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 보장된 권리지만, 목숨을 걸고 외쳐야 하는 노동현실을 외치다
정리해고·비정규직, 노동악법 철폐와 노동법 전면 제·개정, 노동3권 쟁취를 요구하며 광화문 광고탑에 올라 27일 동안 단식과 함께 고공농성을 벌이던 노동자 5명이 오늘 농성을 풀었다. 이들 노동자들은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이하 공투위) 소속으로 애초 6명으로 농성을 시작했으나 단식으로 인한 건강악화로 이인근 콜텍 지회장은 5일에 우선 농성을 중단한 바 있다.
이들은 농성을 중단하며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의 결의와 요구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권에 막연한 희망을 두지 않고 노동자의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촛불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오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공투위는 “선거의 승리자로 등극하는 날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쫓겨나고, 노동조합 했다고 내쫓기고, 정리해고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또 다른 하루일 뿐”이라며 “(대선후보 중)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이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들은 고공단식 투쟁의 요구를 전체 노동자의 요구로 인식하고 조직노동자들이 위력적인 투쟁을 벌이지 못한 점에 대해 지적하며 민주노총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노동자 5명은 한 명씩 119구급대원의 들것에 실려 내려왔다. 이들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할 정도로 여의고 체력은 고갈됐다. 이들은 모두 앞서 내려온 이인근 지회장과 마찬가지로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농성 해단과정에 참여한 노동 및 시민단체들은 한 명 한 명 노동자들을 향해 응원의 함성을 지르며 응원했다.
공투위는 조직정비와 투쟁 평가를 마치고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새로운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