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미룰 이유 없다

새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단결권 보호 협약 비준을 통해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교조가 박근혜 정부의 대표 적폐로 불리는 법외노조 통보 철회 시점은 ‘지금 당장’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 전교조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외노조 통보 철회와 노동 3권 보장 촉구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강성란 기자

 법외노조 철회 ‘우회로’ 안 된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철회, 노동 3권 쟁취 촉구 철야농성 3일째인 31일 성명을 내고 “촛불혁명의 열망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그 동안 유예되었던 ILO 협약 비준 처리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법외노조 철회를 협약 이후로 미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ILO 협약 중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제87호, 1948년. 147개국 비준)’과 ‘단결권 및 단체교섭 협약(제98호, 1949년, 156개국 비준)’, ‘강제 노동에 관한 협약(제29호, 1930년, 171개국 비준)’, ‘강제노동 철폐 협약(제105호, 1957년, 167개국 비준)’을 비준하겠다고 공약했다.
 
대선 이후인 지난 24일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7인이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와 관련된 ILO 협약 87호와 98호의 비준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고용노동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전교조 관련 ILO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 등의 비준을 검토 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ILO 협약 87호와 98호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 등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한국 정부는 1996년 OECD 가입 당시 이들 협약 비준을 약속했다. 당시 외무부 장관은 OECD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도 했다. 이들 협약을 비준할 경우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의 빌미를 제공한 교원노조법 2조는 교원의 단결권 침해 조항으로 자연스레 교원노조법 개정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촛불광장 요구, 국제사회 개입, 국가인권위 권고…이유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전교조는 “현재진행형인 전교조 법외노조 탄압을 ILO 협약 비준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현실 감각을 결여한 것”이라면서 “법외노조 통보는 박근혜 정권의 적폐가 분명한 만큼 새 정부의 고용노동부가 ‘지금 당장’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행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수용률을 높인다는 새 정부의 지난 25일 발표에 따라 국가인권위의 전교조 관련 두 가지 권고 역시 즉각 수용해야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0년 10월 ‘노조원 자격에 해고자를 포함하고 노조 지위를 부정하는데 악용할 수 있는 시행령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를 앞둔 2013년 9월에 전교조가 낸 긴급 구제 청구에 국가인권위원회는 현병철 당시 국가인권위원장의 긴급 성명을 통해 “노동조합 자격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며 단결권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 한다”면서 앞선 2010년 10월 권고 이행과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 파기 중단을 촉구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UN 산하 ILO의 잇단 개입 역시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가 뒤로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말해준다.
 
ILO는 박근혜 정부 출범 즈음한 2013년 2월 22일 고용노동부가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10여일만인 3월 6일 한국정부에 긴급 개입 조치로 ‘전교조의 설립 취소 위협 중단과 해직 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부정하는 법령 개정 촉구’ 서한을 보냈다. 법외노조 이후인 2014년 3월에도 ILO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전교조 설립취소 중단’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전교조는 “정부는 국제사회의 권고대로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철회와 교육부의 후속조치 취소를 지금 당장 이행하고 ILO 협약 비준, 교원노조법 등 법률과 시행령 개정으로 교원의 노동 3권을 온전히 보장하는 과제를 속행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