의 변화 등 변수에 따라 지역 협력업체의 고용 및 노동조건이 변화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비스를 받는 시청자에게 온다.

온전한 통합방송법 제정 필요해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논의도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다.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유료방송사업자간의 경쟁환경 조정에만 초점이 맞춰진 상태로 진행되어 왔다. 종편 출범 이후 계속 제기되고 있는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사업자와 종편 사업자간의 비대칭 규제가 대표적인 예다. 종합편성채널은 MBC도 받지 못하고 있는 의무전송의 지위를 부여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은 단순한 콘텐츠 사업자로 전락한다. YTN이나 아리랑TV와 같이 공공기관의 지분이 투여된 방송사업자와 CJ E&M과 같이 압도적 시장경쟁력을 가진 콘텐츠 사업자 간의 일정한 지위 부여가 요청되는 것이다.

김동원 정책국장은 "현재 방송법 체제의 뼈대를 만든 기구는 1998년 12월 구성되었던 '방송개혁위원회'였다"며 "케이블 방송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몰락 국면을 돌파하려던 '출구전략'에 몰두했고, 위성방송이라는 디지털 방송의 첫 신호탄이 나오던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왜 그러한 사회적 논의기구가 부재한지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당시보다 더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공적 책무라는 말 조차 무색해지는 지금, 정부 주도의 '통합방송법'이 아닌 방송사업자 전체와 시청자, 가입자 단체, 노동조합, 그리고 학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의 구성이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시기"라고 밝혔다.

최유리 언론노보 기자  yuri@media.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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