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유내형·유승훈·김경호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노조 죽이기, 경영권 세습위한 업무상 배임”

노조 인천지부, 민주노총 인천본부와 인천지역연대가 2월2일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동광기연-동광그룹 회장 일가 유내형, 유승훈 업무상 배임 혐의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금속노동자

설을 앞두고 문자해고로 물의를 일으킨 동광기연-동광그룹 총수 일가가 경영 세습과 노조 탄압으로 업무상 배임을 저질러온 사실이 드러났다. 

노조 인천지부(지부장 김현동),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본부장 김창곤, 아래 인천본부)와 인천지역연대는 2월2일 인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내형 동광그룹 회장과 유승훈 SH-Global 사장, 김경호 동광기연 대표이사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폭로하고,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동광기연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

첫째, 주식 고가매입이다. 동광기연은 2015년 계열사 인피니티 주식을 주당 230만원에 매입했다. 동광그룹 계열사인 SH-Global이 2014년 인피니티 주식을 매수한 가격(주당 187만 원)보다 1년 사이 43만 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2016년 영업이익 29조원를 거둔 삼성전자 주식 주당 199만5000원 보다도 높다.

두번째는 무이자 대출이다. 동광기연은 유내형 회장 첫째 아들인 유승훈이 최대주주로 있는 SH-INT, SH-BP 등 계열사에 2014년 151억원, 2015년 256억원을 무이자로 대출해줬다. 이 과정에서 동광기연은 은행에서 104억원을 빌리기까지 했다.

탁선호 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은행이자보다 약간 높은 3% 이자만 받았어도 2년 간 10억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대가 없는 지급보증과 사업기회 몰아주기다. 동광기연은 유승훈 사장의 SH-BP와 SH-INT에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대가 없이 267억원을 지급 보증했다. 동광기연이 지급보증하고 사업기회까지 몰아주면서 초기 투자 자본금이 각각 5억원과 1억원에 불과했던 두 회사는 2년 만에 자본이 14억원, 93억원으로 급속 성장했다.

동광기연이 적정한 지급보증료를 받았다면 2년간 거둘 지급보증 수익료만 수억원에 이른다. 동광기연이 SH-BP, SH-INT를 직접 운영했다면 2년간 순이익은 100억원을 넘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그룹 전체는 크게 성장했지만 동광기연은 날로 부실해졌다. 유내형 회장 일가가 승승장구하는 와중에 20, 30년 동안 회사에 청춘을 바친 노동자들은 고용불안 끝에 설 연휴를 앞두고 문자로 전원 해고통보를 받았다.

인천지부와 인천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내형 회장 일가는 자녀 소유 회사 설립, 계열사 주식 고가취득, 순환출자구조 형성 등 재벌이 부의 세습을 위해 저지른 편법·불법 행태를 그대로 답습했다”며 “유내형 회장 일가는 작은 이재용인 셈이다. 이런 자들이 한국사회를 지배하니 노동자, 시민은 분노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은화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동광그룹은 그룹사 가운데 유일하게 노조가 있는 동광기연을 수년간 배제하고 다른 계열사에만 일감을 몰아주며 회사와 노조 죽이기를 해왔다”며 경영권 세습과 더불어 노조파괴가 회사의 목적임을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내형 회장 일가가 동광그룹 전체 경영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증거인멸 우려가 매우 크고, 해외 계열사 시찰을 이유로 국외로 도주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즉시 출국금지 조치하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지부와 인천본부가 유내형 회장 구속수사를 강조한 이유는 범죄전력 때문이다. 유내형 회장은 2001년 9월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 제품 개발계획서를 허위 제출해 기술개발 사업자로 선정돼 정부출연금 4억5천700여만원을 가로챈 전력이 있다.

2003년 3월부터 5년 동안 허위 전표를 작성해 계열사에서 114억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인천지방법원은 2008년 1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사기 혐의로 유내형 회장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김완섭 노조 인천지부 동광기연지회장이 2월2일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연 ‘동광기연-동광그룹 회장 일가 유내형, 유승훈 업무상 배임 혐의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투쟁 각오를 밝히고 있다. ⓒ 금속노동자

 

탁선호 금속법률원 변호사가 2월2일 ‘동광기연-동광그룹 회장 일가 유내형, 유승훈 업무상 배임 혐의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동광그룹 경영진의 범죄혐의를 설명하며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금속노동자

 

김현동 노조 인천지부장과 김완섭 동광기연지회장(사진 오른쪽부터)이 2월2일 ‘동광기연-동광그룹 회장 일가 유내형, 유승훈 업무상 배임 혐의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용승계와 경영범죄 처벌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금속노동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