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행동 4월 29일 23차 촛불집회 제안 ... 16일 안산에선 세월호 '기억식'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뜻하는 풍선을 들고 무대로 향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15일 17시 30분 광화문광장에선 22차 범국민행동의 날 대회와 세월호 3주기 추모를 위한 기억문화제가 잇달아 개최됐다. 박근혜 없는 봄이 왔지만 촛불시민들은 멈추지 않았다. 시민들은 세월호의 참사를 기억하고 한국사회대개혁을 향한 열망을 다시 광장에 결집시키고 있다.

 

- 만원행동, 6월 30일 사회적총파업 발표

집회를 주관한 퇴진행동은 기조발언을 통해 △적폐세력 청산과 우병우 구속 △촛불민심을 후퇴시키는 대선후보 비판 △한반도 평화 요구 등을 강조하며 4월 29일 23차 촛불집회를 제안했다. 이밖에 전교조 선생님의 교육적폐 청산과 만원행동(최저임금 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의 최저임금 1만원 요구, 시민을 위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 등이 주장됐다.

 

박래군 퇴진행동 적폐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첫 발언이자 기조발언에 나섰다. 그는 우병우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며 “검찰부터 개혁해야 한다. 검찰이 개혁되지 않으면 민주주의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교조 도상렬 울산지부장은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2,500명 교사선언이 발표됐음을 알리고, 이를 탄압하는 박근혜 적폐 정부에 맞서 “교사의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 법률과 양심에 따라 교육할 권리를 쟁취”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본 대회에 앞서 광장은 최저임금 1만원 요구로 뜨거웠다. 만원행동은 “최저임금 만원으로 날아보자” 캠페인을 펼쳤고 본 대회 무대에서도 최저임금 만원 인상 요구가 제시됐다. 희망연대노조 김수복 조합원은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삶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거 깨달았다”며, 그래서 노조에 가입했다고 했다. 그는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바꾸는 것이 적폐청산”이라고 했다. 대선후보들이 2022년까지 최저임금 만원을 실현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라며 “지금 당장, 1만원 인상”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과 만원행동은 6월 30일 광장에서 사회적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인간의 존엄은 아직 인양되지 못했다”

“함께여는 봄”, 이어진 세월호 3주기 기억문화제에는 다양한 이들의 추모와 진상규명 목소리, 문화예술인들의 공연 등이 풍성하게 담겼다. 무대에는 세월호 리본을 만드는 시민들, 살아있었다면 세월호 희생 학생들과 동시대를 살아갔을 청소년들의 추모활동이 소개됐고, 박원순 시장의 추모연설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월호 가족들의 이야기는 광장을 흐느끼게 했다.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416연대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인양은 세월호 선체만을 인양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아홉 분의 미수습자, 희생자들의 신체 일부를 인양해야 한다”고 했으며, “세월호와 잠겨있던 진실을 함께 인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들은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인간의 존엄은 아직 인양되지 못했다”고 했다. 416연대는 “국민들이 우리 사회의 어둠을 몰아내는 희망”이라며, “4.16 이전과 다른 사회로 나아가는 사회대개혁의 길을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내일 4월 16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는 13시부터 ‘안산 봄길 행진’과 이어 15시부터는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이 개최된다. 다음은 세월호 희생자 성호군의 누가 보나 씨가 발표한 편지글이다.

 

 

 

성호야 안녕

안녕이란 인사도 네 이름을 부르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잘 지내고 있지? 우리도 모두 잘 지내고 있어. 잘 지내려고 애쓰고 있어

너를 못 본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어.

1학년이던 너의 후배들은 대학생이 됐고, 막내는 이제 18살이 됐어

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스물한 살이 된 너는 얼마나 더 멋있어졌을까?

사실 누나는 길을 걸으면서도 차를 타고 가다가도 너를 봐

머리를 염색한 너를, 멋진 옷을 입은 너를,

여자친구 손을 잡고 걸어가는 너를 봐

네 얼굴 네 목소리가 흐릿해지는 게 너무 무서워서,

너에 대한 기억마저 잃게 되면 너를 정말 영영 잃을 것 같아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

 

성호야

네가 없는 3년이란 시간동안 우리에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

무엇을 해도 무너지지 않은 벽을 마주하듯 힘 들었는데,

너희를 기억하고 촛불을 드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고 그 촛불이 기적을 만들었어.

그리고 얼마 전엔 네가 타고 갔던 배가 3년 만에 뭍으로 올라왔어

그 배에서 너와 친구들, 선생님이 잘 다녀왔다고 웃으며 인사해주면 좋았을텐데

배 안에는 아직도 아홉 명의 미수습자 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그 분들이 가족들을 꼭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끝가지 기다릴게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늘에서 도와주렴

그리고 진실을 밝혀주겠다는 약속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하늘에서 너와 많은 이들이 도와준 덕분에 이만큼 해낼 수 있었으니

앞으로 지치지 않고 힘낼게

네게 했던 약속들 꼭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게

매 순간 우리 곁에 함께해줘서 고맙고, 힘을 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지치고 힘든 순간이 많겠지만

너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고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않을게

네가 보내준 사람들과 네 친구들과 네 친구들의 형제자매들과

서로의 친구가 되어주고 서로의 형제자매가 되어주면서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너를 만나러 갈게

그곳에서 ... 우리 걱정하지 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죠. 잘 지켜봐죠

짧은 순간이었지만 네가 내 동생이어서 너무 고마왔고 행복했어,

우리 다시 만나면 영원히 함께하자.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다시 만나는 그날을 기다리며 ....

 

보나 누나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광화문 광장에서 2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게 열린 가운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비롯한 노동자, 시민등이 세월호 철저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래군 퇴진행동 적폐특위 위원장이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 3주기 2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 참가자가 손팻말을 들고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수습과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와 사드 철회 등 적폐청산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최저임금 1만원을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는 22차 범국민행동의 날 참가자들. ⓒ 변백선 기자

 

ⓒ 변백선 기자

 

'마지막 한사람까지 가족 품으로...'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 304명의 희생자를 생각하며 묵상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대에 올라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 3주기 2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 ⓒ 변백선 기자

 

모녀가 함께 촛불을 들고 세월호 참사 3주기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3년전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자 김성묵 씨가 무대에 올라 대선 후보자들에게 쓴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2학년 5반 박성호 학생의 큰 누나인 박보나 씨가 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두고 동생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뜻하는 노란리본이 집회 무대에 걸려있다. ⓒ 변백선 기자

 

두 형제가 세월호 참사 3주기 2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변백선 기자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4.16가족합창단이 '네버엔딩스토리' 등 공연을 보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뜻하는 풍선을 들고 무대로 향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뜻하는 풍선을 들고 무대로 향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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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퇴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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