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공운수노조

 

사진=공공운수노조

전국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유센지부가 전면파업 투쟁 123일 만에 최종합의를 도출하고 지난 20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가결 노사합의에 이르렀다. 유센지부 조합원들은 24일 현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공항항만운송본부는 그간 일본계 자본의 도를 넘은 노조탄압에 맞서 민주노조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외롭지 않게 곁에서 지켜온 공공운수노조의 모든 동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유센지부 투쟁은 2016년 3월 31일 정기인사에서 합당한 사유 없이 유센지부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인사를 단행하고, 이와 관련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를 통한 조정합의 후 불과 2주 만인 지난 8월에 노동조합 전현직 간부 5명에게 부당전보명령을 단행한 사측의 탄압으로부터 시작됐다. 유센지부는 123일 간의 장기간의 파업투쟁에도 조합원들의 흔들림 없는 대오 유지로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부는 단체협약 해지통보 철회와 노사 간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쟁의기간 중 문제에 대한 추가 고소․고발제기 금지 등을 사측과 합의했고 사측은 중노위 판정 확정에 따른 원직복직 이행하기로 했다.

또한 파업복귀 시 장기파업사태에 대한 책임자로서 유감 표명하고, 유사사태 재발방지 및 노사협력관계 방향설정 내용이 담긴 대표이사 담화문을 공표함으로써 그간 발생한 갑질과 탄압 등을 인정하고 노동조합과 조합원에 공식적인 사과를 전하기로 했다. 이러한 합의내용은 외국계기업의 사회윤리적 책임성을 강화시키고 노동을 존중하는 기업윤리를 회복시켰다는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아래는 유센지부 장하나 조합원이 현장복귀하는 조합원 동지들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간밤에 모두 푹 주무셨는지요.

저는 참 오랜만에 지독한 월요병을 겪었습니다.

네 달이 넘게 기다려 온 출근을 앞두고도 이렇게 오늘이 싫어지는 게 아마도 여러분을 가까이서 매일 볼 수 없는 아쉬움 때문인가 봅니다. 불편하고 꼴 보기 싫은 이들을 다시 마주해야 하는 것도 고역이지만, 그보다 매일같이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을 뒤로해야 한다는 것이 못내 서운합니다.

누군가에게 이 파업은 무언가를 얻기 위한 싸움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여러분 모두와 또 제게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기 위해 동참한 일입니다.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것’, ‘내 것을 내 것이라고 말하고 되찾아 오는 것'

너무나도 뻔하고 당연한 것들을 뺏기지 않으려면, 이렇게 어렵게, 오랫동안 애를 써야만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비록 흙더미를 뒤집어 쓰고 군데군데 상처 입었을지 모르지만, 최소한의 자존심과 신념을 지켜냈다는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비록 통장은 텅빈 텅장이 돼버렸지만, 매일 여러분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살면서 누군가의 뒷모습을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오랫동안 바라본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순전히 제 몫의 분노와 답답한 마음들을 알아주고 곁에서 토닥거려주신 동지들 모두 고맙습니다. 다시 단장하고 씩씩하게 출근하십시오. 저 역시 발걸음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게 집을 나서보겠습니다. 힘이 되어주세요~

투쟁!

 

사진=공공운수노조

 

사진=공공운수노조

 

사진=공공운수노조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