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한다는 딸 응원하기 위해 자리를 빛낸 부모님 “멋진 일 한다”

사진=화섬연맹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들을 주축으로 한 화학섬유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8월 31일 목요일 18시30분에 용산 철도회관에서 노조설립 보고대회를 열고, 조합원 확대와 함께 끝까지 같이 할 것을 약속하고, 승리를 위해 함께 투쟁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모든 기사들이 공평하게 꿈꾸고 기회를 부여받게 노력하겠다”

“여러분들을 지키는 힘은 여러분들이 나섰을 때 가능한 것”

임종린 지회장은 대회를 시작하며 “부끄럽게도 전 제가 비정규직인걸 최근에야 알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10년간 애사심을 갖고 다녔던 이 회사는 사실 내 회사가 아니었고, 그렇기에 회사도 우리 얘길 들어줄 이유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앞으로 우리 노조가 본사전환을 통해 모든 기사들이 공평하게 꿈꾸고 기회를 부여받고, 일한만큼 대우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기사들의 의견, 슬픔, 분노가 SNS 안에서만 소모되고 사라지지 않도록 노조가 이야기를 들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노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며 가입해주신 용기 있는 조합원들께 감사드리고, 아직 부족하지만 여러분의 힘으로 채워가겠으니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화학섬유노조 신환섭 위원장은 20~30대의 젊은 층이 대부분인 것을 염두에 둔 듯 “(문재인, 오바마 미국 전)대통령들도 다 노동조합 만들라고 했지만 아직은 먼 느낌일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전국의 개개인들이 이 짧은 시간에 250명 정도 모였다. 이 정도로 시작하는 노동조합은 사실 없었다”고 격려했다.

신 위원장은 또 “여러분들을 지키는 힘은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나섰을 때 가능한 것”이라 조언하고, “5,400명을 다 모아 파리바게뜨의 주인이 되라”고 주문했다. 이어 주인이라 함은 억울하게 당하며 지내는 것이 아니라 “요구를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함께 힘차게 만들고, 재밌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민주노총이 등든한 울타리가 되겠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승리할 때나 좌절할 때나 항상 함께 하겠다”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과 정의당 김영훈 노동본부장이 축사를 했다. 최 직무대행은 “노조는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힘을 모아 함께 대응하고 투쟁을 통해서 권리를 만들어가는 조직”이라 설명하고, 당사자인 파리바게뜨 예를 들며 “여러분들 임금이 깎이고 각종 불이익을 받았지만, 몰랐기 때문에 (대응을 못했고), 알았어도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을 못하기 때문에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어려울 때 우리 화섬연맹이, 민주노총이 동지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며, “힘내시고 우리 힘차게,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자”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지난 6월부터 노동부장관 청문회 등을 거치며 지금까지 ‘임금꺾기’, ‘불법파견’ 등 파리바게뜨 문제를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하고 도움을 준 이가 바로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이다. 그래서인지 정의당 관계자들도 보고대회에 참석을 많이 했다. 정의당을 대표해서 노동본부장으로 있는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축사를 했다.

김 본부장은 “아까 (축하)영상을 보니 많은 분들이 여러분들을 동지라고 얘기했다”며 자신도 동지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은 동지를 ‘또 다른 나’라고 생각한다는 김 본부장은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동지라고 했다. 이어 “그 중의 하나, 김태호 동지를 소개시켜 드리고 싶다”고 말하고는 “(무한도전이) 이번 주부터 결방될지 모르는데 MBC파업을 응원하고 싶다”며 언론계의 ‘또 다른 나’를 소개했다. 축사를 마무리하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여러분들이 승리할 때나 또는 좌절할 때나 항상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화섬연맹

노조 한다는 딸 응원하기 위해 자리를 빛낸 부모님 “멋진 일 한다”

이 날 보고대회에는 뜻 깊은 손님이 자리를 함께 했다. 사회를 맡은 파리바게뜨지회 정혜미 사무장의 부모님인데, “부모님 간호를 하느라 옆에서 잘 돌봐주지도 못하고..”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정 사무장의 아버님이 울컥했다. 이어 감정에 복받친 듯 얼굴을 많이 떨면서 “(딸이) 이렇게 멋진 일을 할 줄 몰랐어요. 정말 눈물이 날려고 하네요”라고 한 후, 더 말을 잊지 못하고 “감사합니다. 많이 협조해주세요”라며 무대를 내려갔다. 이런 모습에 자리에 앉아 있던 참가자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대회 참가자들은 다섯 가지 약속을 하며 결의를 다졌다.

하나, 우리는 조합원 확대를 위해 다함께 노력한다

둘,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한다

셋, 우리는 집행부를 믿고 존중한다

넷,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한다

다섯, 우리는 파리바게뜨지회 승리를 위해 힘차게 투쟁한다

한편, 한 화학섬유노조 관계자는 노조 가입을 확인하거나 가입을 막는 행위가 발견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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