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부터 시험 인양 착수…"선체조사위가 조사, 보존대책 맡아야"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이 22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 등대 앞에서 인양 성공을 기원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22일 오전부터 세월호 인양 작업이시작됐다. 세월호 침몰 1072일, 만 3년만이다. 오전 10시로 예정된 시험 인양에 앞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인양 성공을 기원하며 국민들에게 호소문을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시험 인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날씨가 양호하면 곧바로 본 인양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지난 19일 시험 인양을 기습 발표했다가 선체를 끌어올리는 와이어가 꼬이는 바람에 무산된 바 있다.

인양작업을 지켜보기 위해 진도 팽목항을 찾은 9명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바다가 잠잠하길, 작업자들의 안전과 공정공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져서 세월호 인양이 꼭 성할 수 있도록 계신 자리에서 현장으로 모든 기도와 간절함을 보내주시면 세월호 인양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며 “부모의 마음으로 세월호를 인양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 수습과 진실을 밝히는 증거물이며, 생존자가 아픔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며 “두번 다시 세월호 같은 아픔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잘 마무리되고 사람의 생명이 최우선되는 세상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에는 미수습자 시신과 유가족‧승선원의 유품을 포함해 각종 선박용품, 그리고 차량 185대와 컨테이너 105개 등 잔존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호가 인양되더라도 당장 육지로 이동되지는 않고 반잠수식 선박에 실려 이번 주말께 목포 신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체가 인양되면 21일 공포‧시행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에 따라 출범할 선체조사위가 ‘세월호 선체조사’와 ‘선체 인양 지도‧점검’, ‘미수습자 수습’, ‘유류품‧유실품 수습과정 점검’, ‘선체 처리에 관한 의견표명’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국회 선출 5명과 희생자가족 대표 선출 3명 등 8명으로 구성되는 조사위는 조사개시일부터 6개월 이내 활동하며 4개월 이내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특별법안은 ‘세월호 인양과 이에 따른 미수습자 수습, 진상규명을 위한 선체조사 등과 항구적 선제보존 대책 마련’ 등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선체 보존’에 대한 계획이 불분명하고 조사 기간과 인력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수부는 유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양한 선체를 수평, 수직으로 한번씩 절단해 객실부만 떼어내 미수습자를 수습한 후 선체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선체를 훼손하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힐 수 없다”며 “선체조사위가 선체 조사 방식과 보존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선체를 훼손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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