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언론노동자들 '언론적폐' 청산 결의

제작 거부에 들어간 KBS 기자협회와 PD협회가 한 목소리로 “양대 노조와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KBS 기자협회﹒PD협회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 모여 ‘연합 투쟁 결의대회’를 갖고 “기자와 PD가 앞장서서 끝까지 싸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 협회는 ‘연대 투쟁 결의문’에서 “KBS의 기자와 PD는 고대영 사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 제작을 포함한 모든 업무를 중단했다”며 “사내 양대 노조의 총파업보다 먼저 행동에 나섰다. 기자와 PD가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고대영 사장은 공영방송 KBS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도구로 타락시켰다. 그 목적은 오로지 고 사장 자신의 생존”이라며 “한때 권력과 자본을 자유롭게 비판했던 KBS 뉴스는 이제 편파보도, 축소보도, 왜곡보도의 상징이 됐고 프로그램의 영향력과 신뢰도 역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양 협회는 “더 이상 고 사장의 각성과 변화를 기대하기 불가능한 상황까지 이르러 우리는 최후의 저항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며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에 충실하기 위한 첫걸음은 오로지 고 사장의 퇴진 뿐이라는 데 기자와 PD들은 뜻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너진 저널리즘의 폐허 위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겠다. 우리는 공영방송 KBS의 기자와 PD로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재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은 “9월4일부터 우리 노동조합이 책임지고 제일 앞장서서 투쟁에 나서 고대영을 반드시 끌어내리겠다”며 “일정이 조금 다르지만 KBS노동조합(구노조) 역시 함께 연대해 빠른 시일 안에 고대영을 끌어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또한 “고대영 사장이 내일 KBS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방송의 날 기념식을 돌연 취소했다”면서 “하지만 같은 날 오후 63빌딩에서 열리는 방송의 날 기념식에는 고 사장과 MBC 김장겸 사장 등 ‘공범자들’이 다 모인다”고 밝혔다.

이어 “공범자들 한 자리에 모이니 우리가 다 함께 가야한다”며 “내일 반드시 공범자들을 직접 만나 면전에 대고 퇴진을 요구하자”고 강조했다.

박종훈 KBS 기자협회장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고 사장이 잘 한 게 딱 하나 있다”며 “바로 공영방송 KBS가 망가지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를 똑똑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밑바닥을 본 KBS 구성원들이 서로 열기를 주고받으며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가 정상화를 바라는 뜨거운 열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류지열 KBS PD협회장은 “원래 PD와 기자는 서로 경쟁관계인데 지난 10년 간은 전과 다른 형태의 경쟁관계가 됐다”며 “누가 더 빨리, 처절하게 몰락하나를 두고 경쟁해왔다”고 지적했다.

류지열 협회장은 “이제는 누가 더 많이 제작 거부에 동참하느냐를 두고 경쟁할 차례”라며 “지금의 제작 거부 대오를 유지하면 고 사장은 앞으로 2주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 발언에 나선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오늘 영화 ‘공범자들’에 마지막으로 자막을 추가했다”며 “내용은 ‘2017년 9월4일, KBS﹒MBC의 노조는 공영방송 회복을 위한 파업에 돌입했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화를 보러 와주신 국민 분들이 그 마지막 자막을 보고 함께 일어나 공영방송 회복을 위한 우리의 마지막 싸움을 도와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은 “언론자유를 틀어막고 국민의 알권리를 방해한 고 사장과 KBS 경영진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저와 한국기자협회는 여러분을 지지한다. KBS가 정상화 되는 날까지 한국기자협회가 여러분의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 기자협회와 PD협회는 오는 9월4일 총파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KBS 사옥 내 본관﹒별관﹒신관 등에서 연좌 집회 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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