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초등 어린이집 분회(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지부) 파업이 25일째를 맞고 있다. 어린이집 박아무개 원장의 폭력적인 언행과 상식을 벗어난 업무지시, 차별적 대우에 시달리면서 촉발된 보육노동자들의 파업은 전례가 없는 초유의 일이다.

▲ 성북초등어린이집 문제해결,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공공성 실현 촉구 결의대회

보육노동자들의 파업에 성북초등 어린이집 박 원장은 직장폐쇄로 맞섰다. 원아들이 있는 어린이집 일부를 폐쇄하겠다고 통보한 일 역시 이전에는 없던 일이다. 사상 초유의 일들이 부산진구에 위치한 성북초등 어린이집에서 벌어지고 있다.

성북초등 어린이집은 부산진구청이 민간에 위탁했고 박 원장이 20년 가까이 재 위탁을 거듭하며 운영하고 있다.

부산진구청은 지난 2015년, 성북초등 어린이집 박 원장의 정년이 도래하자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이에 불복한 원장은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소송은 진구청의 패소로 끝났다. 그 과정에서 진술서, 경찰 출석 등 진구청의 각종 요구에 동원된 보육노동자들은 박 원장의 극악한 노동탄압과 인권유린에 시달려야 했다.

일부 어린이집 원장의 무소불위에 가까운 권력 남용과 횡포의 원인은 민간위탁에 있다. 민간위탁 제도는 관리감독의 부재로 인해 보육의 공공성이 훼손되고 국공립 어린이집의 사유화를 부추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후퇴만 하는 보육 공공성 회복과 실현을 위한 첫 걸음으로 '보육의 국가책임 강화'를 꼽았다.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지부도 이번 파업에 대해 '진구청이 직접 운영하면 많은 것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성북초등어린이집 문제해결,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공공성 실현 촉구 결의대회

민주노총 부산본부 비정규위원회는 8월 17일 오후 4시, 부산진구청 앞에서 '성북어린이집 문제해결,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공공성 실현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위탁제도로 인해 뒷걸음 친 보육공공성을 제 자리에 가져다 놓는 방법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천연옥 비정규위원장은 "보육은 돌봄과 교육이 공존하는 영역이다. 이 귀중한 보육이 민간에 맡겨진 채 관리되지 않고 있다"며 "전국 어린이집의 5.1%가 국공립인데 그 중 70%가 민간위탁이고 부산은 100% 민간위탁"이라고 말했다.

천연옥 비정규위원장은 "지자체가 할 일을 민간에 위탁했다고 해도 부정과 비리가 판치면 구청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진구청장이 그동안 보육 노동자들을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나?"라며 분노를 표했다.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지부 이상민 사무국장은 "진구청장은 법적으로 조합원을 만날 이유가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법적으로 만나야 하는 사람이 따로 있나?"라고 말한 뒤 "희생과 헌신이라는 단어 속에 보육 노동자들의 신음이 감추어 졌다. 엉터리 위탁관리 진구청이 책임져라"고 구호를 외쳤다.

박경근, 이현준 열사 투쟁에 함께 해줘 감사하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한 공공운수노조 석병수 부산본부장은 "박경근 열사의 어머님이 늘 '민주노총만 믿겠다'고 말했고 어머님의 바람처럼 열사 투쟁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제 공공운수노조는 보육 노동자들의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병수 본부장은 "25일 동안 진구청장 코빼기도 못봤는데 파업 조합원 4명이라고 무시하나? 마필관리사들도 그랬다. 처음엔 10여 명이었지만 지금은 280명이 한 몸처럼 움직인다"며 "수많은 불법을 저지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박 원장 같은 사람을 두 번 다시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진구청이 안 한다면 우리가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참보육부모연대 안진경 대표는 "우리 단체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는 엄마들의 모임이다. 늘 감동적인 투쟁을 보여주던 보육 선생님들이 이번 파업을 통해 더 큰 감동을 보여 주셨다."며 "보육노조 선생님이 있는 반만 직장폐쇄를 한다는 것은 선생님들이 너무나 잘 싸워 주신 증거"라고 말했다.

안진경 대표는 "부모들이 원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자질도 없는 원장이 전횡을 휘두르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많은 분들이 보육 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하고 있다. 끝까지 투쟁해서 국공립 보육시설 제대로 세우자"고 말했다.

▲ 윤경순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지부 성북초등 어린이집 분회장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은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지부 성북초등 어린이집 윤경순 분회장은 "아이들과 부모님들, 다른 선생님들께 피해가 가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파업이 쉽지는 않았다. 지금도 지지해 주시는 부모님들이 많지만 간혹 '파업이 너무 길어 지는 게 아니냐'고 묻는 부모님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윤경순 분회장은 "투쟁을 하며 느꼈다. 4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힘이지만 보육 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과 신념이 생겼다"면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너무 많은 분들이 와 주시고 힘을 주시니 더 나은 보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지부에 따르면 박 원장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인격유린을 넘어 선 행동을 지속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아래는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지부 성북초등어린이집 분회가 밝힌 박 원장의 비위 행위 일부이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난 이후에는 탄압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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