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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박정희식 의료보장 넘어 사회보장 기본권으로
  • 노동과세계 (공공운수노조)
  • 승인 2017.06.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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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지난 6월 20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등과 함께 국회 토론회를 열어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자 역할 재정립 방안에 대한 시민사회와 노동조합의 의견을 모았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시민사회가 바라보는 건강보험 개혁의 핵심으로 보험자, 특히 건강보험공단의 역할 강화와 기능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입자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다. 진료비 부담을 국민이 감당하는 체계에서 정부, 국회, 공급자로 전환하는 시민사회가 발의한 '위험자 전환전략'이 제도화 될 필요가 있다는 주문과 함께 우선 추진과제로 '100만원의 개혁(상한제)'이 제안되기도 했다.

신영전 교수 "박정희식 의료보장 청산할 때"

신영전 한양대의대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한국의 의료보장체계는 '박정희식 의료보장'을 청산하고, '건강권과 연대의 정신에 기초한 의료보장제도'로 전환돼야 한다. '비스마르크식 의료보장제도'를 '지속 가능한 공적 의료보장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 교수는 "이런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견고한 개혁목표와 원칙, 정교하고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로드맵, 수준 높은 개혁추진 역량과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대합의 기구에 준하는 조직이 제도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건강권과 연대 정신에 기초한, 지속 가능한 공적 의료보장체계 구축은 단순히 상징적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 이른바 '위험자 전환방식'으로 기능하도록 설계, 운영돼 한다"면서 "그 중 핵심과제가 '100만원의 개혁(상한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00만원 상한제는 대통령 공약사항일 뿐아니라 정의당 등 야당의 공약에도 포함돼 있었다. 100만원 상한제 실현을 위한 국민위원회를 만들어 조기에 정부가 초안을 마련한다면 매우 의미 있는 개혁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또 "이런 개혁과정에서는 국민적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 건보공단이 진정으로 국민의 이해를 대변하고 지지를 받는 조직으로 전환돼야 한다. 기존 역할을 넘어 의료보장 수준을 OECD 수준 이상으로 높이기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를 진행해 나가는 국민적 합의기구의 중요한 운영자가 돼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시민사회, 보건의료 전문가주의 넘어 보장성 강화로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보건의료 전문가주의'를 현 건강보험 운영의 특성과 주요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했다. 그는 "보건의료 공급자들은 전문성과 권위를 위주로 한 배타적 권한, 독점적 지위를 강조한다. 건강보험과 보건의료 분야 정책의제와 정책결정 헤게모니는 정부관료, 의료인, 직능단체, 산업체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의료전문가주의는 이른바 의권이나 진료권, 정부개입 배척(관치의료) 등으로 표출되고 있고,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접근은 직능, 진료과 간 파이 경쟁으로 첨철된다"고 했다. 목표 보장률 부재문제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장성 목표치 부재는 보장성 성과를 가변적인 요인으로 분류하고 정책집행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건강보험 개혁과제로는 '기본권 보장과 거버넌스 개혁중심' 전환을 제안했다. 특히 거버넌스 개혁의 경우 정부주도에서 복층적 거버넌스에 기반한 상호견제와 균형, 시민적 통제와 참여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위원회 기능과 권한 재정리를 위한 건보재정 기금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보험자 독립성 확보차원에서 보험료, 가격, 급여 등의 결정권한을 건보공단으로 이관해 가입자를 대리하는 보건의료 구매자 역할로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보험자로서 건보공단의 역할 강화 필요성은 민주노총에 의해 강한 지지를 받았다. 건강보험노동조합 상급단체가 민주노총인만큼 공단노조의 의견이 상당부분 수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갈현숙 정책연구원장 "급여여부, 가격결정 등 전문평가위원회를 건보공단이 운영해야"

제갈현숙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이날 패널토론에서 "한국의 의료보험은 시민권 및 노동권에 입각한 사회보장으로서 기본권 확립이 아닌 국가적 시혜, 정치적 수단으로서 도입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로 인해 보험자 역할축소, 정책지배구조의 비민주성, 공급구조 및 비급여 통제력 상실, 보건의료 전문가주의의 심화 등의 문제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자는 건강보험제도가 사회보험으로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제도전반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 가입자 이해를 최대한 대변하면서 공급자와 협력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공단-심평원 간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보험자는 정부 정책결정 집행과 재정 수입 및 지출구조 전반에서 독립성을 확보하고 가입자 권익보호를 위해 보험재정 관리책임과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공급자 중심의 급여결정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급여 여부 및 가격결정 등과 관련된 전문평가위원회를 보험자(건보공단)가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을 좌장으로 국민건강보험의 역사적 역할과 전망에 대해 한양대 신영전교수가, 건강보험 개혁 과제와 보험자의 역할을 주제로 김준현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가 토론의제를 발제했다. 또한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상임이사,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제갈현숙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노동과세계 (공공운수노조)  kptu20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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