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YTN 해직기자 3인 복직 후 첫 출근
“함께 싸워준 시민들 있다는 것 잊지말자”

사진=언론노조

노종면﹒조승호﹒현덕수가 YTN으로 돌아왔다. 3249일, 9년의 세월을 ‘해직 기자’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3명이 빼앗긴 사원증을 돌려받았다.

28일 아침 8시,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가 동료 기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으로 출근했다. 3명은 한 목소리로 “공정언론으로 보답하겠다”는 복직 소감을 밝혔다.

이날 아침 7시부터 사옥 앞은 돌아오는 3명을 맞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3명이 걸어오게 될 출근길을 따라 가까운 지하철역에서부터 바닥에 종이꽃이 붙었다. 꽃 위엔 ‘꽃길만 걷자’, ‘기사 쓸 준비 됐나?’, ‘감 떨어진 거 아니지?’와 같은 문구가 적혔다. 3명이 통과할 사옥 정문에는 ‘해직자가 오네요. 공정방송 ON AIR’라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가 사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사옥 옥상에서 날아오른 수백 개의 푸른색 종이비행기가 이들 3명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조합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복직한 동료들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함께 얼싸 안았다. 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복직 소감을 묻자 노종면 기자는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복직이 결정이 되고 여러 매체에서 소감을 물을 때마다 ‘모르겠다’고 답했다”면서 “실제로 마음의 동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노 기자는 또한 “그런데 오늘 새벽에 잠이 잘 안 왔다”면서 “기다려줘서 감사하다. 앞으로 볼 날이 자주 있을테니 천천히 얘기를 풀어보자”고 말했다.

현덕수 기자도 “이제부터 뭘 해야할지 정리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현 기자는 “YTN에 복귀하게 된 것은 여기 계신 동료﹒선배﹒후배들과 YTN에 관심을 갖고 사랑해주신 시민들 덕분”이라며 “들어가서 동료들과 뭘 해야하고, 뭘 할 수 있는지 열심히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조승호 기자는 “일로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바닥의 ‘꽃길’을 보고 동영상을 찍으며 걸어오느라 조금 늦었다”며 “그런데 사옥 앞에 와서 보니, 그거에 감동할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세 사람이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니 집 나간 정의가 돌아오는 것 같았다”며 기뻐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이 기쁨을 절대 잊지 말고,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성원해주고 싸워준 시민이 있다는 것을 절대 잊지말자”며 “이제 뉴스 화면으로 진실을 보도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보답하자”고 강조했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오늘 8월28일은 YTN 광복의 날이자 다시 설 언론 광복의 날”이라며 “밖에서 고생하고 있는 KBS와 MBC의 동지들이 아직 많다. 연대해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YTN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다시 상식이 설 그 자리에 같이 가자”고 외쳤다.

세 사람이 동료들의 환영 속에 새로 전달받은 출입증으로 보도국으로 올라가며 이날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의 환영식을 끝을 맺었다.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는 2008년 이명박 정권의 언론특보였던 구본홍 씨가 YTN 사장으로 임명되자 출근 저지 등의 투쟁을 벌이다 권석재﹒우장균﹒정유신과 함께 해직됐다. 권석재﹒우장균﹒정유신은 2014년 11월 대법원 판결로 복직했고, 나머지 3명은 해직 후 9년이 흐른 뒤에야 복직했다.

사진=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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