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간제교사 순직인정 대책위원회, 감사 기자회견

지금까지 함께한 모든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님. © 강성란 기자

“너무 당연한 결과를 얻기 위해 너무 많은 이들이 애썼고 3년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려 오늘의 결과를 얻었다. ‘규탄한다’, ‘해결하라’가 아닌 ‘감사’의 기자회견이 낯설지만 지금까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기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김혜진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의 말처럼 조금은 ‘낯선’ 제목의 세월호 희생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관련 국민 관심과 참여에 대한 감사 기자회견이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열렸다.

박성영 순직인정대책위원회 운영위원은 2014년 11월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를 만나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대상자에서 제외된 상황을 듣고 이듬해인 2015년 순직인정대책위를 결성하기까지의 과정. 30만 5202명이 참여한 순직인정 촉구 서명 과정과 행정소송, 그 과정에서 함께한 단체들과 사람들의 이름을 모두 부른 뒤 “너무나 마땅한 요구이지만 3년이 넘게 걸렸다. 끝까지 아이들과 함께한 고 김초원 선생님, 고 이지혜 선생님의 의로운 희생을 기억 하겠다”고 밝혔다.

“두 분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한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는 지금까지 함께한 모든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고마움을 표현하며 눈물을 흘렸다.

고 이지혜 교사의 아버지 이종락 씨도 “두 교사는 두려워하는 제자를 위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들의 순직을 인정하지 않아 차별에 대한 슬픔까지 마음속 아픔으로 간직하게 됐다”면서 “죽어서도 차별받았던 두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고 교사로서 명예를 회복해준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두 교사의 순직 인정 소송을 담당했던 윤지형 변호사는 “인사혁신처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두 명의 기간제 교사만 특정해 순직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현행법상 이들의 순직을 인정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두 교사에게만 시혜를 베푸는 것 같은 모양새를 취했다”면서 “두 분의 순직 인정을 바랐기 때문에 적극적인 문제제기는 하지 않지만 이 자리를 빌려 정부 시행령의 문제점을 밝힌다”는 말로 두 교사의 순직 인정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으로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과 안전사회를 위한 길, 희생된 모든 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명예를 회복하고 권리를 찾는 길은 매우 멀다. 하지만 여러 활동으로 함께해준 시민들의 힘을 받아 우리는 그 먼길을 꿋꿋하게 걸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말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근처 식당에서 점식식사를 한 순직인정대책위원회는 식사를 마친 뒤 이름 모를 시민의 쪽지를 받았다.

권혁이 전교조 416특별위원장은 자신을 ‘어느 아버지의 딸’이라고 밝힌 한 시민이 ‘김초원 선생님, 이지혜 선생님 아버님 점심 맛있게 드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라는 쪽지를 남기고 순직인정대책위원회의 식사비를 계산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시민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강성란 기자

 

순직인정대책위 식사비를 계산한 시민이 남긴 손편지.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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