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IT 납품하고 벤젠 배출하는 미원상사, 하지만 환경부는 우수 기업 상까지 수여

20일 전북지역 노동사회시민단체가 발암물질 배출기업 공개 및 대책마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전북본부 등 30여 개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단지역 발암물질 특별 점검 및 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라고 전라북도에 요구 했다. 특히 전라북도 최대 벤젠 배출 사업장인 미원상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미원상사는 아모레퍼시픽, 부광제약 등 생활용품 제조 회사에 가습기 살균제 유독 성분(CMIT/MIT)이 포함된 원료를 공급한 업체로도 알려져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암 물질 없는 군산시민행동’ 조성옥 대표는 “전라북도에서 고독성 물질 배출 사업장의 반경 1마일 내에 21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대부분 도민은 자기 지역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공단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이 배출 독성 물질의 정보를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대기 측정 결과 공개와 <우리 동네 화학물질 안전 지도> 제작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환경청이 기업이 배출 저감 협약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관리 감독할 책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화학물질 저감 협약 다다음해인 2008년부터 미원상사의 벤젠 배출은 급격히 증가했는데, 2007년 1.6t에서 2008년 5.5t, 2012년 8.7t까지 늘어났다. 저감 협약을 맺은 지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원점보다도 후퇴한 것이다. 이런 실정인데도 2009년 환경부는 미원상사를 ‘배출 저감 우수사례’로 선정하여 시상하기도 했다. 감독 기관이 혼을 내기는커녕 도리어 벤젠 배출을 칭찬해준 꼴이다.

발암물질 퇴출 및 주민 알권리 보장 퍼포먼스

환경부 <화학물질 배출·이동량 정보>에 따르면, 미원상사 전주1공장은 가동을 시작한 2005년부터 최근까지 단 한 번도 전라북도 벤젠 배출량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05년부터 10년 동안 배출한 벤젠은 총 65t에 달한다. 벤젠은 1급 발암물질로 만성 노출 시 혈액암(백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여타 기업들에서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이 감소할 때도, 미원상사는 배출량이 감소하지 않아 다른 기업과 격차가 벌어지는 실정이다.

 

2006년 11월, 새만금환경청(당시 전주환경청)은 미원상사와 화학물질 배출 저감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협약을 맺은 다음 해인 2007에는 전년도에 비해 벤젠 배출량이 50% 줄어 1.6톤을 대기 중으로 배출했다. 미원상사가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는데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미원상사 전주2공장에서는 2013년에도 톨루엔 폭발로 노동자 1명이 사망한 화학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사고 원인은 ‘시설 미비’로 파악되었다. 미원상사․미원스페셜티케미칼은 합산 연매출이 4,000억 원이 넘는 중견기업인데도 화학물질 안전관리에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전북본부 관계자는 “산업단지 인근 노동자와 주민의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며, “미원상사 벤젠배출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전북도, 환경청, 노동부 등 관계기관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미원상사의 익산 공장 증설과 관련해 “미원상사가 연이어 전북에 공장을 증설하는 것은 전라북도의 화학물질 규제가 느슨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각 관계기관이 기업 유치보다 도민과 노동자의 안전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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