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회복투, 노숙농성 투쟁 돌입…"정기국회에서 해직자복직특별법 반드시 통과시켜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가 정기국회가 시작된 4일, ‘원직복직’을 향한 사활을 건 투쟁을 선포했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공무원노조 해직자 원직복직 쟁취 노숙 농성'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회복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대로변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 후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회복투의 노숙농성 투쟁은 지난 4월과 6월에 이어 올해만 3번째다. 회복투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이들의 명예회복과 원직복직을 위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결사항전’의 각오로 싸우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공무원노조 설립과정과 활동 중에 해직돼 10여 년 넘게 해직자로 남아있는 136명, 이들의 명예회복과 복직을 위한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지난 1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대표발의한 ‘노동조합관련 해직공무원등의 복직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이 바로 그것이다. 18대와 19대 국회에서도 이들의 복직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회기만료로 자동폐기된 바 있다. 공무원노조는 이번 정기국회가 이들의 복직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집중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 회복투 대표단 3인의 더민주당 당사 입장을 막자 회복투가 격렬하게 항의하며 경찰과 부딪혔다.

회복투는 이날부터 매일 광화문 세종로소공원과 국회 앞 농성장에 포진해 청와대와 행안부 정후문, 국회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에워싼 1인 피켓시위를 온종일 벌인다. 또한 매일 행안부와 국회, 주요 정당 당사 앞을 돌며 약식집회와 기자회견, 면담 투쟁을 통해 정부 여당과 국회를 압박할 작정이다.

국회 앞 결의대회 후 회복투는 원직복직의 당위성을 밝히는 입장서를 더민주당에 전달하고 약식 집회를 하며 정리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이들의 당사 출입을 막으면서 집회는 연장되었다. 공무원노조는 민주당사 안으로 들어가 요구서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민주당 관계자가 입구에서 요구서를 받겠다며 나선 것이다.  

대표단 3인의 당사 입장을 막는 민주당에 항의하며 회복투 성원 수십명이 우루루 민주당사 입구로 몰려갔고 이를 막는 경찰 병력과의 충돌도 벌어졌다. 결국 한 시간이 넘는 대치 끝에 회복투 대표단이 민주당사 안으로 들어가 회의 중이던 민주당 노동위원회에 공무원노조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었다.

회복투 조창형 위원장은 “더민주당 노동위원회에서 앞으로 공무원노조 해직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좀더 적극적 사안으로 다뤄질 수 있도록 노조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면담 결과를 밝혔지만 민주당이 이날 대표단과 회복투에 보인 태도는 과거 정부와 다르지 않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몸짓패의 율동을 함께 따라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이들의 복직을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투쟁으로 원직복직을 쟁취하자는 발언이 주를 이뤘다.

공무원노조 설립신고와 해직자원직복직을 2대 핵심요구로 걸고 지난 31일부터 단식농성 중인 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했던 약속과 지금 정부의 태도는 일치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약속만 믿고서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며 “투쟁 없이 저절로 되는 것 아무 것도 없다. 지도부가 앞장서겠다. 투쟁으로 올해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해직자복직특별법안을 통과시키자”고 말했다.

회복투 조창형 위원장은 “지금 정부가 공무원노조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과연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권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지난 주 공무원노조 인정과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보냈지만 아무 반응이 없고 행안부 김부겸 장관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13년 동안 이어온 원직복직 투쟁을 다시 이 자리에서 뜨거운 결의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과 전해투 봉혜영 위원장도 결의대회에 참석해 공무원노조의 투쟁을 격려했다. 최 직무대행은 “문재인 정권의 지난 4개월 노정관계를 보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된다. 앉아서 기다릴 수 없다”며 “공무원노조 동지들이 하반기 투쟁의 선봉에 섰다. 노조할 권리는 민주노총의 핵심 의제다. 만약 하반기에 이것 쟁취하지 못한다면 역사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자신감 갖고 특별법안이 관철되도록 투쟁하자”고 말했다.

전국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봉혜영 위원장은 “해고자 동지를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민주노조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인데 그런 점에서 공무원노조는 민주노조가 확실하다”며 공무원노조 해직자복직 투쟁을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 4개월이 지난 후 변한 것이 조금 있지만 아직도 해고노동자들이 길거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며 “오늘 농성 투쟁을 시작으로 해고된 136명의 공무원동지들이 올해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무원노조 반명자 부위원장과 정용천 전 대변인이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현직 본부장들도 해직 선배 공무원들의 복직 투쟁에 함께 하며 공직 사회 내 ‘적폐 세력 청산’에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노조 유완형 서울본부장은 “지난 29일 서울본부가 정부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행안부 민원실에서 3시간 넘게 연좌농성을 벌였지만 공무원노조와 대화를 거부했다. 촛불 혁명으로 정권은 바뀌었지만 적폐 관료들은 그대로 있다”며 비난한 뒤 “오늘 결의대회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가 행안부 담을 넘고 청와대 담을 넘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어 우리 요구를 쟁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문행 세종충남본부장은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이 정부는 노동존중을 외치고 있지만 지난 정부에 부역했던 적폐세력들이 재빠르게 변신해 여전히 행안부의 고위관료로 있다”며 “우리가 이들을 단죄하지 못하면 공무원노조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복투 결의대회에는 노동가수 박준과 율동패 ‘정면돌파’ 공연도 펼쳐지며 투쟁을 대회의 흥을 돋우고 이들의 투쟁을 응원했다. 국회의사당 앞 결의대회는 투쟁결의문 낭독으로 마무리됐으며 이후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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