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시민, 종교계 24일부터 대거 병원 집결 ... 25일 자정까지 결사 저지

대호가 열린 청계천에서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하는 참가 시민들
병원을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의지 "우리가 백남기다"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 지난 9월 25일 사망하고, 오늘은 28일째 되는 날이다. 오늘 <백남기 투쟁본부>는 추모대회를 개최하고 조작부검 중단과 책임자 처벌, 대통령 사죄를 촉구했다. 오늘 대회는 지난 10월 1일 집회 후 백남기 농민과 관련된 네 번째 주말 집회며, 25일 부검영장 집행 시한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참가자들은 25일까지 고인의 시신을 지키겠다고 결의하고 있다. 추모대회는 16시 청계천 광통교에서 열렸으며, 2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집회 후 종로4가를 거쳐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하고 일부는 병원에서 1박2일 동안 머물 예정이다.

 

- 백남기 농민 지킴이단 “여러분들의 선한 의지를 믿습니다”

첫 번째 추모발언에 나선 백기완 소장(통일문제연구소)은 노구에도 아랑곳없이 “박근혜 정권은 거짓말 독재”이고 “진짜 부검할 것은 박근혜 정권의 거짓말 독재를 샅샅이 해부해야 한다”며 분노를 토했다. 이어 무대에는 ‘백남기 농민을 지키는 시민지킴이단’을 대표해 홈스쿨링 학생과 직장인이 무대에 올라 “문제를 알면서도 일상에 치여 함께할 수 없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눈물 지으며 “필요한 것은 부검이 아니라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자 “여러분들의 선한 의지”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관련해 백남기 투쟁본부는 시민들의 연대를 상징하는 서명운동 결과도 발표했다. 채 3주가 안 되는 기간에 2십2만3천여 명의 서명을 모았다며, 서명운동에 함께한 학생의 발언을 소개했다. 강원대 최복길 학생은 자신은 작년 민중총궐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당시 상황과 백남기 농민 사건을 충격적으로 접한 후 “행동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그 후로 강원대에서 1천여 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첫번째 연사로 나선 백기완 소장 "박근혜 정권은 사기 독재정권"
시민지킴이단 발언에 나서 연대를 호소하는 청소년과 직장인
<백남기 농민 곁을 지키는 시민지킴이단>
국가폭력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 2십2만3천여 명의 서명이 모였다.

- 한상균이 꿈에서 만난 백남기, “이건 나라가 아니다. 난장판이다!”

집회에서는 지난해 민중총궐기로 1월 5일부터 10달 가까이 옥중에 갇힌 한상균 위원장의 추모서한도 낭독됐다. 서한은 위원장이 백남기 농민을 꿈에서 만난 일화를 바탕으로 두 사람의 대화방식으로 작성됐다. 서신에서 한상균 위원장은 “이건 나라가 아니다. 난장판이다!”라며 “박근혜 정권만 지키겠다는 공권력은 설마 하는 모든 짓을 다 하고도 남습니다. 민심을 더 모으고 연대를 더 강하게 해서 백남기 어르신을 반드시 지켜 냅시다. 이 길이 바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전했다.

끝으로는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가 유족호소문을 낭독했다. 백씨는 “왜 가족들이 부검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 부검이 왜 필요 없는지 누누이 이야기했습니다.”라며 부검을 우기는 것은 “단지 공권력을 과시하며 가족들을 괴롭히려는 것임을 자백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부검 중단만이 “경찰이 회개할 수 있는 첫 걸음”이라며 마음을 모은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 "제발 자신들이 저지른 죄를 뉘우치기를, 25일 전에 부검영장 철회한다는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함성 외치는 참가 노동자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의 옥중 서신을 대독하는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
행진에 앞장 선 대표자들과 국회의원, 무소속 김종훈 의원과 더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참석했다.

- 전국 곳곳 민중대회 ... 24일 민주노총 및 종교계 대거 병원으로

백남기 투쟁본부는 집회를 통해 25일 조작부검 영장집행 저지를 위한 향후 일정을 소개하고 함께 병원을 지키자고 제안했다. 집회와 행진 후 19시경에는 병원에서 다시 집회가 열린다. 이어 밤 11시에는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단체 시청하고 장례식장 모든 접객실을 대여해 25일 자정까지 함께 지키자고 했다. 영장 시한을 하루 앞둔 24일부터는 종교계도 대거 행동에 나선다. 24일 13시에는 조계종 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조계사에서 장례식장까지 오체투지 행렬이 벌어지고, 같은 날 19시에는 천주교계가 처음으로 병원에서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25일 자정까지 머물 예정이다. 민주노총도 24일 소속 조직들을 총동원해 지킴이 행렬에 앞장설 계획이다.

한편 오늘 서울 추모대회와 같은 취지로 인천, 부산, 충북, 제주, 광주 등 지방 곳곳에서도 민중대회가 개최됐으며, 전북과 경남에서는 하루 빠른 21일 개최했다. 이들은 성과퇴출제 강제 도입 등 반노동-살인정권의 퇴진을 촉구했다.

 

인천 민중대회
제주 민중대회
충북 민중대회
충북대회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