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는 학교 급식노동자 노동환경 개선 및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8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개최했다. 학교 급식노동자들이 경기지역과 충청지역 등에서 살인적 폭염하에 아이들 밥을하다 쓰러지거나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일들이 발생하는데 대해, 급식노동자들의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완화하기 위한 노동환경 개선을 정부에 촉구했다.

본부는 최근 전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이언주 의원의 욕설에 가까운 폭언과 급식노동자 비하발언의 깊은 상처가 치료도 되기 전에 연이틀 지속된 폭염의 날씨 속에도 맡은 소임을 다하기 위해 급식노동자들은 위험에 내몰린 채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에도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의 가열 기구에 의한 온도가 높은 조리실은 조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열기와 폭염의 온도가 더해져 55도까지 치솟기 일 수고, 높은 열을 몇 시간씩 온몸으로 받아내며 조리하던 학교급식노동자들은 결국 지난 7월 12일과 13일 연이어 충북과 경기에서 ‘열탈진’에 의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교급식노동자가 쓰러진 사고의 원인은 비단 폭염과 조리과정에 발생되는 열에 의한 사고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교육기관에서 이윤을 남겨야만 하는 제조업에서나 할법한 인건비를 줄여 이윤을 창출하는 배치기준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사기업 식당의 경우 50~60명당 1명이 배치되고 있는데 반해 전국 시도교육청의 배치기준을 보면 급식노동자 1명이 150여명을 감당토록 배치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급식노동자 1명이 170여명을 감당토록 하는 배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배치기준은 짧은 시간안에 천몇백명분의 식사를 감당해야 하는 급식노동자들에게 살인적인 노동환경이 되었고 교육당국은 노동자들에게 노동강도와 위험을 감수해 내도록 강요하였다.

이러한 살인적 노동환경은 폭염과 만나 그 효과는 배가되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또한 조리실엔 냉방장비 에어컨조차 아예 없거나 있어도 달랑 한 대가 전부인 곳이 허다하다. 그런면에서 이번 열탈진 사고는 폭염이라는 무더위 탓 보다는 교육당국의 방관아래 만들어진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비롯된 살인행위 수준의 인재인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분통터지는 것은 교육당국이 급식노동자를 포함한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는 일터가 되도록 하는 활동을 결의하고 교육부 이하 모든 학교에서 안전보건관리대책이 수립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아래는 요구안 전문.

-하나.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개최 운영하라!
-하나. 폭염대비 급식노동자 안전대책 매뉴얼을 수립하라!
-하나. 급식실 배치기준은 급식노동자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다. 현재의 살인적인 배치기준을 개선하라!
-하나. 전처리실과 세척실을 포함하여 조리실의 전반적인 냉방장비 점검 및 설치를 지금당장 실시하라!
-하나. 위생 점검 항목에 냉방기구 및 급식노동자 안전대책 평가항목 반영하라!
-하나. 급식노동자의 휴게시간 확보 및 사용에 대한 현장 관리감독을 실시하라!
-하나. 실질적으로 학교현장의 안전을 점검할 수 있는 노·사 합동 점검단을 구성하라!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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