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되지!” 파업 악용해 돈 벌려는 대한항공의 ‘작정한 결항’

지난 12월 22일 0시부터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했다. 무려 11년 만이다. 조종사들은 ㈜대한항공의 △전근대적인 노무관리 근절 △노동자들의 자존감 회복 △비행안전·안전운항 실현 △부실경영 책임전가 반대 △대한항공 재벌개혁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22일부터 31일까지는 1차 파업이다. 이어 2017년 1월에 2차 파업을 다시 발표한다.

 

대한항공은 법률상 전면 파업이 제한되는 필수유지사업장이다. 특히 조종사는 대표적 필수유지업무에 적용돼 80%가 파업을 할 수 없으며 업무를 유지해야 한다. 단체행동권이 완전 봉쇄됐다. 회사는 이러한 필수유지업무를 악용해 부당한 노무관리를 일삼아왔다. 또한 상대적 고임금 직종임을 악용한다. 노동조건이 후퇴하고 인력확충이 필요하며 안전인력 확보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지만, ‘귀족노조, 고임금’이라 선동하며 무시했다.

 

대한항공은 동종업계 조종사의 임금과 노동조건에 맞추지 못해 ‘조종사인력 유출’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노조는 비행안전·항공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회사는 유능한 조종사가 이직한 자리에 경력이 낮은 외국기장을 채용했다. 조종사는 파견허용 직종이 아니다. 때문에 외국에 회사를 만들어 불법파견이나 다름없이 간접고용 했다. 외국인 기장은 대한항공 조종사 중 367명, 무려 전체 조종사의 25%이다. 정비예산도 축소했다. 비행기 결함 사고의 주된 이유다. 정비인력, 조종사 인력 등 안전인력 비용절감은 곧바로 항공안전 붕괴로 이어진다고 노조는 우려하고 있다.

 

이규남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를 파업으로 내몬 건 회사다. 10대 재벌인 대한항공이 조종사 노동자를 거리로 내몬다”며 파업의 불가피함을 호소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한국사회는 국민이 주인이다. 일하는 노동자도 대한항공의 주인이다”며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대한항공조종사노조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또한 그는 고용안정으로 청년의 미래일자리도 지키자며 공공운수노조도 함께 투쟁하겠고 했다.

 

한편, 노조는 회사가 파업을 빌미로 공석율이 높은 국내선 여객노선을 중심으로 결항을 선포하며 파업에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한다. 회사는 1명만 파업에 참여하는 기종에 50%정도를 결항시키고 인천-나리타, 인천-홍콩, 인천-중동 편들도 일부 결항시켰다. 해당 노선의 일부 결항으로 다음 편 항공기를 이용하게끔 승객들을 몰려는 꼼수이자, 파업을 악용해 수익을 높이려는 ’작정한 결항‘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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