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가 보건의료산업노동자의 장시간근로 탈출·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보건의료산업 일자리 확대를 촉구하며 문재인 정부에게 국가일자리위원회 산하에 보건의료분과 설치를 제안했다.

보건의료노조는 5월 23일 청운효자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장시간노동과 시간외근무 실태와 인력부족 실태를 고발하며, 보건의료분야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보건의료노조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정해선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대통령의 업무지시 1호가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보건의료노조도 그 일자리위원회에 함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의료노동자는 시간외 근무가 지나치게 많다. 1년에 2400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인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산업 50만개 일자리 창출을 제안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보건의료분과위원회를 만들어서 심도있는 논의를 해주길 바란다. 노사정이 함께 고민하자”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지부 김영준지부장과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 최경진본부지부장이 참석하여 병원현장의 고된 노동현실을 생생히 전달했다.

김영준 경희의료원지부장은 “저희 병원에서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를 하며 가슴 아픈 일들을 많이 목격했다. 간호사 데이번 출근시간은 7시반이다. 그러나 실제 출근 시간은 전혀 달랐다. 6시반은 물론 5시반이면 이미 출근을 한 간호사들이 있었다. 이브닝번 출근시간은 2시반이지만 12시도 전에 출근한 간호사들이 있었다. 나이트번은 밤 10시에 출근하면 되지만 8시면 이미 간호사들은 출근을 해 있다. 간호사의 3교대 근무가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브닝번의 경우 10시반이 퇴근시간이지만, 그들을 마주한 시간은 새벽 1시다. 심지어 새벽 3시에 퇴근하는 간호사들도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었다”며 실제 근무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장시간 노동이 강요되는 병원현장 실태를 보고했다.

이어 “임신순번제 들어보셨습니까. 사직순번제 들어보셨습니까? 사직하고 싶어도 내가 나가면 생기는 공백 때문에 사직순번까지 각오하면서 버티며 일한다. 이들이 온전히 환자들을 위해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회가 지켜주길 바란다. 간호사들이 숭고한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도록 새로 바뀐 정부가 반드시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최경진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장은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 종사자들은 국민의 생명권을 반드시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그러나 힘겨운 연장근무에 허덕이고 있다. 평일에는 귀가하면 밤 11시는 예사다. 이제는 주말에도 밤 11시 귀가 보편화 되었다. 노동자들 모두 누구에게는 아버지, 누구에게는 어머니다. 적십자사 종사자들은 시간이 없어서 연애도 하기 힘들다고 말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께 간절히 요구한다. 이 정부가 말하는 ‘저녁에도 휴일에도 휴식이 있는 삶’이 우리가 일하는 곳에서도 보장될 수 있도록 해달라. 나아가 대한민국 모든 노동현장에서 보장되어 질 수 있도록 간절히 요구드린다. 적십자 혈액사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간절히 바란다. ‘이번정부에는 반드시 해결해주겠지. 이번정부는 오래 시간 끌지 않겠지’. 노동자, 또 다른 국민의 목소리를 반드시 경청하길바란다. 저녁에도 휴일에도 휴식이 있는 공공사업장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국가일자리위원회 산하에 보건의료분과 설치를 제안함과 동시에 기자회견문을 통해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조속히 제정 ▲보건의료분야 장시간노동과 시간외근무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든 병원 모든 병동에 전면 시행 ▲정부가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으로 인한 상시적 결원인력을 정원으로 책정하여 충원하는 모성정원제>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조치취할 것 ▲보건의료분야 일자리 창출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사정 3자 대화체 구성을 촉구했다.

한편, 이 날은 <5.23 보건의료노조 전 지부 공동실천의 날>로,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물론 각 병원현장에서는 장시간노동과 시간외근무 근절을 촉구하는 중식캠페인과 인증샷찍기 등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보건의료노조 전 지부 공동실천은 7월까지 매월 1회 3회에 걸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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