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꺼트리지 않은 시민 위대한 촛불항쟁, 촛불혁명의 주인공‘

퇴진행동이 국민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23차례에 걸쳐 촛불집회를 주최해 온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이 촛불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퇴진행동 공식 해산선언 및 촛불대개혁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 퇴진이라는 소임과 역할을 다했기에 국민들께 해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지난해 10월29일 3만명으로 시작된 함성은 12월3일 232만명이 모여 탄핵안을 가결시켰고, 범죄를 부인하고 버티던 박 전 대통령은 1,700만 촛불 앞에 끝내 파면당하고 구속되었다”며 “분노한 민심, 정의를 열망하는 민심이 최고의 권력임을 유감없이 보여준 역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퇴진행동은 “늦가을에 시작해 매서운 한파를 뚫고 새 봄이 올 때까지 촛불을 꺼트리지 않은 시민들이야말로 위대한 촛불항쟁, 촛불혁명의 주인공들”라며 “범국민행동의 날이 23차에 이르기까지 주말을 반납해야 했지만 광장을 향한 발걸음은 언제나 설래였다”고 전했다.

또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한 세월호 가족들이 촛불의 버팀목이 돼 줬다”며 “중도반단하지 않았기에 촛불은 항쟁이 되고 혁명이 되어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켰고 최순실, 김기춘, 이재용 등을 구속시켰으며, 역사를 되돌려온 수구세력들을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내고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퇴진행동은 해산에 대해 “끝이 아니고 다시 시작”이라며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은 포기되거나 타협해서는 안 될 촛불의 명령으로 촛불이 남긴 과제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최종진 퇴진행동 공동대표(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는 “촛불집회는 민중총궐기를 시작으로 백남기 어르신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세월호 참사, 국정교과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지킴이 등 모두가 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싸운 것이 응축돼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석운 공동대표(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과제는 여전히 아직 많이 남아있다.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촛불항쟁 시즌2’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사회 대개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저항과 방해들이 있을 것인데 국민들이 참여하고 주권을 오롯이 실현할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강자 공동대표(참여연대 대표)는 “국민 주권이 회복되고 민주주의가 제 자리를 찾는 그러한 나라가 되어 가는지, 끊임없이 지켜보면서 잘못되는 경우 비판 목소리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태선 공동대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촛불항쟁 시즌2는 시민단체만으로는 할 수 없다. 촛불혁명으로 깨어난 시민들이 함께 할 때 가능하다”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층 더 성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시민들과 모든 단체가 이를 위해 함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래군 공동대표(4·16연대 상임운영위원)는 “30년 전 6월항쟁 이후 결과를 정치권에만 맡겨뒀던 우를 범하지 말고 민주적인 세상을 만들고 적폐청산·사회개혁을 만들어가기 위해, 또 촛불시민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23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까지 총 1684만8000명이 참석했음을 전했다.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한 집회는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에 열린 지난해 12월3일 6차 집회로 232만10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기록기념위원회를 구성해 그간 촛불집회가 걸어온 길을 백서를 만들어 촛불집회 1주년이 되는 올 10월29일 세상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재정운용계획도 발표했는데 “지난해 수입액은 후원금·모금 등 약 39억8000만원으로 촛불집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약 32억1000만원이 지출됐다”며 “잔액 약 7억7000만원은 백서사업과 미디어기록사업, 올 11월 예정된 ‘촛불 1주년 문화제’, 적폐청산 투쟁 지원, 법률대응 등으로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촛불항쟁 만세! 촛불혁명 만세!’를 외치고 국민을 향해 인사를 한 뒤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노래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를 제창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퇴진행동이 주도한 촛불집회는 11월12일 열린 3번째 집회부터다. 1, 2차 촛불집회까지는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최로 개최됐다.

최종진 퇴진행동 공동대표(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가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래군 퇴진행동 공동대표(4·16연대 상임운영위원)가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퇴진행동이 손맞잡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노래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를 제창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1,700만 촛불집회가 열렸던 광화문 광장.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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