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공공운수노조 영남권 결의대회 개최해 투쟁결의

▲ 렛츠런파크의 한 마필관리사가 말을 훈련시키고 있다

 

▲ 故박경근 조합원 추모 · 착취구조 양산 마사회 규탄 공공운수노조 영남권 결의대회

 

 

마사회의 착취 구조에 항거해 목숨을 끊은 마필관리사 박경근 조합원(전국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을 추모하고, 투쟁을 결의하는 집회가 10일 오후 2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정문 앞에서 열렸다.

 

마필관리사는 공기업인 마사회가 관리하는 사업장에서 일하며 처우와 업무 등도 마사회가 모두 결정한다. 또한 어린 말을 길들여 관리하고 경주마로 키운 후 레이스에 내보내는 마필관리 업무는 마사회의 핵심 업무이기도 하다. 박경근 조합원은 유능한 마필관리사였다. 은퇴 직전의 말을 우승시키기도 하며 아무리 전문성으로 무장했어도 마사회가 아닌 개인사업자인 조교사에게 고용된 불안한 비정규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관련기사▶ 차별과 죽음의 경주를 멈춰라, 마필관리사이자 쌍둥이 아빠인 박경근 조합원을 추모하며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245965)

 

오늘 집회는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이성권 조직국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대회사에 나선 전국공공운수노조 박배일 수석부위원장은 “마필관리사는 10여 년 전만해도 마사회의 정규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80%가 넘는 마사회 비정규직 통계에도 속하지 못한다”며 “마사회가 사람보다 돈을 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이다”라고 규탄했다. 그는 이어 "공기업인 마사회는 사회공헌활동을 한다고 홍보를 한다고 하는데, 착취구조와 노조탄압으로 사람을 죽인 기업이 무슨 사회의 아픔을 치료한단 말인가"라며 "지금이라도 잘못된 착취구조를 끊어야 한다"고 외쳤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재하 본부장은 "마필관리사들은 말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며 분노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기업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시혜가 아니다. 공기업은 국가 예산으로 운영하는 곳이며 국가 예산은 국민들의 세금"이라며 "세금으로 운영하는 마사회가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매년 수천억의 수익을 올리는 사이,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통 받는다"고 개탄했다. 김재하 본부장은 투쟁을 결의했다. "마필관리사들이 정규직되고 제대로 대접받게 만들 투쟁의 시작이며, 고 박경근 동지의 뜻을 헤아려 끝까지 투쟁해 반드시 승리하자"고 외쳤다.

 

전국공공운수노조 석병수 부산본부장은 자세한 소식도 전했다. "마필관리사는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금과 성과급을 받는데 성과급조차 조교사의 마음대로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기업이 이럴 수는 없다."며 "박경근 조합원의 아버님이 '사는 것 같지 않다'라고 하셨다. 자식 키우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며 "우리의 투쟁이 부족함을 느낀다. 이제 지역을 넘어 전국적 투쟁으로 만들 것이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 날 결의대회는 공공운수노조 영남권 조합원들을 비롯해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역의 여러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 450여 명이 함께 해 마사회에 책임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대회 후 박경근 조합원의 분향소가 마련된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 사무실을 찾아 조문했다. 한 때 참가자들을 마사회 직원들이 막아서면서 마찰이 일기도 했으나 무사히 조문을 마치고 마무리 집회 후 해산했다. 스포츠학을 전공한 '국내 1호 말 마사지사' 박경근 조합원이 자결한 지 15일이 지났지만, 한국마사회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유가족은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피눈물로 보내고 있다.

 

▲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 사무실 복도에 마련된 박경근 조합원의 분향소 ⓒ비주류사진관(이훈기)

 

▲ 이성권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조직국장, 양정찬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 위원장, 박배일 전국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석병수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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