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사람들’의 첫 걸음...3월 1일 서울에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하고 일제 강점기 당시의 조선인 노동자들을 생각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2016년 일본 교토 단바망간기념관에 건립한 것에 이어 2017년 서울, 2018년 평양까지 건립 예정인 강제징용 노동자상.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과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각계각층이 강제징용 문제를 널리 알려내고 일제 식민지 사죄와 배상 문제,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강제징용 노동자 상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14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발족식을 갖고 “우리는 강제징용을 비롯한 과거 일제의 죄행을 밝혀내고, 그로 인한 수많은 고통과 희생을 기억하며, 우리 대에 이 모든 비극의 역사를 청산하자는 결심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일제 강점기 때 강제동원 된 조선인 노동자들은 7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8월 24일 양대노총은 일제 강점기 시대 가해국 이었던 일본 땅에 강제징용 노동자 상을 건립했다. 이에 대해 “피 맺힌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노동자들의 약속이었고, 앞으로 치욕의 역사, 전쟁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노동자들이 결의”라고 설명했다.

발족식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일제 강점기 36년의 치욕과 책임에 대해 앞장서서 청산을 위해 싸워야 할 정부가 오히려 일본을 두둔하고 있고, 매국적인 행위를 하는 세력들을 보면서, 또 일본군 위안부 관련 폭력 합의 등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우리는 더욱더 촛불을 높이 들어야 하고, 역사적 책임을 묻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조국이 해방 된지 72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우리 정부는 일제 본질적 행위를 청산한다거나 이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과거 그들의 범죄행위에 대해 침묵하거나 은폐하고 있다”며 “지금은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할 중요한 때이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야할 우선적 과제”라고 말했다.

발족식 참가자들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 선언문’을 통해 “우리의 힘으로 억울하게 고통 받고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를 기리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 사죄를 촉구하고, 올바른 과거사 청산을 이루자”며 “다시는 이 땅에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막아내고 평화로운 동북아시아의 질서를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발족식에는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징용 피해 당사자인 김한수 할아버지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참석해 당시를 증언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김한수 할아버지는 “말없이 끌려가서 구타와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먹어가면서 지냈던 그 과거를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는 3월 1일 용산역에서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서울 제막식’이 열릴 예정이다. 나아가 2018년에는 북측(평양) 땅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건립하기로 남북 노동자가 합의하기도 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여는발언을 하고 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여는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강제징용 피해 당사자인 김한수 할아버지가 증언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증언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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